1250℃ 최고의 나를 만나라
김범진 지음, 임승현 그림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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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0도. 우리네 문화의 뛰어남을 상징하는 온도일지 모르겠다. 전세계적으로 도자기를 구울 때 우리나라와 중국만이 가능했던 고온, 그리고 그 덕분에 그릇은 예술이 되었다. 그리고 그런 예술을 소유할 수 없었던 서양인들은 그릇 하나에 765만 달러라는 가치를 부여했고.
물론 예술에 값을 먹일 수는 없는 것이지만 그만큼이나 인정받는 탁월함을 보여주는 것일 테니까.

1250도에서 구워지는 도자기는 다른 차원의 존재가 된다. 그저 불에 구워진 흙이 아니라 이른바 '자화'라는 작용이 일어나, 흙 속에 있던 유리질이 녹아 흘러나와 흙과 유약을 하나로 만들어주고 그를 통해 생겨나는 아름다운 빛깔과 소리는 질그릇은 낼 수 없는 다른 차원의 것이다.

이 책의 제목도 바로 이 '자화'가 일어나는 그 온도의 이야기.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며, 그런 자기 자신의 열정과 뜨거운 영혼이 '자화'를 일으키면 그 때서야 비로소 자기 자신이 낼 수 있는 최상의 것을 낼 수 있다는 그런 이야기. 그렇게 최상의 것을 내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간단하지만 인상적인 그런 이야기들로 가득한 책이다.

글 자체는 책 표지의 일러스트가 말해주듯,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이야기를 기본으로 하고 있으나, 그 이야기가 상당히 맛깔나게, 그리고 현대에 맞게(읽어보면 안다) 이루어져 있어 읽는 재미도 꽤 있으며, 가끔씩 인간 세상과 동물 세상과의 참 재미나는 패러디들은 마치 'Sam & Max' 시리즈를 보는 듯한 그런 즐거움을 주기도 하는 등, 상당히 재미있고 구성지게 씌여져 있다.
그런 재미있는 스토리 전개 속에서 저자는 '명상 코칭 센터 대표'라는 직함 다운 글을 선보인다. 독자로 하여금 어떻게 하면 자기 자신에 대해 좀 더 고민하게 할 지, 어떻게 하면 진정한 자신을 찾을 수 있을지를 참 많이도 생각한 듯한 그런 느낌의 글이 이어지며 실제로 읽는 나 자신도 참 여러 의미에서 고민을 하게 한 책이었다. 과연 나 자신은 누구이며, 어떻게 하면 최고의 나를 찾을 수 있을지 말이다.

물론, 아직은 잘 모르겠다. 내가 낼 수 있는 최선의 것은 무엇인지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나 자신이 누구인지도. 하지만 그런 나 자신을 찾아나가는 과정에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런 과정의 하나의 지표가 되어 줄 것이고. 나의 1250℃는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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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현씨의 따뜻하고 편안한 일러스트가 책의 맛을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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