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작가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릴 적 아파트에서는 종종 등을 걸고 장례를 치르는 집들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때는 시신을 모신 관을 사람들이 들고 계단을 따라 내려갔습니다.

요즘에는 응급실에서 혹은 병실에서 돌아가시는 경우가 많기도 해서, 같은 아파트에 살아도 친분이 있던 사이가 아니면 죽음을 알기가 어렵습니다.

만약 지금 서울의 고층 아파트에서 누군가 돌아가신다면, 집에서 일층까지 운구하는 것도 큰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작가 시바타 쇼 씨의 에세이 중에 자신이 사는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과연 자신의 관이 들어갈 수 있을지 생각하는 내용이 있다. 키가 커서 관이 적어도 180cm 이상은 되어야 하는데, 그렇게 기다란 관이 아파트 입구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까? 엘리베이터에 들어나 갈 수 있을까? 옆으로 안 들어가면 세로로 세워야 할까? 사망자를 전혀 생각하지 않은 공동 주택의 구조에 시니컬한 시선을 던진 글이었다. 그의 글을 읽은 후 나도 어느 아파트에 가든 엘리베이터에 관이 들어갈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

우리 사회는 죽음이 보이지 않는다. 삶의 마지막을 병원에서 보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죽으면 가족은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자세히 목격할 수가 없다. 병원 영안실에서 장례식장으로 직행하기 때문에 죽은 이와 함께할 기회가 없다. 당연히 죽음이 가깝게 느껴질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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