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새삼 눈에 들어옵니다. «호의에 대하여».호의란 무엇일까요? 우리는 어떤 호의를 어느 만큼 가지고 살아야 할까요? 호의는 누구에게나 공평해야 할까요? 혹은 호의는 상대에 따라 상대적이어야 할까요? 상대의 호의에 대한 나의 반응은 어떤가요? 상대가 호의를 베푼다는 것을 알 때와 모를 때의 차이가 있나요? 상대의 호의가 목적이 있을 때와 없을 때에 차이가 있나요? 상대의 호의가 절실할 때와 상대에게 지기 싫을 때, 받아들이는 내 머음에 차이가 있나요? 길에서 시위하는 사람들에게 호의를 갖는 편입니다. 자신의 자리에서 해결할 수 없어서 밖으로 나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호소해야 하는 어려운 방법을 선택한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전문적인 시위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고, 진위를 알기도 어렵지만 꼭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서 호의를 얻어야 하는 일인지 생각하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오늘 길에서 만난 시위대가 그랬습니다. 금융노동자들이 ‘주 4.5일 근무’와 ‘실질 임금 삭감 반대’를 내걸고 시위를 하는 통에 왕복 8차선 혹은 10차선 도로는 버스전용차로 한 개 차선을 제외하고 교통 체증에 시달렸습니다. 명절 전 택배 물량도 많은 금요일 오후에, 시민들의 불편을 담보로 시선을 끌만한 사안인가 생각해 봤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특권을 유지하고 싶다는 메시지입니다. 물론 각자는 다양한 요구사항이 있을 수 있지만, 상관없는 시민들에게 알려서 해결해야 하는 사안이라는 데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 근로자의 평균 연봉보다 높은 연봉을 받고, 여러가지 면에서 보호받고 혜택도 많은 직장에 다니고 있으니까요. 그럴 경우에는 내부에서 해결하는 게 낫다는 생각입니다.* ‘무신경하다’는 건 상대의 반응을 고려하지 않거나, 상대의 반응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혹은 상대의 반응과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아왔을 경우가 클 것 같습니다.** 어쩜 9/26일에 있었던 시위도 비슷한 환경에서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내린 결정일 가능성도 있을까요? 다른 분야의 사람들, 다른 국민들의 삶과 자신의 처지를 헤아릴 필요가 없이 살아왔는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