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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리포트 - 대한민국 초기 방역 88일의 기록 ㅣ 코로나 팬데믹 시리즈 1
허윤정 지음 / 동아시아 / 2020년 7월
평점 :
코로나로 한국은 물론 전세계가 한참 시끌시끌했다.많은 뉴스가 계속 쏟아졌지만 오히려 뉴스가 많이 나와서 그런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뒤죽박죽이다.특히 코로나 초기에는 여러 추측과 음모론 때문에 더 시끄러웠다.코로나와 관련된 단편적인 기사가 아니라 종합적인 기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이 그런 역할을 맡았다.저자는 보건의료 분야의 전문가로서 교수, 공공기관 연구소장은 물론 정치인으로까지 활동했다.정부의 방역에 대해서 가까이에서 관찰하고 또 조언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그렇기 때문에 이 책의 신뢰도와 활용가치가 더 높다.
국회에서 지켜본 정부의 방역은 의학은 물론 외교, 행정, 정치의 복합체다.의사들은 의학적 관점에서 처방을 내리고 조치를 요구하지만 그 처방을 이행하는 일에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또 정부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의 비판과 의문에 답변하는 것도 민주주의 국가의 의무겠지만 쏟아지는 지적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면 그만큼 방역이 굼떠질 수 밖에 없다.다른 나라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고민이 생긴다.다 틀어막으면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국제적인 규범과 인권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또한 국가경제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사회적 활동을 무작정 억제하면 그만큼 경제적 활력이 떨어지고 당장 생계가 어려워지는 사람마저 생긴다.
이런 복합적인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방역 담당자들이다.방역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은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복잡한 사회현실 속에서 어떻게 하면 현실적으로 최선의 대응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한다.책에서는 초기의 대응과 고민을 위주로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 전파력이 강한 바이러스에 우리 사회가 어떻게 대응했는지 그리고 앞으로는 어떤 대응을 해야 하는지 자세하게 나와있다.코로나로 인해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위축되고 고립이 확대되는 문제가 생기는데 더 넓게는 국제관계마저 바꿔버린다.세계화라는 단어를 무색하게 만들고 우리 모두를 각자의 둥지 안에 틀어박혀서 지내게 만든다.인간 사이의 교류 자체를 축소시킨다는 차원에서 사회적 악성 바이러스다.코로나 이후의 세상에 대해서 더 많이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방역에 부족한 면이 있었지만 그걸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충분한 기록과 진지한 검토가 필요하다.이 책은 정부가 코로나에 대해 어떤 고민과 대처를 했는지 그리고 우리사회가 코로나로 겪는 고통을 줄이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에게 좋은 답을 제공해준다.감염병으로 생긴 불안을 극복하고 세계의 주목을 받은 한국의 모습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전염병 대응은 장기전이 될 수 있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책을 읽고 공부해야 할 필요가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