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 이전에도 실재하지 않는 세계와의 도피에 대한 사회적인 두려움은 대두됐다. 텔레비전은 대중의 아편이라고 조롱받았다. 그보다 오래전에 소설 읽기에 대해 히스테리가 불거졌다. 플라톤은 아테네에서 시가 유행하는 현상을 불편해했다. 플라톤의 반응은 미디어를 전공하는 학생들이 곧잘 인용하는 사례로, 최근 미디어 발명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기술공포를 반박하는 데 쓰인다. 그러나 가상현실은 다른 미디어와 비교하면 특히 심리적인 충격 면에서 ‘정도’가 아니라 ‘종류’가 다를 것이며, 그 규모부터 판이할 것이라고 나는 우려한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물리적인 현실에서 더욱 차단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