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었지만 감상후기를 못쓰고 지나가는 책이 어디 한둘일까마는, 송곳은 쓰고 싶었다. 그 무렵 공포의 외인구단도 같이 봤는데 그때 그 만화는 이현세가 어쩌고 엄지가 어쩌고 옛날 생각나네 하면서 행설쉬설은 했던 것 같다.
갑자기 <송곳> 얘기를 하는 이유는, 지금 읽고 있는 책 때문이다. 장정일의 최근 인터뷰집인데, 여기에 최규석이 나온다. 이제 막 읽기 시작했고 최규석의 순번(?)은 9번째다. 순서대로 읽을 필요없는 책이라 최규석부터 읽기로 한다. 근데 송곳 얘기가 없다! 이런.ㅜㅜ
43인의 인터뷰어 모두 쟁쟁한 사람들이고 장정일의 글발이 기본적으로 워낙 시크하니, 기대되는 지점이 분명 있다. 만난 사람들이 모두 다른데, 인물들 각각의 분야와 캐릭터, 인터뷰 당시의 상황이나 환경 등등이 모두 제각각이었을 텐데, 과연 장정일은 어떤 수작으로(?) 편집의 묘수를 부렸을까. 자신의 주체할 수 없는 개성도 챙겨야하고 인터뷰어들과의 합의된(?) 방향성도 드러내야 하는, 그 모든 의도를 어떤 방식으로 도모했을까. 얼핏 느낀 바로는, 지독히도 장정일스럽게 한 것 같다. 아, 정말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