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의 물고기는 눈이 보이지 않고 사막의 동물은 갈증을 잘 참는 것처럼 어떤 사람이 되는지는 내가 처한 환경에 좌지우지되지, 본성에 따라 결정되는 게 아니었다. 나는 업무 환경이 조금씩 나를 바꾸고 있음을, 더 조급하고 쉽게 욱하고 무책임하게 바꾸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지금껏 지켜왔던 기준을 지킬 수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아졌다. 한번은 모르는 여자에게 한바탕 난리를 친 적이 있었다. 원래 누구에게 호통치는 성격이 아니라 그 일은 아주 강한 기억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