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입니다.
얼마 전부터 드는 생각인데요, 책, 만화, 영화, 와인, 여행, 음악 모두 죽을 때까지 다 제대로 느끼기 어렵습니다. 죽을 때까지 다 맛볼 수 없어서 와인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그 후에 보니 책도 만화도 똑같습니다. 동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생각을 다시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지만 소화시킬 수 있는 양이 현저하게 줄어들면서 생기는 변화가 낯설었는데 몇 년에 걸쳐 받아들였습니다. 퇴직하고 책 읽을 시간이 많기를 바라지만 어떻게 될 지 몰라서 아침에 일책이 아닌 책들을 몇 장이라도 읽으려고 합니다. 만화를 자주 보는데, 명작 혹은 유명한 만화는 꽤 읽었다고 생각했지만 새로운 만화가 쏟아져 나오고 거기에서 또 추천을 통해 접하고 있습니다. 추천받지 않았다고 하기에는 이미 출판의 경로를 통해 읽었다는 것 자체가 전문가의 추천이니까요.
당분간은 지금과 같은 콘텐츠를 만나는 방식이 변하지 않겠지만, 앞으로 읽을 책을 선택하는 데는 정리가 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지금처럼 마구잡이로 잡식의 방식을 유지할 것인지.
니은서점에서 하는 독서모임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죽기 전에 읽으려고 했던 책을 읽는. 또, 어려운 일을 먼저 하는 사람과 쉬운 일을 먼저 하는 사람이 떠올랐어요. 다시 말하자면 소란하더라도 집중할 수 있는 사람과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는 사람으로 구분해볼 수도 있겠습니다.
내일도 소중하지만 오늘도 소중하니까, ‘SHOULD BE’를 벗어난 어떤 방식이 나에게 더 좋을 지 생각해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