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믿고 추락하던 밤
시리 허스트베트 지음, 김선형 옮김 / 뮤진트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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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아무 정보 없이 새 책이길래 빌렸다. 푹플을 검색하니 폴 오스터의 와이프라는 코멘트가 굉장히 많이 보였다. 이 여자 스트레스 좀 받겠는데? 하며 동정을 했는데 나 역시도 그 부분을 언급하고 있구나. 위로하자면 나는 폴 오스터 작 좋은지 모르겠고 이 여자 책은 재밌게 읽었다. 작품 수도 상당한 것 같던데. 파이팅!

미스테리로 시작해서 로맨스로 흐르다 스릴러로 끝나는 느낌이다.

전반적으로 참 아슬아슬하고 불안정하나 그것 또한 매력적이다. 퇴폐미 병신미 병약미 같은 싫은데 좋은 그런 매력의 소설이었다. 줄거리랄 건 없고 한 불안한 청춘의 손내밀어주고 싶은 삶이다.

한번도 가난을 체험해보지 않았는데 진짜 가난의 슬픔은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막연히 좋은 거 못 갖고 먹고싶은 거 못먹는 거 말고.

재밌었다. 추천!

발췌

본질적으로 중요합니다. 온전한 인간의 발성은 지나치게 개성이 강해 그 자체의 역사가 더욱 뚜렷하게 도드라지거든요. 전 익명성을 추구하고 있어요. 그래야 사물의 순수성이 막힘없이 새어나와 벌거벗은 정체를 드러내거든요. 속삭임은 특징이 없어요.

이름은 모든걸 다 어울리게 하고 아무것도 떠올리지 못하게 하는 힘이 있지요.

그 달 중순, 어느 날 나는 밤에 집으로 돌아와 생쥐 한 마리가 마카로니 봉지에 침투해 깨알만한 똥들을 내 저녁식사에다 잔뜩 싸 놓고 간 모습을 보았다. 마카로니를 수도꼭지 밑에 놓고 씻으면서 나는 울기 시작했다. 식사를 하는 내내 울었고 씻고 마지막 접시를 치울 때까지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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