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도 허강 사람들이 과연 어느 정도까지 자신의 진실한 내면을 드러낼 마음이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 또한 설령 누군가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 해도 다른 사람들이 정말로 그 사람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거나 궁금해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보다는 자기 자신에게 관심이 더 있기 마련이다. 자아를 마주하는 것은 원래 어려운 일인 데다 언제까지 머물지 모르는 곳에서 임시로 생활하는 경우라면 더더욱 그랬다. 설령 모두 함께 모여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더라도 그들의 마음속에는 일찌감치 자기만의 선이 그어져 있다. 나는 이곳의 규칙을 빨리 받아들였다. 호기심을 억제하 것, 너무 많은 질문을 하지 말 것, 진실인지 거짓인지 깊이 파고들지도 말 것, 서로를 닉네임으로 부르며 진짜 이름은 물어보지 말 것, 타인의 과거를 캐묻지 말 것 등이었다. 만약 신뢰와 우정이 쌓였다고 해도 언제든지 관계가 끝날 가능서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