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은 자매가 셋이라 서로 자주 물건을 바꿔 썼다.
철이 바뀔 때이거나 대청소를 할 때면 싫증 난 옷이나 벨트, 가방 등을 동생들에게 물려주기도 하고, 새 손수건 두 장과 맞바꾸기도 했다. 장녀였기 때문에 그런 건 손 크게 베풀었는데, 며칠 지나서 내가 물려준 옷을 동생들이 나보다 더 잘 입고 다니거나 하면 슬쩍 배가 아파오기도 했다. 너무 성급했다는 마음이 드는 것이다.
"미안한데 내가 착각했지 뭐야. 그거, 돌려주지 않을래? 대신 다른 걸 줄 게."
그렇게 말하고 다시 돌려받은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돌아오는 동생들의 경멸에 찬 시선도 그렇고, 또 내 나이를 생각해서 요즘은 돌려받는 짓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잘 어울리는데? 역시 좋은 옷은 뭐가 달라도 달라. 제법 품격있어 보인다."
그렇게 입에 발린 말도 하고 생색을 내기도 하지만, 내가 가지고 있을 때 어째서 저렇게 좋은 걸 몰랐나 하며 한참을 아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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