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에게 사랑받는 아이들이라면, 대체로 이렇게 행동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가 자신을 보호하고 그 안에서 안전하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합니다. 또 부모는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복잡한 이야기는 하지 않을테니까요.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자신의 생명을 스스로 지키는 것은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겠지요. 오히려 그렇게하지 않는 아이에게 스스로를 잘 보호하고 지켜야한다고 가르쳤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코맥 매카시의 책은 여기저기서 추천을 받고 사두었지만, 아직 읽어보진 않았는데, 극한의 상황을 떠올려볼 수 있다면, 힘든 상황에서 선택이, 결정에 더 수월해질 것 같습니다.

셋째,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한데, 남자는 끊임없이 ‘시험’받는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남자를 시험하는 이는 바로 그의 아들이다. 살아남기 위해 끝내 경계해야 하는 감정은 이타심임을 남자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소년은 아버지를 윤리적으로 시험하며 계속 평정을 뒤흔든다. 우리가 ‘좋은’ 사람이라면 일관성 있게 타인에게 선을 배풀어야 한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아들을 수호하기 위해 타인의 고통에 눈감는 아버지에게 아들은 선을 요구함으로써 그를 시험한다.

- <떠돌이 주님과 이미 오신 예수: 코맥 매카시 | «로드» | 2006 X 존 힐코트 | <더 로드> | 2009>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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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삶을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는 ‘주섬주섬’인 듯하다. 기대만큼 멋들어진 모습은 아니겠으나 헤매고 주워 모으며 우리 발걸음이 그리는 점선이 종종 겹치면 좋겠다. 서로의 채집통을 들여다보고 환히 놀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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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돌멩이처럼 꼼짝 않고 그대로 있는 게 아니라 빵처럼 매일 다시,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것.

- 어슐러 K. 르 귄, «하늘의 물레», 최준영 옮김, 황금가지, 2010


읽는 사람은 죽기 전에 1,000번을 산다.

- 조지 R. R. 마틴, «얼음과 불의 노래: 드래곤과 춤», 이수현 옮김, 은행나무,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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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경험, 읽은 후 갖는 공감대는 한 편을 읽어서는 형성되기 어렵기 때문일까요? 어떤 글을 계기로 발현이 되겠지만, 밑바탕을 이루고 있을 공통되는 읽기의 시간과 문장들 때문에 더욱 가깝게 느끼는 것은 아닐까 합니다.

물론 새로운 «설자은» 시리즈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느 유튜브에서 작가가 추천한 찬호께이 작가의 «13•67»을 똑같은 서점에서 사서 아주 재미있게 읽었고, 그후 «고독한 용의자»와 «망내인»을 사둔 것 같은데 아직 읽지는 못했습니다. 이런 추리소설은 겨울에 따뜻한 방바닥에 누워 고구마와 차가운 귤을 번갈아 먹다가 읽다가 자다가 하며 읽는 호흡이 제일인 것 같습니다.

읽고 쓰는 사람들 사이는 밖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가깝다. 한 번 만난 적 없이도 매일 만나는 이들보다 가깝다. 온기도 떨림도 전해지는 그 가까움 속에서, 독자라는 상대를 궁금해하며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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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끈한데 고유의 내용은 한 점 없는 책과 서툴지만 작가가 느껴지는 책 중 언제나 후자를 고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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