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인생이 56세부터 시작될까요?

무서운 게 없던 젊은 시절, 또래의 친구들이 공학계와 법조계에서, 금융계와 정치계에서 영웅이 되겠다고 꿈꾸던 때에, 나는 도서관 사서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천성이 게으른 데다가 여행을 지독히 좋아해서 다른 직업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도스토옙스키의 <<백치(The Idiot)>>에 따르면, ‘진정한 삶이 시작된다고 말할 수 있는 연령‘인 56세에 이르러서 나는 젊은 시절의 꿈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었다. 물론 명확히 말하면 나는 사서를 자처할 수 없다. 그래서 나날이 늘어나 네 벽을 완전히 둘러 집의 경계를 이룬 책꽂이들의 틈새에 살고 있다. 이에 따르면 이 책의 제목을 ‘내 방으로의 여행‘으로 정해야 마땅하지만, 안타깝게도 2세기 전에 프랑스의 저명한 작가 그자비에 드 메스트르가 똑같은 제목으로 책을 썼으니 어찌하랴.

- 머리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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