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과학
엘리안 스트로스베르 지음, 김승윤 옮김 / 을유문화사 / 2002년 5월
평점 :
절판


인간 창조력의 두 큰 줄기인 예술과 과학이
인류 역사를 통해 어떠한 관계 맺음을 하고
어떻게 서로에게 영향을 주면서 발전해 왔는지를
함축적으로 정리해놓은 책이라는 소개글을 보고 읽게 되었다 ..

저자는 천문학과 함께 발전한 건축의 역사에서 시작하여 ..
기하학과 수학이 장식무늬의 토대를 형성하고, 현대의 프랙탈 이미지로 이어지고 ..
직조기를 개량하는 과정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의 개념이 나오고 ..
유리 공예에서 출발한 기술이 광섬유로 이어지고 ..
원근법과 해부학적 지식이 회화에 적용되고 ..
광학과 색채 이론의 발달에 따라 인상주의 예술이 나타나는 이야기들을 포함하여 ..
글씨와 삽화에서 사진, 영화, TV, 컴퓨터로 이어지는 커뮤니케이션 미디어의 역사까지  ..
수 많은 예술분야와 과학의 접점을 살펴본다 ..

흥미로운 내용이 많이 담겨있기는 하지만
'이야기'가 없고 다소 교과서 같은 느낌을 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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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 피카소 - 현대를 만든 두 천재
아서 밀러 지음, 정영목 옮김 / 작가정신 / 2002년 10월
평점 :
품절


굉장히 독특한 책이다 ..
이 책은 20세기를 연 두 천재 아인슈타인과 피카소라는 인물에 관한 이야기이자 ..
'특수 상대성 이론'과 '아비뇽의 아가씨들'이라는 작품에 관한 이야기이고 ..
창조성에 대한 탐구서라고 할 수 있다 ..

저자는 '특수 상대성 이론'과 '아비뇽의 아가씨들'이
과학과 예술을 20세기로 진입시킨 작업이라고 평가하고 그 기원을 탐색한다 ..

우선 저자는 두 작품이 탄생하기 이전 피카소와 아인슈타인의 사상의 형성기를 살펴본다 ..
그들이 받은 교육, 그들이 살았고 돌파하려 했던 사회적, 과학적, 지적인 환경 ..
친한 여자 친구나 애인, 긴밀한 친구 집단 등과 함께 젊은 남자로서의 삶을 다룬다 ..

이어서 저자는 두 작품이 창조되는 바로 그 시기와 두 작품 자체에 대해 깊이 파고든다 ..
두 사람의 작업 습관, 문화 취향, 개인 생활 ..
그들의 창조적인 노력에 자극을 주었던 긴장 등을 살펴본다 ..

저자에 따르면 피카소의 그림과 아인슈타인의 이론은
당시 해일처럼 유럽을 휩쓴 극적인 변화에 대응하여 두 인물이 제시한 답변이었으며 ..
서로 유사한 세계 해석이라는 것이다 ..
아인슈타인의 시간 동시성은 피카소의 공간 동시성에 상응하는 것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

1895년 엑스레이의 발견, 1896년 방사능의 발견, 1897년 전자의 발견은 ..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 ..
인간의 지각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깨닫게 했다 ..
전화, 전신, 영화, 자동차, 비행선, 비행기와 같은 테크놀로지의 혁신은
모든 사람의 시간과 공간 경험을 바꾸어 버렸다 ..

공간과 시간이라는 실체들이
우리가 지금까지 직관적으로 지각했던 것과는 다르다는 것이 분명해지던 역사적 순간에
이 실체들을 어떻게 재현할 것인가라는 문제에 맞서 ..

피카소는 인상주의와 같은 기존의 예술 형식들을 거부하면서,
원시적인 예술 개념을 정교화하고 이어 기하학의 새로운 관념들이 갖고 있는
핵심적 역할을 깨달음으로써 문제를 해결해 나갔고 ..

아인슈타인은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가로막고 있던 실험실 자료를 넘어서는
사고 실험이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

두 사람 모두 기존의 고전적 사고를 초월하여,
겉모습을 넘어서는 자연을 재현하려 했다 ..
이 과정에서 푸앵카레의 저작이 두 사람의 공통 분모 역할을 했다고 말한다 ..

마지막으로 저자는 두 사람의 사생활, 일, 창조성이라는 면에서의 유사성을 통해
예술과 과학에 나타나는 창조성의 본질을 탐구한다 ..

저자는 창조성이 발현되는 과정을
의식적 사고, 무의식적 사고, 깨달음, 증명이라는 사이클을 통해 설명하는데 ..
윌리엄 더건이 '제7의 감각, 전략적 직관'에서 제시한 혜안의 작동방식에서도
비슷한 과정을 볼 수 있다 ..

우리는 보통 과학자인 아인슈타인은 논리적, 수학적 지성이 뛰어나고
예술가인 피카소는 공간적 지성이 뛰어날 것이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
역으로 아인슈타인은 공간적 사고에 크게 의존한 과학자였으며,
피카소는 논리적, 수학적 사고가 핵심 역할을 했던 화가였다는 점 역시 흥미롭다 ..

피카소는 '그가 본 것이 아니라 그가 생각한 것'을 그렸다.
그는 그의 그림을 연구로 보았으며 그의 스케치 안에서 논리를 찾았다고 저자는 표현한다 ..

'아비뇽의 아가씨들'에 대한 많은 해석들이 있지만
대부분 미술사의 연장에서 살펴볼 뿐
과학과 수학, 테크놀로지의 역할에 대해서는 거의 이야기하지 않는다 ..
이 책은 그런 만큼 독특한 내용을 담고 있다 ..

이 책은 과학과 미술 모두에 정통한 지식이 없이는 쓸 수 없는 서적이다 ..
이 책을 쓰기 위해 오랜 시간 무수히 많은 자료들을 수집하고 연구했을
저자의 헌신과 노력이 존경스럽다 ..
아인슈타인과 피카소의 천재성 만큼이나
이런 책을 쓸 수 있는 저자의 역량이 부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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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무영 교수의 물리학 강의 - 해학과 재치가 어루러진 생생한 과학이야기
최무영 지음 / 책갈피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최근 들어 한국인 학자들의 좋은 책이 꽤 많이 눈에 띄는데 ..
이 책도 최근에 발견한 뛰어난 책 중 하나다 ..

개인적으로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
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나로서는 ..
가장 읽기 어려운 분야가 바로 물리학 서적들이다 ..

이 책은 자연과학을 전공하지 않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저자가 대학에서 강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책이라고 하는데
바로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

깊이 있게 정독하지 않아서 책을 다 읽고 나서도
명확하게 그 개념이 머리 속에 그려지지 않는 것들이 있지만
물리를 시작하는 서적으로 가장 좋은 입문서라고 생각한다 ..

저자는 물질의 구성요소와 요소들간의 상호작용, 고전역학, 상대성이론, 양자역학 ..
거시적 관점과 통계역학, 엔트로피와 정보, 카오스, 우주, 복잡계, 생명에 이르기까지
물리학의 전체적인 모습을 재치있고 흥미롭게 설명해주고 있으며 ..

아울러 물리학 이외에도 저자의 교육철학, 과학철학에 관한 생각들과
과학을 통해 현대사회와 우리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드는 내용들이 함께 담겨있어 ..
꼭 물리학 지식이 아니더라도 얻을 것이 참 많은 책이다 ..

저자는 말한다 ..
"교양이 없어도 '생물학적' 삶을 살아가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그러나 인간과 사회, 그리고 자연에 대한 적절한 수준의 이해가 없이는
현대인과 현대사회를 이해할 수 없고 주체적 삶을 만들어 갈 수 없습니다"
내가 어렴풋이 느끼고 있던 것을 명확히 표현해준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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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다의 엄지
스티븐 제이굴드 지음, 김동광 옮김 / 세종(세종서적) / 199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진화론 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의 초기 저작이다 ..
굴드는 미국 자연사 박물관이 발간하는 Natural History Magazine에
27년 동안 단 한번도 거르지 않고 에세이를 연재했다고 한다 ..
'This View of Life'라는 제목으로 매월 연재되었는데 ..
이 에세이들이 묶여 여러 권의 책으로 출간되었다 ..

판다의 엄지는
최근 국내에 번역된 다윈이후(Ever Since Darwin: Reflections on Natural History)에 이은
그의 두번째 에세이집이다 ..

진화는 긴 안정 상태 이후 갑작스레 도약한다는 단속평형론과
진화는 계획되거나 특정 목표를 갖지 않으며 ..
진화는 진보가 아니라는 굴드의 주장은 특히 유명한데 ..
이 책은 이러한 굴드의 대표적인 주장들과 함께
이후 수 십년에 걸쳐 출간되는 그의 저작들에 담겨질 모든 주제들을 대부분 담고 있다 ..

굴드는 리처드 도킨스와의 논쟁으로도 굉장히 유명한데 ..
도킨스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이기적 유전자'에 대한
저자의 흥미로운 비판 역시 하나의 에세이로 담겨있다 ..

책의 제목이기도 한 판다의 엄지는
진화론의 증거가 역사 속에서 드러나는 불완전성에 들어 있다는 역설을 보여주기 위해
저자가 내세우는 하나의 사례이다 ..

일반적으로 최고의 설계에 해당하는 실례들 ..
예를 들어 나비가 말라 죽은 나뭇잎으로 위장하는 것과 같은 멋진 사례가
진화의 증거로 제시되는데 저자는 역설적으로 ..
현명한 신이라면 결코 택하지 않았을 경로이지만
역사에 속박되어 어쩔 수 없이 진행되었던 자연의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보다 더 명확한 진화의 증가라는 것을 보여준다 ..

판다의 엄지손가락은 해부학적으로는 실제 손가락이 아니고 ..
요골종자골이라는 뼈가 손가락을 대신하도록 기능이 바뀐 것이라고 한다 ..
판다의 진짜 엄지손가락은 이미 다른 역할에 할당되어 있어
별도의 기능을 갖기에는 지나치게 특수화된 상태여서
물건을 붙잡을 수 있도록 서로 마주 볼 수 있는 손가락으로 변화하는 것이 불가능했고 ..
따라서 판다는 손에 있는 다른 부분을 활용해야만 했다는 것이다 ..

자연은 뛰어난 땜장이기는 하지만 성스러운 숙련공은 아니라는 것 ..
하지만 이처럼 제한된 원료를 가지고
이렇게 다양하고 적절한 설계의 세계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진화라는 것이 오히려 더 경이롭다는 것을 굴드는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

나는 그 동안 진화론에 관한 서적을 읽으면서
굴드의 주장에 직관적으로 마음이 끌렸는데 이 책을 통해 그 이유를 깨달았다 ..
바로 내가 진화론과 함께 가장 좋아하는 복잡계 이론이
그의 사상의 밑바탕에 깔려 있었던 것 ..
굴드가 자주 언급하지 않아서 모르고 있었는데
이 책에 실린 에세이들을 읽다 보면 여기저기서 복잡계 이론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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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탄생 - 캄브리아기 폭발의 수수께끼를 풀다 오파비니아 2
앤드루 파커 지음, 오숙은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진화론과 고생물학에서 언급되는 주요 사건으로 '캄브리아기 폭발'이 있다 ..
캄브리아기의 경계인 5억 4,300만 년 전의 시간대를 넘으면서
이전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다양한 생물종들이 폭발적으로 진화했다는 가설인데 ..

1909년 캐나다 서남부의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에서 발굴된 '버제스 혈암'이
이 가설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화석 증거로 제시된다 ..
버제스 혈암의 해석을 둘러싸고 벌어진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스티븐 J. 굴드의 '생명, 그 경이로움에 대하여(Wonderful Life)'라는 책이 자세히 다룬다 ..

굴드는 단속평형론을 주장하는 진화론자인데 ..
단속평형론이란 진화가 점진적으로 일어나기 보다는
매우 긴 안정 상태를 거치다 갑작스레 도약하는 식으로 진행된다는 이론이다 ..
바로 캄브리아기 폭발처럼 ..

단속평형론은 진화론 분야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으로
진화론의 대가라고 할 수 있는 리처드 도킨스에 의해 맹공격당하는 부분이다 ..
도킨스는 '눈먼시계공'이란 책에서 한 장을 할애하여 단속평형론을 강력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
도킨스와 굴드의 논쟁은 장대익의 '다윈의 식탁' 이란 책에 매우 잘 정리되어 있다 ..

이처럼 캄브리아기 폭발은 진화론에서 논란의 중심에 있는 사건이라 할 수 있는데 ..
캄브리아기 폭발의 수수께끼를 매우 새롭게 해석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

저자는 캄브리아기 폭발에 대한 과거의 해석들이
캄브리아기 폭발과 선캄브리아 시대의 사건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
동물의 내부설계와 외부형태를 구분해서 살펴보면 ..
모든 동물문의 내부설계는 캄브리아기 이전에 이미 완성되어 있었다는 것이
캄브리아기 폭발의 수수께기를 푸는 첫번째 열쇠라고 제안한다 ..

뚜렷한 내부설계와 겉모습을 함께 지닌 해면, 해파리, 빗해파리를 제외한 ..
나머지 35개 문의 동물들은 35가지의 서로 다른 내부체계를 이미 지녔음에도
겉모습은 모두 부드러운 신체형태를 지닌 벌레처럼 생겼었다는 것 ..

이를 저자는 '모두가 벌레' 시나리오라고 부르는데
내부설계의 다양성이 수억, 수천만년 동안
그 벌레 같은 몸뚱이들 속에 감추어져 있었다는 얘기다 ..

따라서 캄브리아기 폭발은 정확히 말하자면,
엇비슷한 모양으로 이미 존재하던 모든 동물문들이
갑자기 딱딱한 외피 즉, 특징적이고 복잡한 겉모습을 갖게 된 사건으로 재규정된다 ..

그렇다면 캄브리아기 전에는 저마다 특색있는 표현형이 없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
수수께기를 푸는 두번째 열쇠로 저자가 제시하는 설명은 '빛 스위치' 이론 ..

캄브리아기 벽두에 빛이라는 강력한 자극이 증가하였고
빛에 적응한 결과로서 시각이 출현하게 되었다는 것 ..
그리고 동물이 눈(eye)을 최초로 갖게 되면서 시각에 대한 적응이 시작되어
생명 세계의 법칙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폭발적인 진화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

이 책은 저자의 빛 스위치이론을 뒷받침하기 위한 갖가지 증거들을 탐구한 내용이다 ..
저자는 화석들로부터 수 많은 증거들을 찾아내고 ..
빛과 색, 현생 동물들의 색 발생체계에 대해 탐구하고 ..
눈과 포식자의 관계에 대한 흥미진진한 내용을 살펴본다 ..

책을 읽다 보면 '캄브리아기 폭발'이라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마치 탐정이 된 듯이 사소한 단서들 하나하나를 찾아내고
이를 꿰어 맞춰 퍼즐을 완성해 나가는 저자의 상상력과 글 솜씨에 감탄하게 된다 ..

저자의 설명은 굴드와 도킨스를 적절히 화해시키는 것처럼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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