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좋은 부분을 오려내 남기지 못하고 어떤 시절을 통째로 버리고 싶어하는 마음들을 이해한다. 소중한 시절을 불행에게 다 내주고 그 시절을 연상시키는 그리움과 죽도록 싸워야 하는 사람들을.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그 무거운 무력감과 섀도복싱해야 하는 이들을. 마치 생명이 있는 어떤 것의 목을 조르듯 내 마음이라는 것, 사랑이라는 것을 천천히 죽이며 진행되는 상실을, 걔를 사랑하고 이별하는 과정이 가르쳐주었다.
내색하지 않고 묻거나 알고 싶어하지도 않는 은혜에게서 안전함을 느꼈다. 아주 알맞은 온도의 이해였다.
오래 전에 읽었습니다. 최근 아이누족의 이주 역사에 대해 짧게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만, 오래 전에 읽었던 이 만화가 떠올랐습니다. 예전에 애니메이션으로 봤었던 것 같습니다. 미국이 건국되기 더 오래 전부터 미국 땅에서 살고 있다가 어려움을 겪은 북미 원주민과 일본 땅에 살다가 유사한 어려움을 겪은 아이누족이 겹쳐서 떠올랐습니다. 이번 연휴에 다시 읽어보려고 합니다.
엄유진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이 좋습니다. 연필로 그려서인지 형태와 질감, 농담으로 표현한 색감도 좋습니다. 원화 전시회를 한다면 가보고 싶습니다. 폴라로이드 사진으로 혹은 작고 품질 좋은 엽서로 인쇄한다면 방에 붙여두고 싶은 그림이 여럿입니다. 우애령 선생님의 글도 잘 봤습니다.* 두 분과 가족의 삶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