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구류 TMI

책 읽을 때 함께하는 것들 2탄)

사무실을 정리하다보면, 꼭 나오는 게 있어요.
자리를 옮길 때마다 묶어둔 꾸러미에서 ‘카스텔 9000 3B‘가 나옵니다. 대체로 한 타스가 들어있는 종이 상자이고, 몇 자루가 겨우 남아있습니다. 세 번 자리를 옮기면서 조금씩 정리하던 짐을 더 정리하려다가 연필 상자 세 갑을 더 발견했으니 좋은 일이 생긴 겁니다.

어릴 때부터 연필을 좋아했어요. 각종 문구류도 다 좋아했고, 버스타고 가야하는 대형서점에서 멀지 않은 곳까지 구경하러 다니곤 했어요. 동네 팬시점에서 파는 일제 문구류 보다는 독일제 문구류가 더 좋았습니다.

최근에 납작 목공 연필과 점보 연필을 써보고 있어요. 목공 연필은 스케치 할 게 아니라면... 재미있기는 하지만 글씨 쓰기에 편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점보 연필과 마찬가지로 다 썼을 때 어떻게 끝까지 쓸 수 있을까...하는 고민이 뒤늦게 생겼습니다.

여러 종류의 연필을 여러 타스를 쓰면서, 몽당 연필을 끝까지 사용하려고 PENCIL EXTENDER라는 도구를 여러 개 샀어요. 아뿔싸. EXTENDER 한 개 가격이면 온전한 연필을 여러 자루 살 수 있을텐데... 그래도 얼마 되지 않는 금액이니, 이 정도의 시도는 괜찮겠지요.

만약, 누가 물어본다면, 카렌다쉬, ITOYA와 민신 아트에서 나오는 PENCIL EXTENDER 혹은 펜슬 홀더를 추천합니다. 10cm 이하의 연필은 카렌다쉬나 ITOYA 제품으로 쓰면 무겁지 않고 얇고 손에 걸리는 게 없어서 좋아요. 어떤 제품은 연필을 고정시키는 링이 가운데 손가락을 눌러 글씨 쓸 때 불편합니다. 특히 민신 아트 제품은 다소 무겁고 굴러가기는 하지만 연필을 아주 작을 때까지 사용할 수 있어요. 1cm 정도까지 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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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대를 헤쳐온 아시아 여성에 대한 기록이자, 아시아 여성들이 기록한 당시의 모습입니다.

«역사는 누구의 편에 서는가»는 아직 읽고 있는데, 이 시기도 참 어려운 시대였다고 생각합니다.

빠르고 단순하다는 것은 좋을 때가 많지만 자신의 결정이 다른 사람의 존엄이나 생사여탈에 관여할 때는 빠르고 단순한 게 꼭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를 존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시간을 기다려준다는 것일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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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구름 사이로 보지 못한 달을
오늘은 맑은 하늘에서 봅니다.

어제도 분명 그 자리에 있었을
선명하고 밝은 달을 보며
나를 위한 소원을 빌어봅니다.
세상과 주변 사람들을 위한 기도도 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모두
한가위 보름달에 빈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빕니다.



베트남 출신의 킴 투이의 소설을 읽고 있습니다.
«루»입니다.
편집자 K에서 추천해 주어 사두었던 것 같아요.

작고 얇은 책이라 금방 읽을 줄 알았는데
짧은 글마다 읽는 시간이 꽤 걸립니다.
두께보다 긴 소설입니다.

베트남 음식은 가끔 사먹지만
베트남에 가 본 적이 없습니다.

영화 <킬링 필드>에 나왔던 대사 중
“벤츠 이즈 넘버 원”이 기억에 남습니다.
요즘엔 도로에서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만,
운전자의 매너나 운전은 ‘넘버 원’과는 거리가 멉니다.

영화 <연인>에서 본 베트남도 기억이 납니다.
영화를 본 날 비가 와서 인지,
배트남은 습하고 무더울 거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배를 타고 떠나야 했던 조국 혹은 고향 혹은 그 시절은
떠나지 않을 수 없어서 떠났겠지만 얼마나 막막하고
또 새로운 결정을 많이 내려야 했을지
잘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새로운 곳에서 살아야만 한다는 것은,
사실은 오늘도 내일도 살아간다는 것과
마찬가지일텐데, 자주 잊고 지내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이 소설은 개인의 체험을 바탕로 썼겠지요.
‘보트 피플’은 아니었지만 그 시기를 겪어낸 사람들의
역사를 쓴 거라 생각합니다.
베트남 전쟁은 미국의 실패라는 건 익숙하지만,
그 당시를 겪어낸 개인의 삶은 정말 순간의 결정이
생과 사를 가른다는 걸 정말로 여러 차례 목격했을 테지요.
그런 삶을 통과해 왔기에 더욱 덤덤하게 그릴 수 있겠지요.
«만»과 «앰»도 읽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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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밤새도록 이야기를 나누고, 같이 웃고, 다투기도 했다. 그때 우리가 주고받은 선물들은 하나같이 진짜 선물들이었다. 무엇보다 희생으로 얻은 선물이고, 서로의 욕구와 욕망과 꿈에 대한 응답이었기 때문이다. 며칠이고 밤새도록 바짝 붙어 지낸 우리는 서로의 꿈을 잘 알 수밖에 없었다. 그때 우리의 꿈은 모두 같았다. 오랫동안 우리는 모두 아메리칸드림이라는 똑같은 꿈을 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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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뒤로 물러나 있는 나 때문에 어머니는 자주 화를 냈다. 어둠 속에서 나오라고, 튀어나온 데가 있어야 빛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어머니가 나를 어둠에서, 나의 어둠에서 끌어내려고 할 때마다 나는 울음을 터뜨렸다. 울다 지쳐 쓰러질 때까지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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