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 사람들과의 친밀한 교류보다는 소설 집필에 전념할 수 있는 안정된 생활의 확립을 앞세우고 싶었다.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인간 관계는 특정한 누군가와의 사이라기보다 불특정 다수인 독자와의 사이에 구축되어야 할 것이었다. 내가 생활의 기반을 안정시키고, 집필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조금이라도 질 높은 작품을 완성해가는 것을, 많은 독자들은 분명 환영해줄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소설가로서의 나의 책무이며 최우선 사항이 아닐까? 그러한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관념적인 인간관계이다. 그러나 나는 일관되게 그와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관념적인’ 관계를, 나 자신에게 있어서 가장 의미 있는 것으로 정해서 인생을 보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