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밀밭의 파수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7
J.D. 샐린저 지음, 공경희 옮김 / 민음사 / 200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호밀밭의 파수꾼이라는 책은 워낙 유명한 책이고 방송 등에 자주 노출되었던 책이기 때문에 알고 있었는데 학교 도서관에 이 책이 있는 걸 보고 기회다 싶어서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소설이라긴 보다는 자서전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다 홀든의 반항기 시절을 담은 책이라고 들었지만 나는 그냥 자신의 인생 중 단편적인 부분과 그 안에 담긴 경험들을 보여준 책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세상의 가식과 속물들에게 질린 홀든의 모습은 특히 인상적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저 당시의 홀든의 나이가 16세인걸 생각하고 읽는다면 비관적인 부분이 사춘기 남학생의 약간의 허세로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면에서는 홀든이 그만큼 나이에 맞지 않게 성숙하기 때문이라고도 생각했다 그런 홀든이 책에서 가장 자신의 나이다웠던 부분은 자신의 룸메이트인 스트라드레이터가 데이트 하는 여자가 홀든의 옛 썸녀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이다 제인 갤러허의 이야기를 하면서 스트라드레이터는 듣고 있지도 않지만 신나하는 모습을 보며 저런 모습도 있는 사람이었구나 생각을 했다

이 책을 읽은 다른 독자들은 어떻게 느꼈는지 모르겠지만 가장 진지하게 읽었던 부분들의 대부분은 홀든이 속물이거나 가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비판하는 부분이었다 홀든의 설명에서 나타난 유형의 사람들은 나도 살면서 한번쯤 느껴본 적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나는 그럴 때면 그것 또한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이겠지 하며 불합리한 일들도 혼자 합리화하며 나의 생각과 의견을 묻었다 그렇기 때문에 한 문장 한 문장이 통쾌한 홀든의 말은 내 가슴이 다 뻥 뚫렸다

그리고 내가 가장 인상 깊게 읽었던 이야기는 그가 매우 사랑하는 여동생 피비와의 이야기이다 홀든은 사랑스러운 여동생을 보기 위해 부모님 몰래 여동생에 방에 들어가 피비를 깨운다 그런 피비는 몰래 온 오빠를 보며 퇴학 당했냐며 그가 기껏 감춘 사실을 알아차린다 그 후에 오빠는 하고 싶은 것이 뭐냐며 묻는데 홀든은 절벽이 있는 호밀밭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이 떨어질 것 같은 순간에 갑자기 나타나 구해주고 사라지는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다라고 말한다 이 책을 읽기 전 본 몇 개의 후기 중 호밀밭의 의미를 순수한 아이들의 세계라고 해석한 것을 보았다 그렇다면 홀든이 구해주고 싶었던 것은 아이들이 아니라 힘든 현실로 떨어져 순수함을 잃고 어른이 되어 치일 아이들이 자신들의 순수함을 유지하게 구해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또한 그러고 싶었을 것이라고 나는 어림짐작한다

이 책을 읽는 동안에 지루했던 부분들도 있었지만 왜 이 책이 유명하고 명작이라 불리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우선 읽는 내내 홀든의 위태로운 감정선과 솔직하고 꾸밈없는 문체가 좋았다 어떤 책들은 온갖 미사여구를 덧붙여 억지스러운 화려한 문장을 만들어내지만 이 책의 경우 16세 아이의 관점에서 담백한 문장들이 읽는 데 부담이 없었다 그리고 여동생을 회전목마에 태워주고 행복해하는 홀든의 모습에 책을 읽으면서 자주 볼 수 없었던 홀든의 순수한 부분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꼭 추천해 주고 싶은 도서이다

그런 놈은 어렸을 때만 쥐새끼 같은 게 아니라 평생 쥐새끼 같은 인간으로 남는 법이다.

누구에게든 아무 말도 하지 말아라. 말을 하게 되면 모든 사람들이 그리워지기 시작하니까

그건 그렇다치고, 나는 늘 넓은 호밀밭에서 꼬마들이 재미있게 놀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곤 했어. 어린애들만 수천 명이있을 뿐 주위에 어른이라고는 나밖에 없는 거야. 그리고 난 아득한 절벽 옆에 서 있어. 내가 할 일은 아이들이 절벽으로 떨어질 것 같으면, 재빨리 붙잡아 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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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endipity 2020-09-29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우 매우 유명한 책이고 난이도가 있음. 청소년의 눈으로 바라본 사회비판 소설이고 자서전적 소설. 지적인 청년의 눈에는 남들은 그냥 넘겨 버리는 학교의 위선, 어른들의 허영, 현대인의 대화의 단절이 숨겨져 있다 ㅜ 그래서 난 여전히 학교가 아니 학생들은 순수의 밭으로 비추어진다고 생각. 퇴색한 어른들에 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