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천천히, 차근차근 취해갔다. 일상적인 과정이었지만, 동시에 어떤 의식을 거행하는 것이기도 했다. 수많은 이야기를 하고 또 해야 했다. 포도주도 찬양해야 했다. 느린 속도도 중요했다. 그래야 이행의 달콤한 세 단계를 충분히 맛볼 후 있었기 때문이다.

- <피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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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을 좋아하는 분들이
이 책에 실린 <맛>을 읽으면
아마도 더 생생하게 느낄 것 같아요.
영화 <사이드웨이>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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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은 묘사입니다.

* 아마도 번역했던 시점이
더 오래 전이지 않을까 합니다.
국어학의 기준은 모르지만
더 익숙한 단어를 적어보았습니다.

메도크 -> 메독
마르고 -> 마고
포이야크 -> 뽀이약
생쥘리앵 -> 생줄리앙
탈보 -> 딸보

그는 다시 말을 끊더니 잔을 들어올렸다. 그는 흔들거리는 아랫입술에 잔의 가장자리를 갖다대고 있었다. 순간 나는 그의 혀가 쑥 나오는 것을 보았다. 분홍색의 가는 혀였다. 혀끝이 포도주 속으로 들어가는가 했더니, 빠른 속도로 얼른 다시 입속으로 들어가버렸다. 역겨운 모습이었다. 잔이 입에서 떨어졌는데도 눈은 감은 채였다. 얼굴은 바짝 긴장되어 있었다. 오직 입술만 움직이고 있었다. 축축하고 물컹한 두 개의 고무조각처럼 좌우로 엇갈려 미끄러지고 있었다.

- <맛>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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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인 구절을 적고 보니
언젠가 읽었던 것 같은데,
언제, 무슨 책으로 읽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로알드 달이 삶에서/사람에게서
포착하는 지점과 묘사는 정말로 대단합니다.

프랏은 나이가 쉰 정도였는데, 호감이 가는 생김새는 아니었다. 어떻게 된 건지 얼굴에 입밖에 없는 것처럼 보였다. 전문적인 미식가의 두툼하고 축축한 입술만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아랫입술은 가운데 부분이 축 늘어져 흔들거렸다. 맛 감정가의 입답게 언제든지 술잔이나 음식을 받아들이기 위해 동그런 구멍을 열어놓고 있는 듯했다. 열쇠구멍 같군. 나는 프랏의 입을 보며 생각했다. 실제로 그의 입은 축축하게 젖은 커다란 열쇠구멍 같았다.

- <맛>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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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세상에 토마토 종류가
그렇게나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탈리아에만 몇 백종의 토마토가 있다니!‘하고
놀랐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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