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좌표 - 돈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생각의 주인으로 사는 법
홍세화 지음 / 한겨레출판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홍세화 선생님이 젊은이들에게 많은 말씀을 전하는 책입니다. 스스로 젊다고 생각한다면, 이 책을 권합니다.

일제 때부터, 아니 그 이전부터 출세를 위해 학업에 정진한다는 의미는 지배계급이 설정한 평가기준에 잘 따른다는 뜻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지배계급의 충실한 마름이 되어 그 하부에 편입하려면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천에서 용 난 사람은, ‘개천 사람들‘의 이익을 대변할 수 없고 지배층의 요구에 순응하는 조건으로만 출세할 수 있다.

앞으로 이 보잘것없는 사회에 맞서 싸우겠다고 다짐하는 청소년들이 있다면 그들에게 이중의 노력이 필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하나는 이 보잘것없는 사회가 요구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비록 보잘것없지만 이 사회가 요구하는 능력을 갖추지 않으면 이 사회는 그대에게 이 사회에 맞서서 발언하고 행동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 또 하나는 이 보잘것없는 사회가 인정한 그대의 능력이란 게 ‘당연히‘ 보잘것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스스로 보잘것없음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젊은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무엇보다 이 사회를 지배하는 물신에 저항할 수 있는 인간성의 항체를 기르라는 것이다. 그대의 탓은 아니지만 우리 사회의 인간성은 너무 오염되었다. 물신은 밀물처럼 일상적으로 그대를 압박해올 것이며, 그대는 앞으로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물질의 크기로 비교당할 것이다. 그것에 늠름하게 맞설 수 있으려면 일상적 성찰이 담보한 탄탄한 가치관이 요구된다. 그리고 자기 성숙의 모색을 게을리 하지 말라. 자아실현을 위한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다. 그리고 성찰 이성의 성숙 단계가 낮은 사회에서 그대는 자칫 의식이 깨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인간에 대한 연민에 앞서 오만함으로 무장하기 쉽다. 만약 그대가 진정한 자유인이 되려고 한다면 죽는 순간까지 긴장을 놓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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