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날고 싶다
김종일 지음 / 어문학사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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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책을 읽으면서 울어 보았습니다. 그것도 청소년들을 위해 쓰여진 책을 읽다가 울다니 신기하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 어머니의 재혼과 더불어 시작된 고모네 집에서의 힘겨운 생활, 그리고 가출. 70년대 경에 가출한 청소년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았을 터, 구두닦이 생활은 그나마 해 볼 만한 일이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그래도 거친 형들 밑에서 쥐어박히며 살아가는 것은 종수에게도 힘든일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던 터에 우연히 만나게 된 혜련이 누나는 종수에게 누나이자 어머니와 같은 존재가 되어 주었습니다. 종수를 위해 검정고시 학원에 다닐 기회도 마련해 주고, 마치 친누나와 같이 종수를 위해 이런 저런 신경을 써 주던 혜련이 누나의 죽음으로 이 소설은 끝이 나게 되는데, 그 죽음에 이르기까지 혜련이 누나가 주변 사람들에게 끼친 영향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거친 구두닦이 형들의 마음에 숨겨져 있던 따뜻한 면모를 끌어내었던 것도, 또 구두닦이 형들 중의 왕초인 독사 형으로 하여금 그 거친 세계를 떠날 마음을 갖게 해 주었던 것도 바로 혜련이 누나였습니다.

솔직히 저로서는 이 소설의 주인공이 종수가 아닌 혜련이 누나라고 생각되었을 정도로, 혜련이 누나가 이 소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컸습니다. 종수를 위해, 그리고 자신과 같이 몸파는 일을 하며 억울한 일을 당해도 하소연 할 곳이 없었던 누나들을 위해 끝없이 헌신하던 혜련이 누나의 모습 속에서, 그리고 사람들에게 무시당하는 일을 하면서도 나름대로의 자존감을 지키고자 노력하였던 그 모슥 속에서 과연 세상에 이런 삶도 가능한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두가 안타까워 하던 혜련이 누나의 죽음을 보며 내 삶의 마지막에도 주변 사람들로부터 그와 같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누나의 장례를 치르고 돌아가는 종수에게 전해진 누나의 편지와 통장은 종수를 향한 누나의 진실된 사랑을 드러내 주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종수와 같은 또래의 동생을 잃어버린 과거라도 있는 것인지, 어째서 친동생도 아닌 종수에게 그와 같이 헌신하였던 것인지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힘든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끼리 서로를 그렇게 사랑하고 의지하며 지낼 수 있다면 힘겨운 이 세상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종수의 나이를 열 여섯살로 설정해 놓았던 점은 이 소설의 내용 속으로 몰입해 들어가는 데에 약간의 방해가 되었습니다. 열 여섯살의 나이면 중학교 3학년 정도 되는 나이이고, 그 정도 나이에 그와 같은 순수함을 유지하고 있는 남자애가 어디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그 정도 나이라면 더 힘든 일을 시키지 겨우 찍새(구두닦이 무리에서 손님들의 신발을 모아 오는 일을 하던 사람) 일 정도 밖에 안 시켰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의 시대 상황에 대해 저 역시 그렇게 깊이 알 수 없었기에 아예 틀렸다 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제목에 대해서도 살짝 아쉬움이 느껴지는데, 왜냐하면 이 소설에서 언제나 주도적인 위치에 서 있는 것은 혜련이 누나이기 때문입니다. 종수는 결코 스스로 '나는 날고 싶다' 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혜련이 누나가 '너는 날아야 한다'라고 했기에, 종수도 '그렇다면 나도 날아 볼까'라고 생각하고 따랐을 뿐입니다. '작가의 말'을 읽다 보면 저자가 자신의 소설을 청소년 소설이라는 틀에 맞추기 위해 이런 저런 해설을 덧붙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약간은 억지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자신이 쓴 이 소설이 가지고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를 스스로도 모르고 있거나, 아니면 일부러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인공은 종수가 맞지만, 그러나 혜련이 누나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모성애와 같은 따뜻한 느낌이 이 소설을 참으로 의미있게 만들어 주고 있지 않는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혜련이 누나의 모습을 보면서 참 천사같은 여자다 라는 생각을 했고, 그 누나의 죽음을 확인한 병실에서 종수가 참을 수 없는 슬픔에 사로잡혀 오열하기 시작했을 때, 제 눈에서도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마음이 아프면서도 참 따뜻하게 느껴졌던 소설이었습니다. 이런 소설이 그리웠는데 참 잘 만났다 하는 생각에 잠시나마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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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비비어의 은혜
존 비비어 지음, 윤종석 옮김 / 두란노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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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에 김용의 선교사님의 강의를 통해 복음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던 적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복음은 구원받지 못한 사람들이 들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러나 복음은 '이미 구원받은 사람들도 계속해서 들어야 할 것'이라는 깨달음이었습니다. 선교사님은 성경의 말씀을 근거로 그것이 온전한 진리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이번에 읽은 존 비비어 목사님의 은혜라는 책 역시 그와 비슷한 진리를 말씀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은혜를 그저 받을 자격이 없는 자에게 하나님께서 거저 주시는 선물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러나 은혜는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은혜는 그저 구원을 주시는 근거로서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은혜는 우리로 하여금 죄를 이기게 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이며, 또한 우리의 사역에서 커다란 열매를 맺게 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이라는 것입니다. 저자는 이러한 사실을 그저 자신의 경험에 근거해서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성경의 말씀에 근거를 두고 설명해 가고 있는데, 참으로 감격스러운 깨달음들을 수없이 얻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저는 '은혜는 죄를 이기게 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이라는 이 말씀을 예전에도 들어 본 적이 있었습니다. 오래 전에 뉴질랜드에서 DTS를 받을 때, 마크 파커라는 강사분을 통해서 이에 관한 말씀을 들었었고, 마음으로 깊이 동의했었던 기억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동의가 삶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습니다. 훈련을 받고 있는 동안에는 그나마 그러한 깨달음에 따라 살아가고자 애썼지만, 훈련이 끝나고 나서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그 중요한 진리는 제 마음 속에서 점점 잊혀져 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시금 예전의 연약한 모습으로 돌아가 죄와의 싸움에서 계속해서 패배하고 넘어지는 삶을 이어오고 있었습니다. 때로는 승리의 기쁨을 누리기도 했지만, 그러나 많은 영역에서 여전히 실패하고 있는 제 모습에 실망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다시금 사단과의 싸움에서, 그리고 육신의 정욕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비결을 다시금 기억하게 된 것은 그야말로 하나님의 은혜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참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달란트의 비유와 므나의 비유가 어떻게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저자의 설명은 제가 이미 알고 있던 지식을 더 풍성하게 해 주었습니다. 므나는 삶의 제반 상황이나 여건에서 우리 각자를 똑같이 갖추어 주신 것을 의미하고, 달란트는 특별한 사명이나 소임의 영역에서 사람마다 다르게 갖추어 주신 것을 의미한다는 저자의 설명은 제가 정리해 놓았던 것보다 더 명쾌하고 정확한 설명이었습니다. 

또 은혜와 자비의 차이가 무엇이며, 왜 그것을 구분해서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한 저자의 설명은 참으로 탁월한 것이었으며, 이 책을 통해 새롭게 깨닫게 된 진리였습니다. 저자는 은혜와 자비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은혜는 절대로 받지 못할 것(구원, 용서)를 받는 것이고, 자비는 마땅히 받을 것(형벌, 심판)을 받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저자는 성경의 저자들이 은헤와 자비를 구분해서 언급하고 있음을 성경 말씀을 통해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저는 제가 하나님께 무엇을 구해야 하며 어떻게 그 둘을 구분해서 구해야 하는가에 대해 깨닫게 되었습니다.

또 저자는 은혜가 허비될 수 있음에 대해 말씀하고 있는 성경의 말씀과, 오직 믿음을 통해 은혜에 협력해야 함을 말씀하고 있는 성경의 말씀을 통해, 어떻게 은혜를 은혜되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믿음을 통해서만 은혜를 얻을 수 있고, 은혜를 얻어야만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일을 감당할 수 있음을 특별히 강조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믿음이라는 송수관을 통해 공급된 은혜가 얼마나 많은 열매를 맺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그림을 통한 설명은 저로 하여금 믿음의 중요성에 다시 한 번 눈뜨게 해 주었습니다. 

저자가 자신의 연약함에 대해 오픈해 놓은 것을 보면서는 한편으로는 충격을, 한편으로는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가 젊었을 때에 포르노에 중독되어 있었다가 벗어나게 된 간증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사역자로서 참 털어놓기 힘든 이야기였을텐데, 그는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자, 그리고 은혜의 능력을 드러내고자 그것을 이 책에서 간증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자의 그러한 간증을 통해 저는 다시 한 번 '하나님의 은혜가 끊어낼 수 없는 죄와 중독의 사슬은 없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저자가 수년 전에 미국에서 로키산맥 근바에서 일어난 무서운 산불(헤이먼 화재 사건)이 저자가 이끄는 단체의 사무실로 번져오고 있을 때, 믿음의 기도와 선포를 통해 산불의 진행방향을 바꾸고 또 비를 내리게 하였는가에 대해 기록한 내용을 볼 때에는 마음이 뛰고 제 안에서 믿음이 크게 일어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과거에 제가 믿음이 흔들려 실패했던 기억을 떠올리게 해 주었고, 다시는 그와 같은 실패를 하지 말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해 주었습니다.

무엇보다 저자가 이 책 전체를 통해 강조하고 있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 세상 사람들을 넘어서는 탁월한 삶에 대한 강렬한 열망이 이 책을 읽는 동안 제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솔직히 저는 저자가 계속해서 사용하고 있는 비범하다는 표현보다는 탁월하다는 표현이 더 마음에 들었기에, 저자의 표현을 제가 선호하는 표현으로 바꾸어 읽었습니다. 바로 하나님께서 부어주시는 은혜가 그러한 탁월한 삶의 비결이라는 사실이 저를 흥분시켰습니다. 더 큰 믿음과 소망이 제 마음 속에 찾아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자의 주장 가운데에서는 제 마음을 살짝 불편하게 만드는 것도 없지 않았습니다. 

특히 맨 첫 장에서 언급한 하나님께서 우리를 자신보다 낫게 하신다는 내용은 심히 불편한 내용이었습니다 . 저자가 여러 가지 성경말씀을 들어 이 말의 의미를 설명하려 했지만, 그러나 제게는 설득력있게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내용으로 인해 이 책에 대해 안 좋은 첫인상을 가지게 될까봐 염려되었습니다.

또, 하나님은 우리의 필요에 반응하지 않으시고, 우리의 믿음에만 반응하신다는 내용은 저자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 저로서는 필요와 믿음, 두 가지 모두가 함께 있어야만 한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지나치게 믿음의 중요성으로 기운 저자의 주장이 불편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왜 저자가 그렇게 설명했는지는 이해할 수는 있었습니다. 저자는 오늘날의 믿음없는 신앙인들의 모습이 너무나 안타까웠던 것입니다.

영, 혼, 육과 마음의 관계에 대한 저자의 설명은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었지만, 이분설을 주장하는 장로교단에 속한 저로서는 쉽게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삼분설을 주장하는 분들이 일반적으로 혼과 마음을 동일한 것으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혼과 마음을 구분하고 있는 저자의 설명은 상당히 새로운 것으로서 많은 연구가 필요한 내용이라 생각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들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이 세상을 정말 힘있게, 그리고 탁월하게 살아 보고자 하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반드시 읽어 보아야 할 책입니다. 너무나 중요한 진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알지 못하고 있었거나 잊고 있었던 은혜에 관한 진리를 이 책은 매우 설득력 있게 소개해 주고 있습니다. 저로서는 올 해 들어 세 번째로 만나게 된 별 여섯개가 아깝지 않은 정말 탁월한 책이었습니다.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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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uring 2011-10-21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존 비비어'를 검색하다가
리뷰 쓰신 걸 보고 댓글 남깁니다.

내년 1월에 존 비비어 목사님과 리사 비비어 사모님께서
한국에 오시거든요~
책을 통해 이미 경험하셨겠지만
정말 강력한 시간이 될거라 믿어 소식 알려드리려구요^^

www.어웨이크2012.com
으로 가시면 더 자세한 정보 얻으실 수 있습니당^^
 
살아있는 신 (DVD 포함 고급박스 세트) - 방황하는 영혼을 위한 희망의 카운터컬처
티머시 켈러 지음, 권기대 옮김 / 베가북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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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나는 수준높고 유익한 변증서였습니다. 읽어가는 내내 저자의 박식함과 논리정연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고, 그 내용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특히 저자가 불신자들이 기독교의 하나님에 대해 오해하고 있거나 불만을 가지고 있는 부분들을 정확히 짚어 내면서, 왜 그러한 오해와 불만이 오히려 기독교의 하나님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증거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설명할 때에, 그 탁월한 논리성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고, 또 깊은 공감을 느꼈습니다.

저자는 불신자들 앞에 하나님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증거를 들이밀며 논쟁하려 하기보다는 기독교의 하나님이 안 계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사실은 그 하나님의 존재를 이미 인정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근거를 찾아서 보여줌으로써 무의미한 논쟁을 효과적으로 종식시키려 애쓰고 있습니다. 또 불신자들이 기독교라고 잘못 알고 있는 종교와 성경이 말하고 있는 진정한 기독교를 구분해 줌으로써, 진정한 기독교가 세상에, 그리고 그들의 삶에 어떠한 유익과 어떠한 결과를 가져다 줄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저자의 신학적 배경이 미국의 위대한 신학자 조나단 에드워즈의 신학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은 이 책의 신뢰도를 더해 줍니다. 또한 매 챕터마다 C.S.루이스를 인용함으로써 불신자들과의 접촉점을 찾으려 했던 것은 매우 지혜로운 시도였다고 생각됩니다.

책을 덮으면서 기독교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지성인들에게 커다란 도전이 될만한 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기독교의 하나님을 부정하던 분들이 이 책을 통해 도킨스를 비롯한 많은 세계적인 지성들의 주장들이 얼마나 비논리적인지를 알게 된다면, 이전에 가지고 있던 기독교에 대한 오해가 많이 풀려지리라 생각됩니다.

아쉬운 점은 책을 번역하신 분이 기독교에 익숙하지 않은 분이라서 그런지 기독교인들이 보기에 편안하지 않은 번역들이 가끔 눈에 뜨인다는 것입니다.

우선 신이라는 단어와 하나님이라는 단어가 혼용되고 있다는 부분이 그렇습니다.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저자와 같이 개신교에 속한 분들)은 하나님을 신이라고 호칭하는 데에 일종의 거부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기독교인들이 그 호칭을 읽을 때마다 불편하게 느낄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기독교인이 아닌 분들에게는 오히려 그런 접근이 더 편안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두번째는 한국에 이미오래전에 번역되어 널리 알려진 도서들의 서명을 자기 나름대로 다시 번역해서 붙여 놓았다는 점입니다. C.S.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홍성사)'라는 책을 '한낱 기독교'라는 얼토당토 않은 이름으로 번역했다던가, 또 본 회퍼의 '나를 따르라(대한기독교서회)'라는 책을 '사도의 대가'라는 이름으로 번역한 것은 번역자로서 조금 성의없는 태도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포털사이트에서 영어원서명으로 검색해 보면 금방 대중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기존의 번역서들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번역의 미숙함이나 가끔씩 발견되는 오자와 탈자들은 이 책의 탁월함으로 충분히 덮고도 남습니다. 그리고 위에서 지적한 내용 외에는 읽어가는데 어려움을 주는 내용은 없었다고 생각됩니다.

한 번 읽기에는 아쉬움이 있는 책입니다.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 상당한 집중력이 필요했던 만큼, 머리속에 숙지하고 실제 현장에서 다른 분들에게 이 책에서 배운 내용을 소개할 수 있으려면, 몇 번은 더 읽어야 할 것 같습니다. 별 다섯개에 별 여섯개를 주어도 아깝지 않을 책입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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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왈드 챔버스의 기도 오스왈드 챔버스 시리즈 8
오스왈드 챔버스 지음, 스데반 황 옮김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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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오스왈드 챔버스의 책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기도에 관한 책을 읽어 보았지만, 이처럼 깊은 묵상에서 나온 글은 거의 만나본 적이 없습니다.

저자는 깊은 묵상에서 나온 기도에 대한 성경의 진리들을 매우 의미심장한 논조로 우리에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기도가 하나님으로부터 무엇인가를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알기 위한 수단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한 통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도를 통해 하나님 아버지의 성품을 알게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저자의 말을 통해 우리는 기도의 초점이 어디에 맞추어져 있어야 하는가를 깨닫게 됩니다.

또 저자는 하나님의 작정과 하나님의 허용하시는 뜻에 차이가 있음을 소개하면서, 하나님의 작정은 하나님의 성품을 드러내고, 하나님이 허용하시는 뜻은 하나님께서 그것을 허락하신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당하고 있는 고통스러운 환경이 언젠가 끝나게 되는 것은 하나님의 작정이지만, 그러나 하나님의 허용하시는 뜻은 그 모든 것들을 우리가 겪도록 허락하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것을 겪는 가운데에서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작정, 곧 구원과 회복에 이르게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결국 기도라는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작정하신 놀라운 구원에 접근하는 소중한 통로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저자의 말은 기도가 우리의 소원 성취가 아닌 하나님의 작정이라는 위대한 목표로 나아가는 통로라는 사실을 가르쳐 줍니다.

또 저자는 우리가 기도할 때에 외적인 상황이 바뀌기 보다 우리 자신이 달라지게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마치 사람이 사랑에 빠질 때와 같은 변화가 기도할 때에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기도에 대한 저자의 설명 가운데 가장 독특하고도 특별했던 것은 기도가 쉽다는 것이었습니다. 저자가 기도가 쉽다고 말하는 이유는 바로 어린아이라도 기도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특별한 공로 없이도 기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신 것은 고통의 몸부림을 치며 기도하라는 것이 아니라, 나와 함께 깨어 있으라는 것이었음을 저자는 힘주어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말하기를, 노력하고 분투해야 하는 부분은 기도가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의 게으름과의 싸움이라고 하였습니다. 기도의 본질은 우리가 치러야 하는 대가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가 기도할 수 있도록 친히 치르신 대가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저자의 설명을 들으며 제 자신이 지금까지 기도에 대해 생각해 왔던 어떤 틀이 깨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기도는 힘들고, 기도는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러나 기도라는 것이 단지 주님과 함께 깨어 있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면, 그러한 부담은 잘못된 것일 수밖에 없다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또 저자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도를 드릴 필요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기도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성령이 우리 안에 계신 증표는 가득찬 느낌이 아니라 비어 있는 느낌이며, 이를 통해 기도의 필요성을 느끼게 될 때, 그것이 성령께서 그 어려운 상황들 가운데 계시다는 증거가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만일 우리가 기도의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면, 이것은 성령께서 우리를 만족시키셨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그러므로 기도의 필요를 느낀다는 것은 그 필요가 우리의 삶을 예수 그리스도와 친밀하게 유지시켜 주기 때문에 위대한 축복이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저자의 지적을 보면서, 이러한 축복을 받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제 마음 속에 가득하게 차오르는 것을 느꼈습니다. 굳이 문제가 없더라도 기도하고픈 마음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 성령님께서 역사하시는 증거라면, 이러한 증거를 더욱 풍성히 소유하고 싶다는 마음에 마음이 뛰었습니다.

또 저자는 우리를 향해 거룩을 위한 대가를 치를 준비가 되어 있느냐고 도전합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말하기를 하나님에 대한 관심을 최대한으로 높이는 것이며, 내 안에 하나님께 속하지 않은 모든 것을 희생하는 것이 바로 거룩을 위한 대가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거룩을 위한 대가를 치를 준비가 되어 있느냐는 저자의 말에 저는 그렇다 라고 단호하게 대답할 수 없었습니다. 아직까지도 제 안에 내어 쫓지 못한 욕망이 있음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는 영역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자의 도전으로 말미암아 제가 포기해야 할 것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고, 그것들을 주님 앞에서 속히 해결해야 하겠다는 결심을 마음에 새길 수 있었습니다.

이 책에는 제가 기록한 이 내용들 외에도 깊은 깨달음을 주는 기도에 관한 묵상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160여 쪽 밖에 되지 않는 얇은 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진도가 빨리 나가지 않았습니다.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고, 그 때마다 앞으로 다시 되돌아가 무슨 의미인지 다시 확인해 가며 읽어야 했습니다. 번역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내용의 깊이가 이전에 읽었던 기도에 대한 책들보다 많이 깊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두 세 차례 더 읽어 보아야 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제 기도에 대한 이해가 더 깊고 넓어졌음을 깨닫습니다. 이런 귀한 은혜를 얻었음에 하나님께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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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완성 히브리어 정복 - 쉽고 재미있게 히브리어를 배울 수 있도록 돕는 길라잡이
김창대 지음 / 브니엘출판사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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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원(신학대학원의 줄임말)을 졸업한지 벌써 12년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히브리어와 헬라어를 손에서 놓은지도 12년이 지났습니다. 헬라어는 동계강좌라고 해서 입학식 전의 한달 반 정도의 기간동안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배웠고, 히브리어는 학기 중에 2학기 정도를 배웠습니다. 그런데 배우고 나서 조금 더 배우려고 하니 도저히 배울 수 있는 환경이 되질 못했습니다. 시력이 고도근시라 왠만큼 떨어져 앉으면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데, 한 교실에 300명 가까이를 몰아넣고 칠판에 글씨를 깨알같이 적어가며 수업을 하니, 그렇지 않아도 희안하게 생긴 글씨가 아예 보이지가 않아서 수강신청을 철회하고, 그 때 이후로 원어를 손에서 내려 놓았습니다.

원래 언어라는 것이 하루도 쉬지 않고 꾸준히 보아야 하는 것인데, 그 때 이후로 원어를 손에 잡아 본 일이 없다 보니 기억조차 가물가물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히브리어의 경우에는 와인그린 히브리어라는 교재을 가지고 공부했었는데, 이 책이 마치 학원 강의용 교재와 같은 스타일로 만들어져 있어서 자습서 없이는 공부하기 어려운 데다가, 가독성도 많이 떨어지는 바람에 혼자서 공부하기가 많이 어려웠습니다. 그걸 다시 붙잡고 공부하려니 엄두가 나지 않았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회자라는 입장에서 적어도 주석을 볼 때 간간히 나오는 원어 정도는 한글발음표기 없이도 읽어주어야 하는데, 이제는 알파벳까지도 잊어버릴 지경이 되었는지라, 어떻게든 다시 좀 배워보아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던 차였습니다.

그런데 브니엘 출판사에서 나온 이 책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너무나 반가웠습니다. 책 크기도 시원스럽게 큰 데다가 가독성도 뛰어나고, 히브리어 알파벳부터 하나 하나씩 배워나갈 수 있고, 또 알파벳 쓰는 순서까지 소개되어 있어서 처음 접하는 분들도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을만한 교재였습니다. 

아무래도 흔하게 접하기 어려운 언어다 보니 제목 그대로 25일만에 정복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꾸준하게 공부한다면, 기본적인 내용들은 충분히 숙지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와인그린 히브리어를 성문 기본 영어에 비한다면, 이 책은 맨투맨 기본 영어에 비견할 수 있을 만큼 자세하고 친절한 설명이 덧붙여져 있어 별도의 자습서가 필요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책 뒤에는 각 장에 나오는 단어들을 정리해 놓은 단어장이 있어서 복사해 가지고 다니면서 암기하기에도 좋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히브리어를 처음 접해 보는 일반 성도들에게 이 책을 가지고 혼자서 공부해 보라고 하기에는 조금 무리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 공부해 본 적이 있는 저로서도 예전에 내가 이걸 배웠던가 싶을 정도로 생소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고, 또 그 내용들을 이해하고 숙지하는 데에 많은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혹시라도 저자의 동영상 강의 DVD가 함께 준비되어 판매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 강의가 병행된다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책의 뒷 부분에 마련된 단어장은 정말 반가운 존재였습니다만, 그 단어장과는 별도로 매 페이지마다 나오는 단어를, 그 페이지 밑에서 곧바로 설명해 주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굳이 단어장을 복사해서 옆에 두고 보아가며 공부하지 않아도 되고, 또 뒷장을 계속 들추어 보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교회 사역으로 바쁘다 보니 공부할 시간 내기가 쉽지 않아 진도는 잘 나가지 않지만, 그래도 충분히 만족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처럼 신대원 졸업하고 원어를 손에서 놓고 지내다가 다시 공부하려는 목회자들에게는 정말로 안성맞춤인 교재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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