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고 혼잡한 병실도 있고, 보호자가 잔뜩 긴장한 병실도 있고, 다소 여유있는 병실도 있습니다.
마음을 다시 먹는다면, 인생에서 전적으로 보호받고 치료받을 수 있는 시간에 감사할 수 있겠지만, 그곳에와서 바깥의 생활이 일시 단절된 상황을 받아들이기란 쉬운 일은 아닐겁니다.
그 안에서 시간을 잘 보냈기 때문에, 좋은 의료진과 따뜻한 식사와 깔끔한 환경 때문에 에너지를 얻었기 때문에, 마음이 성장했을까요?

휴직하고 큰 부상을 입기 전, 저에게 길거리는 무서운 장소였습니다. 저를 제외한 모두가 정상이고, 건강하며, 명확한 목적지를 향해 당당하게 활보하는 것처럼 보여서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었습니다. 병원에서는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천천히 걸어도, 다소 이상한 말이나 행동을 해도 딱히 주목받지 않았고 모두가 저마다의 ‘뜻대로 되자 않음’을 서로 이해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저는 그런 병원 한 구석에서 이야기가 비춰내는 그림자를 통해 크림색 커튼 안팎으로 퍼져가는 그림자, 책 속과 책 밖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뜻대로 되지 않음’을 바라보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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