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어로 ‘l’esprit d’escalier’는 직역하면 ‘층계의 생각’이라는 말인데 사람들과 모여 이야기를 나누던 방에서 나와 층계를 다 내려왔을 때야 뒤늦게 생각나는 재치 있는 대꾸나 농담을 뜻한다.
신문에 연재했던 글이라 그런지 편하게 읽었습니다. 2003년에 읽은 책을 2023년에 다시 읽는 걸 알게되어기분이 이상했어요. 나선형으로 흐르는 시간이이 책과 다시 만나게 해주었어요. 책에 남겨둔 짧은 메모가 선물로 여겨집니다.
즉 나의 양심이 평소의 나를 잊게 하고 얼떨결에 참회의 입을 열게 했던 것입니다. - <마음> 중에서
누누이 말했듯이, 그는 고집이 센 편이었지만 한편으로는 그 누구보다도 순수해서 자신의 모순점을 심하게 비난받으면 결코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격이었습니다. - <마음> 중에서
그러나 눈만 높고 실제로는 거기에 따르지 못하면 아무 힘도 쓸 수 없는 불구자나 다를 바가 없지요. 나는 무엇보다도 그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 가장 시급한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그의 머리가 아무리 위대한 사람의 이미지로 꽉차 있다 하더라도 그 자신이 훌륭해지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발견했던 것입니다. 그를 인간답게 하는 첫째 수단으로서 먼저 이성과 가까워지게 하는 방법을 짜냈습니다. 그렇게 해서 그 공기에 그를 바래게 한 다음 녹슬기 시작한 그의 혈액을 새롭게 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 <마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