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태여 사회적 돌봄이라는 말을 쓰지 않더라도 돌봄은 사회적 활동이다. 돌봄은 국가와 사회의 책무이며, ‘시민-되기’의 한 속성이다. 돌봄은 함께 더불어 살아가려는 강력한 ‘의지’이기 때문이다. 페미니스트 정치철학자 오카노 야요는 말한다. "돌봄이나 육아는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다음 단계를 밟고, 상대를 배려하면서 움직인다."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지기도 하고, 어린아이는 쑥쑥 자라 변화하기 때문이다. 야요는 이 관계야말로 ‘인간 사회의 소중한 정치 행위’라고 강조한다. 돌봄은 ‘약자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윤리’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돌보는 자를 동등한 시민으로 존중해야 하고, 돌봄 행위 자체가 지닌 시민적 덕목을 이해해야 한다. 이런 관점이 국가가 돌봄에 재정을 투입하는 바탕이 돼야 한다. 가족 돌봄 또는 친지 돌봄운 국가와 사회가 해야 할 일정한 몫을 시민으로서 대신하는 행위라서 그렇더. 시설과 인력과 체계를 갖추고 늘리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덜어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