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잎들이 내는 연두빛을 좋아합니다. 봄소식은 산수유, 개나리의 노랑이나 목련의 하양이 먼저 와 반갑고, 벚꽃이 떨어지면서 나오는 작은 잎들이 보일 때면 다른 나무들에서도 연두잎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런 봄날에는 눈을 어디에 두더라도 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지난 겨울에는 특히 나목이 눈에 많이, 오래 들어왔어요. 그런 겨울을 지나서 그런지, 봄소식이 더욱 반가웠습니다. 그렇게 길을 걷고 있을때, ‘톡톡’하고 누가 부르는 것 같아 돌아보면 라일락 나무입니다. 가느다란 나뭇가지에 달린 희고 연보라빛의 꽃을 만나는 순간, 기분이 더 좋아집니다.
기분탓일까요? 봄바람부는 해진 저녁에 터덜터덜 집에 갈 때나, 술 한잔 걸치고 살짝 개구장이가 되어 집에 돌아가는 길에 맡는 라일락 내음은 정말 모든 것을 잊고 숨을 크게 내쉬게 합니다.
올해는 이상하게 라일락이 빨리 피었고 향은 조금 옅어진 듯 합니다. 진한 라일락 향기는 정신을 바짝 들게합니다. 옅어진 향기에 맞춰 갈짓자로 걷는 대신 웃음이 터져나올 정도로만 술 한잔을 걸치고 나무 아래서 눈을 감고 숨을 크게 쉬고 가고 싶어지는 금요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