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의 마야 Maya in Tokyo K-픽션 27
장류진 지음, 채선이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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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지구 위의 사람들은 국민 국가라는 단위 아래에서 살아간다.무능하거나 부패해서 국가가 유명무실화 되어버린 경우도 있지만 적어도 명목적으로는 그렇다.그러다보니 우리는 국적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을 해석하고 정의한다.또 지금은 비록 문제가 있다고 그래서 덜 쓰이지만 한민족이라는 표현을 들으면 알 수 있듯이 우리는 한국을 하나의 민족국가로 인식하기도 한다.민족을 기준으로 다른 사람을 평가하기도 한다.문제는 이런 평가가 들어맞지 않는 경우다.이 책은 그중에서도 재일동포에 대한 이야기다.


재일동포들은 한국인이면서 일본인이고, 한민족이면서 일본 민족이다.외모로는 잘 구분되지 않지만 언어를 들으면 알 수 있다.그러나 언어로만 모든 것을 구분할 수는 없고 문화와 정서의 측면에서 재일동포는 한국과 일본이 여전히 섞여있다.교포들은 국적이나 거주지에 따르면 한국인이 아니지만, 그들은 분명 한국에 특별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이 책에서 등장하는 재일동포 경구는 상스러우면서도 우수꽝스러운 한국어 구사로 한국에 가까워졌지만 대다수의 한국 학생들과 처지가 다르다는 게 알려지면서 그리고 일본으로 돌아가면서 사이가 멀어졌다.대다수 한국인들에게는 그저 유학 온 일본인에 불과하겠지만 그의 특수성을 알아본 준경에게는 달랐다.준경은 재일동포 경구 형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한국인 혹은 일본인으로 단정지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되었다.


다른 사람을 쉽사리 정의하고 평가하는 일은 폭력적일 수도 있다.여러 배경을 가지고 다른 사람의 정체성을 결정지으려 들지만 결국 그 정체성은 본인만이 정할 수 있고 본인만이 바꿀 수 있다.한 재일동포를 통해서 작가는 재일동포의 삶, 재일동포를 바라보는 한국사회의 분위기, 사람의 정체성에 대해서까지 이야기한다.한국 역사와 특수하게 얽혀있는 재일동포들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태도가 우리 사회의 성숙도를 이야기해준다.단편소설을 통해서 이방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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