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학 수업 - 우리가 다시 삶을 사랑할 수 있을까
에리카 하야사키 지음, 이은주 옮김 / 청림출판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연인을 읽고 나니 책을 사 읽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진거야. 그래서 2년 째 다니고 있는 회사 근처의 도서관을 이제야 검색하게 되었고 역삼도서관이랑 도곡도서관이 비슷한 거리에 있더라고. 도곡이 더 가까운 기분이라 도곡으로 우선 갔는데 역 반대 방향이어서 조금 더 걸려서 역삼도서관이 나을 것 같아. 이번에 빌린 두 권 반납하고 역삼으로 가야지. 책 두 권 중 하나는 사려고 읽었다가 한나생일이라 바로 선물로 줘버린 김영하님의 살인자의 기억법(이걸 생일 선물이라고 줬다. 빨간 표지에 빨간 립스틱에)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이왕이면 읽고 싶던 책을 빌리고 싶었으나 영 누렇고 영 낡아서 만지고 싶지 않더라고 대부분. 그래서 새로 들어온 책이 정리되어 있는 곳에서 그나마 읽고 싶은 책을 고른게 `죽음학 수업:우리가 다시 삶을 사랑할 수 있을까`야.

3년을 기다려야 들을 수 있는 킨 대학교 죽음학 수업. 노마 교수의 죽음학 수업을 4년간 참여한 작가 에리카가 옮긴 논픽션 기록.

너무 극단적인 죽음의 사례들만 나와서 오히려 와닿지 않았다. 다행히 삶은 가치로운 것이니 힘내요. 따위는 아니었는데 에피소드라고 해야하나 사건이라고 해야하나. 그 나열들이 논픽션임에도 불구 나와 내 주변엔 있기 힘든 이야기들(총기난사. 칼부림. 마약. 자살)이라 굳이 열심히 읽고 싶지 않았다. 내가 왜 알아야해 남의 사건을?(빈지노 born hater가사가 갑자기 떠오르네. 내가 너랑 왜 해야해 음악 얘길) 그래서 앞부분 20%정도 성실히 읽고 나머지는 돈 세듯 사사삭 읽다 흥미로운 단어 나오면 읽고 또 사사삭 넘기다 멈추고 했어.

발췌와 코멘트

부인해봐야 소용없다. 삶은 고통과 잔인함으로 가득 차 있다. 종종 죽은 사람이 더 잘 된 거라는 결론이 날 만도 하다.
-이건 노마가 하고자 하는 말이 아닌데 현실적으로 들어오는 글은 이것 뿐.

작문숙제: 유령이 되기
두 달 동안 유령으로 지내라. 말하지 말 것. 전화고 받지 말고 대화도 나누지 말 것. 듣기만 하고, 주의만 기울이면서 지낼 것. 그 경험에 대해 써라.
-행복한 사람도 미칠 것 같은데? 가능함? 괴짜되기 십상일 듯.

불행한 소녀들의 호스피스 시설의 칙칙한 분위기를 서녀들이 원하는 인테리어로 바꾸어주는 봉사활동 `be the change`가 진행되는 동안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에서 작업 기간 소녀들이 머물 호텔 방을 제공했다고 한다.
-우리 나라 기업도 작은 실천을 하면 좋으련만. 이런 거 너무 따뜻해.

수업 중 토론: 장의사에게 지시하는 사항
나는 매장/화장 되기를 원한다. 나는 수의/외출복을 입고 묻히기를 원한다. 등등
-다섯 가지 질문을 보며 새삼 느꼈다. 아 나는 사후 세계를 믿지 않는구나. 나 어차피 눈 감는 순간부터 기억도 존재도 혼도 없을텐데 그냥 남들이 내 시체 보지 않게만 잘 묻든 화장하든 해주면 될 것 같은데. 장례식은 남은 자를 위한 것 아닌가. 그들의 죄책감을 덜어주고 그들이 나를 추억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수업 중 토론: 사람에게 죽을 권리가 있다고 믿는가?
-당연하지. 날 땐 마음대로 안됐지만 갈 때는 마음대로. 그렇지만 살아가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굳게 믿는다. 나름의 재미와 의미가 있을거야.

작문숙제: 버킷리스트 살 날이 1년 밖에 남지 않았다면
-평소 하던대로 가족들과 이야기 많이하고 맛있는 것 많이 먹고 책 읽고 좋은 경치 보는 정도. 그 이상의 특별한 경험들을 마지막 1년 안에 한다면 죽기 싫어져서 우울해지기만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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