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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44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김인환 옮김 / 민음사 / 2007년 4월
평점 :
영화 포스터는 익숙했는데 책 표지에도 그 영화 포스터가 쓰였네. 그냥 책 사고 싶어서 yes24 뒤지다가 어디 커뮤니티에선가 문체가 특이하다나 뭐라나 하는 추천글을 봤던 기억이 있어서 주문했어. 그 영화 원작이 소설인 것도 몰랐고 문학전집에 들어갈 정도의 작품인지도 몰랐어. 어쨌든 보고 난 후의 평은. 이거 뭔데?
프랑스 식민지 인도차이나 1930-1950년대 배경에서 각박하게 살아하는 한 가족의 막내딸이 화자이자 주인공이야. 나이는 15살 전후에서 다뤄지고. 딱 롤리타 나이구나. 아들에게 유독 집착이 심하고 딸을 본인과 동일시(불순한 느낌인데 뭐라고 해야할지..)하는 엄마. 그 안에서 되게 덤덤하게 본인의 매력과 힘을 쓰며 취할 것 취하는 여자의 이야기인데. 고등학생의 나이에 저런 감정과 시선을 갖고 있다는 것도 믿기지 않고 백만장자 중국인과의 우울한 밀애도 불편하고. 줄거리와 주인공에 대한 호감 다 떠나서 무선 문체가 너무 싫어. 그런 것, 어떤 것, 이러한, 저러한, 아마도, 아직, 이런 단어들로 문장을 이루고 감정을 알아내라는 듯 말장난을 하는 느낌에 아 정말 싫던데. 이 작가 분명히 매력 없었을거야. 혼자 자아도취해서 내가 이렇게 복잡 미묘한 사람인데 내 감정 이해 못하겠지 닝겐들아? 이런 스타일일 것 같아. 말도 섞기 싫어.
어린 아이의 성행위는 전혀 거부감 들지 않아. 뭐 소아도 아니고 어른테를 갖추어 갈 즘의 나이에 연애도 할 수 있는 나이니. 롤리타에서 아버지와 잠을자도 그냥 소설이고 본인들의 인생이려니 했는데. 아 이건 어린 창녀잖아. 잘 모르고 어쩌다보니 이렇게 된 창녀가 아니고 남 시선 생각 않고, 감정 동요도 없이, 취할 것 취하고, 묘한 합리화까지 들어가있는. 아 그냥 스스로를 특별하고 조숙하다고 착각하는 어린 창녀 이야기야. 중국인 남자와 서로 울고 아끼고 어루만지고 하는 장면들이 되게 많은데. 아니 전혀 조금도 공감이나 이해가 안돼. 왜 우는지도 모르겠고. 절절한 사랑인지도 모르겠고. 아예 쾌락만 뽑지 갑자기 왜 울고 가슴아프고 하냐. 아 작가 중2병 같은데.
이거 좋아하는 사람이 엄청 많을거야. 그러니까 영화로도 나왔겠지. 평도 꽤 좋던데. 아마 내가 진짜 읽어내야할 걸 캐치하지 못했다고 할 수도 있을거고 무식한 소리하고 있네 라고 할 수도 있겠지. 근데 독서는 취향이지만 이건 태도의 문제야. 진짜 확신해. 어디 글쓰는 사람이 문장을 저따위로 성의없이 몽롱한 상태에서 끼적끼적 일기쓰듯 써.
진짜 읽기 싫은거 너무 얇아서 꾸역꾸역 읽어냈네.
다음 책은 `인간실격` 마저 읽어야하는데 너무 아까워서 읽기가 싫다. 90p까지 읽은 상태인데 처음부터 다시 읽고 싶기도 하고.
뭐 좋은 책 없나? 호들갑 떨게 좋은 책. 두꺼워도 내용 알차고 흥미진진하고. `오스카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 딱 이런 과 읽고 싶어.
발췌 (`연인` 특유의 모호하고 불성실하며 너도 나도 모를 감정을 다룬 부분들, 비웃게 만드는 자만한 어투를 옮기고자 굳이)
첫 순간부터 그녀는 그 어떤 것, 다시 말해 그가 그녀의 마음대로 움직이리라는 것을 안다. 그러니 만약에 기회가 생기면 다른 일들도 그녀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질 것임을 안다.
엘렌 라고넬, 내가 알고 있는 이러한 사실들을 정작 그녀 자신은 알지 못한다. 열입곱 살이나 되었는데도 여전히 알지 못한다. 내가 알고 있는 이 사실들을 그녀는 아마 영원히 알지 못할 것이다.
사실 그것은 그 자신도 아직 잘 이해랑 수 없는 사랑이었다. 그는 그 사랑을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가 없었다. 어쩌면 그는 그들이 지금껏 단 한 번도 서로 대화를 나누어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것인지도 모른다. 그들이 나눈 말이라고는 밤마다 침실에서 신음 소리를 내며 서로의 이름을 부른 것밖에는 없었으니까. 그렇다 나는 그가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믿고 있고, 그는 자신이 미처 몰랐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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