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가는 마음
윤성희 지음 / 창비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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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가 다섯살인가 여섯살 때 커다란 박스를 들고 부모님 집에 온 적이 있었다. 어머니가 그게 뭐냐고 물었더니 빨래를 개는 기계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카가 박스를 뒤집어썼다. 박스에는 구멍이 두개 있었다. 어머니가 위쪽 구멍에 수건 두장을 넣자 잠시 후에 아래쪽 구멍으로 반듯하게 갠 수건 두장이 나왔다. 어머니는 조카가 태어났을 때보다도 더 환하게 웃었다.

- <해피 버스데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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