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구류 TMI
문구류에 대한 세 번째 글일 것 같아요.
(* 북플에서는 내 글 검색이 안 되서 불확실한 기억에 기대어...)
최근에 많이 사용하는 마스킹 테이프(이하 마테)는 신문물이자 약간의 사치재의 개념이었어요.
새로운 문구류를 찾고 발견하고 써보는 것은 오래된 즐거움입니다. 어릴 때 예쁜 스티커를 가위로 정교하게 오려서 잘 넣어두었던 기억이 납니다. 잘 보관해두고 싶어서 그랬을 것 같아요.
예쁜 스티커를 쓸 곳을 잘 발견하지는 못했어요. 어디에 붙이면 좋을지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 모르는 채 스티커를 모아두는 건 서서히 안하게 됐습니다. 그 후에는 보다 실용적으로 쓸 수 있는 문구류에 더 관심이 많이 갔어요. 포스트잇은 종이와 색상과 냄새가 좋았어요. 요즘에는 할 일들을 적어놓고 한 일은 지워나가며 사용하고 있어요. 정식으로 수첩이나 공책에 적고, 그걸 보면서 할 일을 챙기기보다, 책상에 붙여두거나 지갑에 붙여두고 할 일을 떠올리고 한 일을 지웁니다.
신문물 중에 마스킹 테이프도 있습니다. mt 마테는 너무 비싸서 아끼다보니 쓸 데를 잘 찾지 못했어요. 다이* 마테를 신나게 사고 썼어요. 일상용 만년필이나 연필에 감아서 사용하기도 했고 메모를 붙여놓기 위한 용도로도 썼는데 접착력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아서 관심을 끊었습니다. (요즘에는 어떨지 모르겠어요.) 정리 서적을 통해 알게된 미술용 마테는 잘 쓰고있어요. 주로 물건을 정리할 때 씁니다. 보이지 않는 상자나 깊은 곳에 들어있는 물건을 네임펜으로 적어두면 찾기가 좋습니다. 물건이 바뀌면 바로 떼어내고 다시 써서 붙이면 되니 아주 편합니다. 화장품이나 세제 등에 유통기한과 쓰기 시작한 날짜를 써놓으면 편합니다. 케이스 위에 네임펜으로 적으면 지워지곤 하거든요. 마테는 떨어지지 않고 지워지지 않고 끈적거리지 않습니다. 무인양* 마테는 비교적 잘 씁니다. 예전에 세 개 한 묶음으로 나온 건 이러저러하게 잘 썼고, 미니 테이프 디스펜서를 마테용으로 쓰고 있어요. 최근에는 흰 색 마테가 나와서 두루 잘 쓰고 있어요. 얼마 전에 방문한 가게에서 공짜로 준 마테도 부담없이 잘 쓰고 있습니다.
새로운 용도는 한시적인 접착력을 잘 활용해, 책을 싸는 거에요. 가방에 책을 넣고 다니면 긁히고 더러워지는 게 싫어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합니다. 최근에는 타이벡 원단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책을 쌉니다. 직사각형으로 적당하게 자르면 큰 책이나 작은 책이나 두루 쌀 수 있습니다. 한때는 예쁜 포장지를 일회용 커버로 쓰기도 했지만, 낡고 닳은 종이 포장지를 여러 번 사용하기는 좀 불편했어요. 그런데 타이벡은 튼튼하고 접었던 자국이 티가 잘 나지않고 빨 수도 있어 적당합니다. 이 책 저 책을 동시에 읽다보니 여러 장이 필요합니다만, 가격도 나쁘지 않아요. 물론 여기에 북파우치까지 있다면 더 좋습니다. 마테는 바로 타이벡을 책 크기에 맞게 고정할 때 씁니다. 앞 표지 위아래 두 개, 뒷 표지 위아래 두 개. 네 귀퉁이에 책마다 다른 마테를 붙여놓으면 대충 기억이 납니다. 공짜 마테와 흰 색 마테를 아주 부담없이 쓰고 있어요. 떼어낸 다음에도 자국이 남지 않아서 다음 책을 쌀 때 부담이 없습니다.
* 타이벡 원단은 올이 풀리지 않아서 바느질이 쉽습니다. 이번 겨울에는 북파우치를 만들어볼까 합니다. 최소의 바느질로,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생각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