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죽은 사람의 얼굴이 으레 그러하듯 이반 일리치의 얼굴은 살아 있을 때보다 한결 잘생겨 보였고 무엇보다도 훨씬 더 의미심장해 보였다. 그의 얼굴은 마치 해야 할 일을 다 했고 또 제대로 했다고 말하고 있는 듯했다. 뿐만 아니라 그의 표정에는 산 자를 향한 모종의 비난과 경고까지 담겨 있었다. 뾰뜨르 이바노비치에게는 그러한 경고가 부적절한 것으로, 적어도 자신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여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