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자신의 경험이겠지요?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준비했을 때였던가요? 검정고시가 끝나고 난 후였나요? 도서관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다고 했던 것 같아요.

모든 책들이, 많은 책들이 있는 도서관이라는 물리적 공간도 굉장히 중요한 것같습니다. 다 읽지못할 책들을 보면서, 세상이, 정말 동서고금을 돌아보면 이렇게 세상이 넓구나, 라고 느끼면서... 현재의 내가 하고 있는 고민들이, 현재의 내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작아졌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문제가 사라졌다기 보다는, 나에게 주는 압박감이 가벼워졌다는 거겠죠?

그래서, 아침에 만화를 읽고 출근을 하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출근한 이후의 시간이 얼마나 고단할 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세상은 넓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다는 걸 느낀 후의 나는 그렇게 작은 사람이 될 수는 없는 거니까요. 아무리 외부에서 가스라이팅을 하더라도, 자신을 깨달은 사람에게는 그다지 크게 작용을 하지 못하겠지요.

아무튼 그러다가 어떤 사람 한 명이 여기를 가보라고 하는 거야. 여기 도서관을.
그래서 도서관이 뭐냐고 물어봤더니, 그 사람이 말하는 거는
‘사람들이 살아갈 방법을 찾을 때 가는 데’라는 거야.
그래서 그날부터 내가 여기를 하루에 한 번씩 꼭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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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신의 약함을 아는 인간을 좋아한다. 약함을 가지고 살아가는 방법을 탐구하는 인간이 좋다. 살아나가는 두려움을 아는 인간이 좋다. 살아갈 방법을 무언가에 의탁하지 않고 끊임없이 스스로 생각하려는 인간이. 좋다. 자신의 방법을 전하기 위해 언어를 사용하는 인간이 좋다. 더 탁월한 방법으로 말하기 위해 노력하는 인간이 좋다. 말과 글이 좋다. 말과 글을 좋아하는 인간이 좋다. 겪지 않은 이야기로 끝없이 상상할 수 있는 인간이 좋다.

나는 인간으로,현재 존재하는 인간들 속에서 살아갈 것이다.
이다음을 살아갈 인간들을 상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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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순간 죽음을 감지하고, 그 감지력이 있기에 생성된 능력과 함께 살아간다. ‘이야기’도 그 능력의 하나다. 인간종은 끊임없이 이야기를 갈구한다. 나는 그게 인간들이 ‘어떻게 살아내야 하는지’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삶 하나의 데이터로는 풀 수 없는 무섭고 심각한 사건사고가 동시에 수없이 벌어지는 곳이 이 인간 사회이기 때문에. 인간종은 조심하기 위해, 자신의 약한 몸을 지키기 위해 이야기를 수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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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에 걸린지 11일째, 약을 먹기 시작한지 5일째, 항생제까지 먹기 시작한 첫 날입니다.

돈이 남의 호주머니에서 내 호주머니로 오는 건 녹록치 않다고, 가끔씩 타는 택시 기사님들과 이야기를 나누곤 합니다. 아침에 타는 택시에서도, 야근 후 밤중에 타는 택시에서도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동질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한 개인의 내밀한 이야기를 왜 읽기로 했는지, 이 책이 출간된지는 알고 있었고, 가족사가 들어있다는 것도, 슬픔이 들어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는데. 힘이 빠진 여름 날에 이 책을 읽고 있습니다.

오히려 항생제를 먹은 날부터 읽기 시작해서 다행일까요? 내 몸의 면역력이 떨어져있지만, 견디기 어려운 내용을 읽더라도 항생제가 나를 지켜줄까요?

나의 직업에서 “일과가 끝나면 갖고 있던 생명이 일정량 빠져나간 것을 느꼈다. 나는 생명을 깎아 일하고 있구나.” 까지는 같지만, “내 생명을 받아간 사람들이 그 힘으로 좀더 살기로 했다면, 나는 잘 쓰이고 있는 걸까.“는 완전히 전제가 다릅니다. ”내 생명을 받아간 사람들“은 자신의 호의호식을 위해 치사하게 산 사람들도 많고, 무엇보다 하고 있는 일이 사람들을 살리는 일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내 호주머니에 들어온 돈으로는 가끔, 일부를 사람들을 살리는, 아니 사람들을 응원하는 일에 쓰고 싶어 합니다. 지나가는 바람이 시원하게 하듯, 떠가는 구름이 땡볕에 그늘을 드리우듯, 아주 잠시라도 나의 응원으로 잠시라도 마음을 놓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생명을 깎아 일하는“ 나의 생명은, 직장에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지구 상의 누군가에게로 갔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아직은 이 책에 대해서 무어라 쓸 수 있을만큼, 읽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이랑 작가가 ’엄마’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따스함과 객관적인 고찰이 들어있다고 생각합니다. 최대한 한 명이 여성으로, 여성이 살았던 시대적 배경과 환경과 인생의 맥락을 짚으면서, 나와 ‘엄마‘의 관계를 객관적으로 고찰합니다.

왜 사람들이 내 이야기를 보고 들어야 할까. 매일 잠들기 전, 다음날의 일과를 앞두고 이런 생각을 했다. 그리고 해가 뜨면 어떤 장소에 나타나 사람들 앞에 내 몸을 보이고, 목소리를 높여 말과 노래를 뱉었다. 일과가 끝나면 갖고 있던 생명이 일정량 빠져나간 것을 느꼈다. 나는 생명을 깎아 일하고 있구나. 내 생명을 받아간 사람들이 그 힘으로 좀더 살기로 했다면, 나는 잘 쓰이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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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이 1987년에 나왔다고 합니다. 벌써 40년 전이네요.
강경옥 작가의 만화는 늘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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