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적인 구절을 적고 보니
언젠가 읽었던 것 같은데,
언제, 무슨 책으로 읽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로알드 달이 삶에서/사람에게서
포착하는 지점과 묘사는 정말로 대단합니다.

프랏은 나이가 쉰 정도였는데, 호감이 가는 생김새는 아니었다. 어떻게 된 건지 얼굴에 입밖에 없는 것처럼 보였다. 전문적인 미식가의 두툼하고 축축한 입술만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아랫입술은 가운데 부분이 축 늘어져 흔들거렸다. 맛 감정가의 입답게 언제든지 술잔이나 음식을 받아들이기 위해 동그런 구멍을 열어놓고 있는 듯했다. 열쇠구멍 같군. 나는 프랏의 입을 보며 생각했다. 실제로 그의 입은 축축하게 젖은 커다란 열쇠구멍 같았다.

- <맛>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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