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읽을 책을 고르던 중 헤르만 헤세라는 낯익은...

이 책은 읽을 책을 고르던 중 헤르만 헤세라는 낯익은 이름이 보여서 고르게 돠었습니다 책을 읽기 전 헤르만 헤세라는 작가는 책과 친하지 않는 저도 알고 있는 분이기 때문에 기대되었습니다

수레바퀴 아래서라는 책의 주인공은 한스 기벤라트입니다 한스는 살고있는 마을에서 가장 똑똑한 아이로 아버지와 마을 학교의 교장선생님 그리고 마을 사람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는 아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두의 권유로 신학교 시험을 준비하던 도중 그의 소꿉친구인 헤르만이 열병으로 죽게됩니다 하지만 한스는 헤르만의 죽음에 슬퍼할 틈도 없이 빡빡한 공부 스케줄을 병행하며 결국 시험에 차석으로 통과하게 됩니다 통과한 후 방학에는 낚시를 할 생각에 신나있던 한스는 아버지와 교장선생님의 충고 때문에 낚시는커녕 또다시 신학교에서의 생활을 위한 공부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입학한 신학교에서 하일너라는 친구를 만나게 되는데 자유분방한 하일너와 모범생 한스의 관계는 생각보다 끈끈하게 지속되었습니다 슈바벤 신학교에 입학하고 생활하는 과정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힘들던 한스는 하일너와 어울리며 기쁨,짜증 등과 같은 여러 감정들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그러던 도중 하일너는 강제 퇴학을 당하게 되고 한스는 또 한번 절망에 빠지게 됩니다 이 일로 인해 한스는 이전부터 가지고 있던 두통이 심해짐과 동시에 신경쇠약으로 인해 고향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돌아온 고향에서는 천대를 받으며 아무런 흥미 없이 지내던 도중 엠마라는 아이를 만나게 되고 사랑이라는 감정에 눈을 뜰 무렵 한스를 그저 노리개라고 생각한 엠마는 그를 떠나버렸습니다 상실감에 힘들어하던 한스는 아버지의 소개로 대장장이로서 일하게 되었는데 어느날 작업장에서 함께 일하던 대장장이들과 술자리를 가지게 됩니다 술자리가 끝난 후 한스는 집으로 돌아가던 중 강물에 빠져 허무하게 죽음을 맞이하고 이야기가 끝나게 됩니다

이 책의 내용은 그저 낯설지만은 않았습니다 교육열이 높은 우리나라에서도 분명히 일어나고 있는 일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원치 않는 공부를 강요하고 강요당하는 학생들은 괴로워하는 대한민국 학생들의 모습은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몰입하여 읽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인생에서 여러번 절망을 느낀 한스가 매우 안타까웠습니다 모두의 기대를 받는다는 건 한편으로는 매우 기쁘고 감사한 일이지만 또다른 한편으로는 그만큼의 책임감과 부담감을 느끼게 하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와 교장 선생님은 한스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랬다는 것을 알지만 조금의 사심도 없었을까라는 의구심을 들게 하기도 합니다 수레바퀴 아래서라는 책은 여러가지 감정들을 들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또 한스가 느꼈던 두통은 스트레스에서 비롯된 것이고 강물에 빠져 죽는 것은 알고보면 삶에 회의감을 느낀 한스가 자살한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저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다”라는 말을 좋아하지만 가끔 정말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현실에서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성적이 뒷받침 되어야 하기 때문에 그 말에서 모순을 느꼈습니다

한스의 기쁨은 순수한 사랑의 힘과 생동감 넘치는 생명을 예감한데서 비롯되었다. 그리고 그의 고통은 아침의 평화가 깨지고, 그의 영혼이 어린 시절로 부터 완전히 떠났음을 의미했다. - P163

이러한 규율과 정신 간의 다툼은 학교에서 학교로 반복하여 계승돼왔다. 우리는 주 정부와 학교가 매번 나타나는 몇 안 되는 더 깊고 가치 있는 정신들을 뿌리부터 뽑아내려고 숨 가쁘게 노력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런데 유독 교사들이 혐오하던, 그래서 툭하면 처벌받고 도망치고 내쫓겼던 인물들이 나중에는 꼭 민족의 재산을 풍요롭게 만들었다. 반면 얼마나 많을지 모르지만 조용히 반항하다가 병들어 사라져간 천재들도 많았다. - P121

[마이리뷰] 키다리 아저씨 (한글판)

[eBook] 키다리 아저씨 (한글판) ㅣ 더클래식 세계문학 255
더클래식 / 2015년 9월

키다리 아저씨라는 책은 굉장히 유명한 책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제대로 읽어본 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책장에 꽂혀 있는 걸 보고 읽게 되었습니다

키다리 아저씨의 주인공은 고아원에 살고 있는 제루샤 에벗(주디)이다 제루샤는 고아원에서 가장 나이 많은 아이인데 어느날 고아원 원장에게 후원을 받아 대학을 갈 수 있다는 이야기와 그 조건은 매달 후원자에게 편지를 쓰는 것이라는 것을 듣고 매우 기뻐하며 대학에 입학했다 기쁨과 감사함에 제루샤는 후원자를 키다리 아저씨라고 부르고 자주 편지를 쓴다 대학에서 제루샤는 주디라고 이름을 바꾸고 생활하는데 그러던 중 대학에서 친구 여러명도 사귀고 그 중 줄리아라는 친구를 사귀게 되는데 그녀의 사촌인 저비스 도련님도 알게 된다 즐겁게 지내던 와중에도 제루샤는 키다리 아저씨에게 편지를 보내고 가족없이 외롭게 보내던 제루샤는 그렇게 점점 키다리 아저씨에게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게 된다

3학년이 된 제루샤는 소설과 시를 써서 출판사로 보내는데 모두 되돌아와 실망하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해서 글을 쓴다 그리고 처음으로 가정교사로 자신의 힘으로 스스로 돈을 벌게 된다 그러던 중 키다리 아저씨가 유럽에 보내주겠다는 좋은 제의를 하지만 제루샤는 거절한다 여기서 후원자에게 미안함과 고마운 마음이 교차하는 제루샤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키다리 아저씨는 제루샤의 졸업식에도 끝내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제루샤는 실망한다 그리고 대학을 졸업해서 떠나는데 줄리아의 사촌인 저비스 도련님이 제루샤에게 청혼을 한다 제루샤도 그를 좋아하고 고민하는 것 같았지만 끝내 그 청혼을 거절한다 그러던 와중 키다리 아저씨를 만나게 되고 아저씨의 정체가 저비스 도련님이라는 사실이 드러나고 그 둘은 결혼하게 된다

키다리 아저씨라는 책은 워낙 유명해서 너무 많은 기대를 한 탓에 조금 실망스러운 부분도 있었다 저비스 도련님이 어떤 이유를 제루샤를 뽑아 후원해주기로 했던 것인지 더 자세하게 나와있었다면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었을 것 같다 그리고 좋았던 부분은 후원자의 돈에 기대어 살아가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살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고 노력하는 제루샤의 모습이었다 또한 내가 본 책에서의 제루샤는 저비스 도련님과 키다리 아저씨 두 사람 모두를 사랑한다 물론 두 사람은 같은 사람이지만 첫 가족이 되어준 키다리 아저씨와 설렘을 알게 해준 저비스는 결이 다른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나의 기대치에는 미치지는 못했지만 한번쯤은 이 책을 읽어도 좋을 것 같다

정작 중요한 건 엄청난 즐거움보다는 작은 것에서 즐거움을 찾아내는 자세랍니다. 전 행복해지는 진짜 비결을 알아냈어요. 바로 현재를 사는 거예요. 과거에 얽매여 평생을 후회하며 산다거나 미래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최대의 행복을 찾아내는거죠.

어제의 괴로움은 어제로 족하니

[마이리뷰] 노예 12년

노예 12년 - Movie Tie-in ㅣ 펭귄클래식 139
솔로몬 노섭 지음, 유수아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14년 2월

노예 12년이라는 책은 무슨 책을 고를까 학교 도서관에서 고민하던 중 엉성하게 꽂혀져 있어서 발견하게 되었다 책 뒷표지에 적힌 넬슨 만델라의 “흑인으로 태어난 순간부터 자유를 위한 투쟁은 시작된다” 라는 문장을 보고 이 책을 선택하였다

노예 12년은 작가인 솔로몬 노섭이 자신의 실화를 적은 책이다 솔로몬 노섭은 자유인으로 태어나 이웃집의 앤 햄프턴과 결혼하여 첫째 엘리자베스 둘째 마가레트 셋째 알론조와 함께 궁핍하지 않은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30년 넘게 자유인으로 살며 음악을 하던 그는 자신의 바이올린을 듣고 출장 연주를 해달라며 부탁하는 메릴 브라운과 에이브럼 해밀턴을 만난다 이 둘은 가는 내내 노섭에게 친절하게 대했고 자유민 증서가 없으면 도망노예로 오해받기 때문에 자유민 증서까지 받게 해서 노섭은 그들을 의심할 수 조차 없었다 하지만 그 둘이 준 술을 마시고 깨자 노섭의 손발은 쇠사슬에 묶여 있었다 그리고 유명한 노예상인 제임스 H. 버치에게 팔린 걸 깨달은 노섭은 절망감에 빠졌다 노섭이 자유민이라고 말을 할 때마다 그는 채찍과 또다른 도구들로 노섭을 내려쳤기 때문에 그는 더이상 말할 수가 없었다 그런 와중에 노섭은 배의 젊은 선원인 존 매닝에게 헨리 B. 노섭 변호사에게 편지를 전해달라고 부탁하였지만 그는 구출되지 못하였다 그 후 솔로몬 노섭이 아닌 플랫이라고 불리는 그는 부유한 주인에게 팔려가 열심히 일을 하며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 있었지만 그 주인이 재정난을 겪게 되자 난폭한 티비츠에게 팔려가게 된다 그는 말도 안되는 이유를 트집잡고 채찍질을 하였다 그에게서 죽을 위기를 넘기며 다음 주인을 만났는데 그 주인의 이름은 에드윈 엡스로 긴 채찍으로 때리길 좋아하는 남자였다 그에게서 10년 동안 시달리다 노예 제도가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배스라는 사람을 만나고 그가 노섭의 편지를 노섭 변호사에게 전해주면서 결국 구출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이 내용이 실화라는 것이다 노예 제도가 있었던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런 비인간적인 행동으로 그들을 대하는 것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것을 본 건 처음이다 겪어보지 않은 이들이 상상하여 쓰지 않고 작가인 솔로몬 노섭이 직접 겪은 일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들을 재산처럼 돈이 필요하면 그들로 대체하는 장면에서는 너무 화가 났다 같은 인간에게 할 수 없는 행동이며 어느 시대이든지 일어나면 안되는 일이었다 그런 일이 자유롭게 일어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그들의 대다수가 백인이 아닌 흑인 또는 다른 인종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제임스 H.버치는 노섭이 자유민이라는 말은 듣는 척도 하지 않았다 그 이유에는 자유민 증서가 없는 것도 이유였겠지만 그가 흑인이었다는 것도 큰 부분을 차지했을 것이다

21세기를 살고 있는 나지만 그들이 받았던 차별과 억압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우리 모두 이런 과거의 실수와 사회의 부조리함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만약 잊는다면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는 발전할 수 없을 것이고 과거의 실수를 반복할 것이다 또한 인종차별은 현재까지도 여러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데, 어떤 인종이 가장 우월한지 떠들고 차별하는 인간들은 그들이 살아온 숭고한 삶을 판단할 자격이 되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꼭 그들과 똑같은 멸시와 차별대우를 받아 봤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노예 12년이라는 책은 많은 사람들이 연령대 상관없이 다들 살면서 한번쯤은 읽어봤으면 좋겠다

[마이리뷰] 호밀밭의 파수꾼

호밀밭의 파수꾼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7
J.D. 샐린저 지음, 공경희 옮김 / 민음사 / 2001년 5월

호밀밭의 파수꾼이라는 책은 워낙 유명한 책이고 방송 등에 자주 노출되었던 책이기 때문에 알고 있었는데 학교 도서관에 이 책이 있는 걸 보고 기회다 싶어서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소설이라긴 보다는 자서전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다 홀든의 반항기 시절을 담은 책이라고 들었지만 나는 그냥 자신의 인생 중 단편적인 부분과 그 안에 담긴 경험들을 보여준 책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세상의 가식과 속물들에게 질린 홀든의 모습은 특히 인상적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저 당시의 홀든의 나이가 16세인걸 생각하고 읽는다면 비관적인 부분이 사춘기 남학생의 약간의 허세로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면에서는 홀든이 그만큼 나이에 맞지 않게 성숙하기 때문이라고도 생각했다 그런 홀든이 책에서 가장 자신의 나이다웠던 부분은 자신의 룸메이트인 스트라드레이터가 데이트 하는 여자가 홀든의 옛 썸녀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이다 제인 갤러허의 이야기를 하면서 스트라드레이터는 듣고 있지도 않지만 신나하는 모습을 보며 저런 모습도 있는 사람이었구나 생각을 했다

이 책을 읽은 다른 독자들은 어떻게 느꼈는지 모르겠지만 가장 진지하게 읽었던 부분들의 대부분은 홀든이 속물이거나 가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비판하는 부분이었다 홀든의 설명에서 나타난 유형의 사람들은 나도 살면서 한번쯤 느껴본 적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나는 그럴 때면 그것 또한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이겠지 하며 불합리한 일들도 혼자 합리화하며 나의 생각과 의견을 묻었다 그렇기 때문에 한 문장 한 문장이 통쾌한 홀든의 말은 내 가슴이 다 뻥 뚫렸다

그리고 내가 가장 인상 깊게 읽었던 이야기는 그가 매우 사랑하는 여동생 피비와의 이야기이다 홀든은 사랑스러운 여동생을 보기 위해 부모님 몰래 여동생에 방에 들어가 피비를 깨운다 그런 피비는 몰래 온 오빠를 보며 퇴학 당했냐며 그가 기껏 감춘 사실을 알아차린다 그 후에 오빠는 하고 싶은 것이 뭐냐며 묻는데 홀든은 절벽이 있는 호밀밭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이 떨어질 것 같은 순간에 갑자기 나타나 구해주고 사라지는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다라고 말한다 이 책을 읽기 전 본 몇 개의 후기 중 호밀밭의 의미를 순수한 아이들의 세계라고 해석한 것을 보았다 그렇다면 홀든이 구해주고 싶었던 것은 아이들이 아니라 힘든 현실로 떨어져 순수함을 잃고 어른이 되어 치일 아이들이 자신들의 순수함을 유지하게 구해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또한 그러고 싶었을 것이라고 나는 어림짐작한다

이 책을 읽는 동안에 지루했던 부분들도 있었지만 왜 이 책이 유명하고 명작이라 불리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우선 읽는 내내 홀든의 위태로운 감정선과 솔직하고 꾸밈없는 문체가 좋았다 어떤 책들은 온갖 미사여구를 덧붙여 억지스러운 화려한 문장을 만들어내지만 이 책의 경우 16세 아이의 관점에서 담백한 문장들이 읽는 데 부담이 없었다 그리고 여동생을 회전목마에 태워주고 행복해하는 홀든의 모습에 책을 읽으면서 자주 볼 수 없었던 홀든의 순수한 부분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꼭 추천해 주고 싶은 도서이다

그런 놈은 어렸을 때만 쥐새끼 같은 게 아니라 평생 쥐새끼 같은 인간으로 남는 법이다.

누구에게든 아무 말도 하지 말아라. 말을 하게 되면 모든 사람들이 그리워지기 시작하니까

그건 그렇다치고, 나는 늘 넓은 호밀밭에서 꼬마들이 재미있게 놀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곤 했어. 어린애들만 수천 명이있을 뿐 주위에 어른이라고는 나밖에 없는 거야. 그리고 난 아득한 절벽 옆에 서 있어. 내가 할 일은 아이들이 절벽으로 떨어질 것 같으면, 재빨리 붙잡아 주는 거야.

[마이리뷰]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 제8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ㅣ 문학동네 청소년 39
이꽃님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2월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라는 책은 진로 독서시간에 고등 추천 도서 목록을 보다가 제목에 끌려서 흥미를 갖게 되어 선택하였습니다 그리고 표지도 최근 본 책 중 가장 맘에 들어서 더 궁금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주인공 은유가 재혼을 앞두고 다정해진 아빠에게 반감을 느끼며 1년 뒤 자신에게 돌아올 편지를 쓰면서 시작됩니다 그런데 그 편지가 34년을 거슬러서 1982년에 살고있는 동명이인 은유가 받게되고 현대의 은유가 쓴 신조어가 섞인 편지를 보고 간첩이냐는 의심과 함께 답장을 합니다 서로 누군가의 장난이라고 생각하지만 동전과 지폐 등으로 인증하려고 하면서 둘의 관계가 서로의 고민을 털어놓는 베스트 프렌드로 넘어가게 됩니다 하지만 과거의 은유와 현대의 은유의 시간 흐름은 차이가 컸습니다 편지를 주고받을 때마다 달라지는 나이 때문에 편지들에서 호칭도 너,언니,이모로 점점 바뀌게 됩니다 처음에는 이 부분에서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책을 읽으면서 결말을 보고 싶다는 호기심을 자극해서 더 열심히 읽게 됐습니다 그리고 다 봤을 때는 과거의 은유의 정체를 알게되었는데 어느정도 예상한 것처럼 그녀는 은유의 엄마였습니다
은유의 엄마는 은유를 가졌을 때 암이 생기면서 치료를 하면 은유를 잃게 되고 은유를 낳으면 치료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신을 희생하는 선택을 했는데 그렇게 죽게 되면서 남긴 편지들을 ‘느리게 가는 우체통’에 보낸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이 책의 내용 중 핵심인 시간 왜곡을 별로 즐기지 않아서 읽다가 도중에 포기할까 생각했지만 챕터마다 나오는 편지들을 읽고 싶어서 계속해서 읽었는데 이 책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책을 보면서 운 게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은유 엄마의 희생과 미처 보내지 못한편지에서 문장 하나하나가 너무 슬펐고 갈수록 글씨가 희미해져서 잘 읽을 수가 없다는 은유의 말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알게 된 은유에게 감정이입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핵심 소재인 편지가 전하는 감동과 여운이 너무 좋아서 다음에 또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중한 사람들을 다시 생각하게 되는 이 책을 읽어보지 않은 친구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습니다

나는 네 곁으로 갈게.
네가 뭔가를 잘하면 바람이 돼서 네 머리를 쓰다듬고,
네가 속상한 날에는 눈물이 되어 얼굴을 어루만져 줄게.
슬프거나 기쁘거나 언제나 늘 네 곁에 있어 줄게.
이 편지가 그랬던 것 처럼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