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더미를 뒤적거리는 일은 재미있습니다.
대부분 앞뒤로 두 줄씩 책이 있어서, 뒷줄에 있는 책을 보려면 앞 줄의 책을 이동해야 합니다.

어떤 줄은 구매한 순서대로, 어떤 줄은 나름 작가별로 혹은 주제별로 무리를 이루고 있습니다. 언제 정리했었는지, 어디까지 읽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작가는 또 책을 내고 어떤 주제에 관한 책들도 계속 나오니까 깔끔하게 정리되기는 쉽지 않습니다.

두 권 이상 산 책들은 쉽게 발견됩니다. 작년에 꽤 추렸다고 생각했는데, 또 나옵니다. ‘아, 이 책을 샀었구나’하고 반가운 책들도 나옵니다. 그동안 그려진 지도와 연결되는 책들이 나옵니다. 그러면 같은 곳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읽다가 만 주제 혹은 작가. 정말로 읽다가 만 책. 여타의 이유로 샀지만 더 갖고 있겠다는 마음이 사라진 책들도 여럿입니다.

책을 살 때와 볼 때의 시간 차는 정말로 제각각입니다. 바로사서 바로 보기도 하고, 바로 볼 마음으로 샀지만 잊혀지는 경우도 많고, 책을 폈지만 읽기에 적합하지 않은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그동안 읽은 책들로 산 책들의 지도가 대충 그려지는 게 좋습니다. 죽을 때까지 몇 권을 더 읽을지, 그 중에서 몇 권을 제대로 읽을지 모르겠지만, 설레는 시간들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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