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자정까지 사랑채에선 남매가 주고받는 말소리가 들렸다. 나직하던 음성이 조금 높아지는가 싶으면 누군가 다정하 달래고, 누군가가 다시 목소리를 높이면 다른 누군가가 나직이 달래는 사이, 부엌머리 방에서 까무룩이 잠들 때까지 너는 두 사람의 다투는 소리와 달래는 소리, 낮은 웃음 소리를 점점 구별할 수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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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내용과는 거리가 있지만 너무나도 적확한 문장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김밥을 먹고나서 공처럼 뭉칠수도 있지만 작게 접을수도 있습니다.

“빈 알루미늄 포일을 접고 또 접어서 새끼손가락만 하게 만들어”

소설의 문장들이 이렇게 간결하고 정확한 문장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녀는 빈 알루미늄 포일을 접고 또 접어서 새끼손가락만 하게 만들어 움켜쥐고는 빗발을 바라본다. 그 옆얼굴이 말할 수 없이 침착하고 단단해 보여서, 갑자기 너는 뭐든 묻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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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죽으면 빠져나가는 어린 새는, 살았을 땐 몸 어디에 있을까. 찌푸린 저 미간에, 후광처럼 정수리 뒤에, 아니면 심장 어디께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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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류 TMI

«긴자 시호도 문구점»을 읽고 추가로 생각난 문구류입니다.

우리나라 비망록은 사이즈가 좋은데 막연필로 사용합니다. 진하고 빨리 닳는 연필로 주요 사항만 쓰면 뭔가 정리된 기분입니다. 밖에 나갈 때 늘 비망록 한 권을 챙기시는 선생님 덕분에 알게 됐어요. 아직도 사람이 손으로 풀을 붙인다고 하는데, 표지와 닿아있는 장을 분리할 수 있으면 제일 좋고 아니면 포기하고 접어서 씁니다. 내용이 많지 않아도 자주 봐야 하는 메모에 딱입니다.
(* 굳이 작업과정을 떠올려보자면, 아마도 엄청 짧은 시간에 많은 수첩에 풀을 발라야 하기에 뭉턱,하고 풀방울 한 덩이가 뿌려지지 않을까 합니다.)

소소문구에서 소B마켓 코너에서 행사로 팔았던 작은 수첩이 있습니다. 100매 정도로 두껍고 내지는 무선인 노트입니다. 로디아 메모 패드처럼 100권씩, 몇 십년간 쓴 메모를 모아놓기에는 제한적이지만, 어깨 힘이 허락한다면 가지고 다니면서 메모하기에도 집에서 정리하기에도 아주 괜찮은 수첩이었어요. 지금은 구할 수 없지만.

소소문구의 수첩과 공책은 종이질이 좋습니다. 마티스 그림이 있는 무선 노트도 다양하게 쓰기에 좋습니다. 연필로 쓰기에도 만년필로 쓰기에도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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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자 시호도 문구점
우에다 겐지 지음, 최주연 옮김 / 크래커 / 2024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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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는 두꺼운 B5 노트에 마구 씁니다. 노트 한 권과 카스텔 9000 3B 혹은 홀더펜 한 자루면 긴 회의도 끄떡없습니다.

고쿠요의 캠퍼스 노트는 얇기도하고 비싸서 옥스포드에서 나오는 노트를 사용합니다. 넉넉하게 쓸 수 있어요.

그리고 리갈패드를 쓰듯 노트를 옆으로 뉘여놓고 씁니다. 한 면만 쓰고, 다 쓰면 앞뒤를 뒤집어서 사용합니다. 회의 때 쓴 내용은 한 단어라도 도움이 될 때가 많아서 열심히 메모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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