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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떨림증 - 사람들 앞에서 떨지 않고 자신 있게 말하는 비결
아소 켄타로 지음, 이광철 옮김 / 다산북스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주)레이크메디컬에서 실시한 '현대 샐러리맨의 의약 사정'이라는 앙케트 조사 결과를 보면,
샐러리맨 500명에게 '약국에서 판매하지는 않지만 가장 먹고 싶은 약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더니 1위가 '떨림을 없애는 약'이었다고 한다.
이 정도나 그랬는지는 전혀 몰랐지만 그래도 이해는 간다. 나조차도 삶을 살아가면서 그런 상황들을 몇 번이나 겪었으니까. 큰 일을 앞에 두고 긴장하고 떨림을 멈추지 못해 내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 전혀 인지하지 못 하게 되는 그런 경험. 다시는 하고 싶지 않지만 또 그런 상황이 되면 어쩔 수 없게 되는 그런.
지금에 와서는 수많은 경험들을 통해 그런 부분들이 꽤 고쳐지긴 했지만, 지금도 'TV 카메라 떨림증'만은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왠지 눈 앞에 TV 카메라만 있으면 어쩔 줄 모르고 실수하는 것. 어쩌면 나에게 이것은 '트라우마'처럼 지금도 그렇게 존재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을 봤을 때 솔깃했을지도.
이 책의 가장 큰 주제는, 떨림증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사고방식의 전환'과 '사전 준비'. 이 두 가지를 실천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있다는 것.
그래서 '뭐야? 겨우 그거야? 말도 안 돼...'라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지만, 막상 읽고 나서는 꽤 수긍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사고 방식의 전환' 부분도 좋았지만 특히 괜찮았던 부분은 '사전 준비' 부분.
처음 봤을 때 내가 생각한 '사전 준비'는 뭔가 자료 준비만 잘 하면 된다...였지만, 막상 이 책 속에 담겨진 '사전 준비'의 의미는 조금 달랐다. 저런 자료 준비에 관련된 부분은 당연한 것이며, 거기에 필요한 다양한 것들을 다양한 상황에 맞추어(면접, 세미나, 회의, 상담, 맞선 등) 잘 설명해놓고 있다. 그 중에서는 이미 사용하고 있는 것들도 있었지만 꽤 요긴해보이는 것들도 다수 보였다. 특히 '아나운서'가 사용한다는 방법들이 꽤 인상 깊었고.
하긴, 그런 '사전 준비'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다르다는 점부터 나 자신이 떨림증에 대해 완전히 무관하지 않다는 이야기일지도.
그런 대단한 '사전 준비'이기에, 이 책은 어쩌면 그저 '떨림증'이라는 것에 대한 책이라기보다,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하면 더 '커뮤니케이션'을 잘 할 수 있을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자기 자신에 대해 좀 더 당당하게, 그리고 열정적으로 살 수 있을지에 대한 책이라 할 수 있겠다. 그리고 그렇기에 나 자신도 조금은 자신이 생겼고.
어떤 일이든 문제 자체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그 문제의 해결 방안을 적어도 어렴풋이라도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는 그저 '트라우마'로 생각하고 있었던 떨림증에 대해 조금은 보인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이 책을 읽은 의미는 꽤 있다 할 수 있겠다.
다만, '실천'해야 그 의미가 빛이 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