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부터 최저 시급이 1만 30원이 됩니다.
그러나 여전히 물가에 못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최저 시급‘이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합니다.

멀티플렉스 조조요금이 대략 1만1000원입니다.
스타벅스 아이스 아메리카노 그란데 사이즈가 5000원, 아이스 카페라테 그란데 사이즈는 5500원이고, 시럽을 넣는다면 6100원입니다.
책은 이제 2만원 정도 합니다. 두꺼운 책은 더 비쌉니다. 물론 중고서적도 있습니다만 2만원 넘게 사야 배송비가 무료이고 신간을 구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약간의 시차를 두고 신간을 읽을 수 있는 밀리의 서재도 월 9900원입니다.
넷플릭스 광고요금제는 월 5500원이고, 1인이 이용하는 베이식 요금제는 99000원입니다.

일터까지 다행히 한 번에 가더라도 왕복 4000원 정도 생각해야겠지요. 가까운 일터를 구하기가 쉽지 않을테니까요. 여러 직장에 가느라 이리저리 옮겨다녀야 한다면 기후동행카드를 6만2000원에 이용할 수 있을 겁니다. 혹은 따릉이까지 탄다면 6만5000원이구요.
맘에 드는 여름 티셔츠(아마도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품목)도 한 시간 일해서는 사기 어려울 겁니다.

맥도날드 빅맥세트는 8500원, 치즈버거 세트는 6300원,
버거킹 콰트로치즈와퍼 세트는 9900원입니다.
김밥도 대략 한 줄에 5000원 정도합니다. 사이즈가 큰 삼각김밥은 2000원 정도 하구요.

집세와 전기요금, 수도요금, 전화요금은 넣지 않았습니다.
집세와 전화요금은 천차만별이겠지요.

기업도 걱정, 사람들도 걱정이겠지만,
드디어 1만원이 넘었지만,
‘최저 시급‘이라는 단어의 무게에는
너무 가벼운 액수가 아닐까 합니다.

30만원 있는 사람이 쓰는 3천원과 300만원 받는 사람의 3만원은 같은 1%라도 아주 무게가 다를 겁니다.
부담도 다를 거고 할 수 있는 일도 다를 겁니다.

<<4천원 인생>>은 시급 4천원대 시절에 한겨레 신문사 기자들이 한 달간 체험한 내용을 쓴 책입니다. 2010년에 나왔습니다.
이때 얘기하던 1만원과 지금의 1만원은 값어치가 다릅니다.

기업들이 꿈꾸는 대로 더 많이 팔기 위해서는 구매력을 가진 소비자가 더 많아야 합니다. 영화 <포드 대 페라리>를 보고 포드 자동차는 사지 않기로 했지만(살 기회도 없겠지만), 포드는 구성원 모두가 포드 자동차를 살 수 있을 만큼의 월급을 주면서 초기에 미국 내수 시장을 확보했습니다. 1914년에 주5일제를 도입하고 일당을 5달러(타 공장 평균 2.38달러)로 인상했습니다.

최저 시급이 높아야 하느냐 직장별 임금이 높아야 하느냐는 여러 가자 논의가 있겠습니다만, 소비자들이 꾸준하게 많은 것이 기업에도 도움이 될 겁니다. 그러려면 우리 제품을 살 수 있는 경제력을 가진 소비자가 많아야겠지요.

개인도 기업도 오늘을 살고 더 나은 내일로 이어지도록 적절한 임금체계가 확립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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