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58
프란츠 카프카 지음, 김현성 옮김 / 문예출판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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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전자책으로 완독. 전자책이 의외로 편한 건 사실인데 종이 넘김 없는 독서는 뭔가 허전하고 아쉽다.

영문도 모른 채 눈 떠보니 소송 중심의 피고인이 된 K의 심판 이야기. 무죄를 무죄라 입증하려 해도 죄목도 몰라 쓸데없이 변호인을 고용하고 이곳저곳 조언을 받는데 이 어리둥절한 상황에서 어리둥절해하는 사람은 오직 K뿐인. 나만 빼고 다 병신? 하는 상황이 시간이 지날수록 나만 병신이야?로 변하는 나랑 K의 혼돈의 500여 페이지.

명확한 전개에서 주인공(과 나) 혼자만 땅에 발이 닿지 않는 듯 꿈같이 불편하게 붕 떠있는 기분으로 읽었다. 영 찝찝하고 내가 맞게 읽고 있는 건가 더부룩했다. 그 기분으로 펼친 작품 해설의 첫 문장이 날 개운하게 만들어줬다.

카프카는 독자에게 책읽기의 즐거움이 아닌 괴로움을 안겨준다.

그래 나만 그런게 아니었어. 카프카가 다른거야!!

이렇게 끝내겠다.

발췌
자살은 무의미한 짓이어서 설령 자살을 생각했더라도 그 무의미함 때문에 실행할 수 없을 것이다.

그 방은 조그만 통풍창을 통해서만 햇빛이 겨우 들어오는데 창문이 너무 높이 달려 있기 때문에 밖을 내다보려면 우선 동료 하나를 찾아서 그 사람의 등을 디디고 올라서야 한다. 게다가 창밖에 얼굴을 내밀었다 가는 바로 눈앞에 있는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가 코로 들어오고, 얼굴이 새까맣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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