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코다 구니코 작가는 1929년에 태어나 1981년에 비행기 사고로 갑작스럽게 생을 마감했다고 합니다.

이 책에 비행기에 관한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비행기가 이륙하려고 시동(?)을 걸고 얼마지나지 않아, 한 승객이 강력하게 주장해 비행기에서 내렸다고 합니다. 비행기는 이륙했고 사고가 났다고 합니다. 내린 사람은 전직 전투기 파일럿이였는데, 엔진 소리에서 이상을 감지해 먼저 내렸다고 합니다. 작가는 그 이후 비행기가 이륙할 때마다 긴장이 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다른 에피소드에서 작가의 어머니는 처음 비행기를 탈 때는 많이 긴장했지만, 그 후에는 비행기 타는 걸 좋아하셨고 심지어 비행기에서 사고가 나면 항공사에서 장례까지 치뤄준다고 좋아하셨다는 대목도 있습니다. 그런데, 작가가 진짜로 비행기 사고로 돌아갔을 줄은 몰랐습니다. 대만에서 이륙하는 비행기 사고였다고 합니다.

1929년생이 각본을 쓴 드라마 <아수라처럼>도, 이 책도 전혀 낯설지가 않습니다. 사람에 대한 예리한 관찰, 군더더기 없는 묘사와 분량 등이 리드미컬합니다. 작가는 경제적으로 꽤 여유있게 지내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1981년은 버블경제가 오기 전이었는데도, 위스키에 졸인 무화과 등 작가의 생활이나 소재는 꽤 여유가 있습니다.

* 그런데, 비행기에서 내린 사람은 왜 혼자만 내렸을까요? 비행기 소리가 이상하다고 주장을 했더라도 받아들여지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만, 살아남은 생애동안 어떤 마음이었을지...무겁게 다가옵니다.

* 어쩜 이렇게 뒤를 생각하게 하는 글이 무코타 구니코 작가의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짧고 쉬운 듯 하지만, 글에 담겨있는 여러 상황들을 해석해보는 건 독자 혹은 시청자의 몫으로 남겨두는 콘텐츠의 풍부함이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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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인간 관찰기’라는 문구가 딱 어울립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좋아하는 드라마 작가 무코다 구니코의 에세이집입니다. 드라마 <아수라처럼>이 재밌었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세 자매의 모습에 드라마 작가의 모습이 반영되어 있는 듯 보입니다.

유쾌하고 예리하게 관찰한 내용들이 재미있습니다.

* 드라마 <아수라처럼>의 둘째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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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자매가 셋이라 서로 자주 물건을 바꿔 썼다.
철이 바뀔 때이거나 대청소를 할 때면 싫증 난 옷이나 벨트, 가방 등을 동생들에게 물려주기도 하고, 새 손수건 두 장과 맞바꾸기도 했다. 장녀였기 때문에 그런 건 손 크게 베풀었는데, 며칠 지나서 내가 물려준 옷을 동생들이 나보다 더 잘 입고 다니거나 하면 슬쩍 배가 아파오기도 했다. 너무 성급했다는 마음이 드는 것이다.
"미안한데 내가 착각했지 뭐야. 그거, 돌려주지 않을래? 대신 다른 걸 줄 게."
그렇게 말하고 다시 돌려받은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돌아오는 동생들의 경멸에 찬 시선도 그렇고, 또 내 나이를 생각해서 요즘은 돌려받는 짓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잘 어울리는데? 역시 좋은 옷은 뭐가 달라도 달라. 제법 품격있어 보인다."
그렇게 입에 발린 말도 하고 생색을 내기도 하지만, 내가 가지고 있을 때 어째서 저렇게 좋은 걸 몰랐나 하며 한참을 아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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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가장 질렸을 때는, 술에 취해 돌아와 "뭐야, 이게. 큰소리칠 거리가 하나도 없잖아" 하며 화를 냈을 때였다.
그때 우리들이 자다 일어나 아버지를 맞이하러 현관에 나갔더니 당신이 생각하기에도 억지다 싶었는지 "애들은 나올 필요 없다. 애비 사나운 꼴은 보지 않아도 된다고!" 하며 고함을 질러댔다.

- <오늘은 잘 쓰긴 틀렸어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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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스타일이냐구요?
먹는데 관심이 많지만 먹기위해 일부러 어디를 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근처에 간 김에 먹습니다.

여행도 비슷합니다. 갈 곳을 먼저 정하고, 간 김에 들러볼 수 있는 식당을 찾는 편입니다.

요새 나오는 식당에 관한 책들은, 식당에 촛점을 둔 경우가 많습니다. «떡볶이 순례», «전국 김밥 일주» 등을 보면, 아직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구나 생각합니다.

본업을 먼저 하고 그 다음 한끼를 먹는 «고독한 미식가»와 «경양식집에서» 등을 쓴 조영권 피아노 조율사의 방식에 더 가깝습니다.

이런 책이나 영상을 보기 시작한 지는 오래됐지만, 그 전부터 시작됐습니다. 먹는 것이 제일의 이유는 아니지만, 먹는 것을 가벼이 여기지 않고, 대체로 건너뛰지도 않습니다.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게 주는 자유가 있습니다. 큰 범위이든 작은 범위이든. 실패를 했을 때 감당할 수 있는 범위도 선택을 가볍게 여길 수 있는 자유에 해당할 겁니다.

SNS에 올라오는 여러 인증샷과 추천을 보면, 더 풍성할 수 있는 시대에 자유를 가두어놓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다가, 어쩜 우리에겐 다양한 시도를 해 볼 만큼의 선택지가 없는채 지내고 있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다양한 경험이 토대가 되면, 어떤 일이 중요하고 어떤 일은 그다지 큰 일이 아닌지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버티면 되는지도. 아쉬움도 인생의 일부이니까요.

그러고 나니, 두 책이 다르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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