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 문득 어떤 문장 앞에 멈추는 이유는 다양하다. 모르는 정보라. 아는 얘기라. 아는 얘긴데, 작가가 그 낯익은 서사의 껍질을 칼로 스윽 벤 뒤 끔찍하게 벌어진 틈 사이로 무언가 보여줘서. 그렇지만 완전히 다 보여주지는 않아서. 필요한 문장이라. 갖고 싶어서. 웃음이 터져. 미간에 생각이 고여. 그저 아름다워서. 그러다 나중엔 나조차 거기 왜 줄을 쳤는지 잊어버릴 때가 많다.

<점, 선, 면, 겹> 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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