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살아있는 신 (DVD 포함 고급박스 세트) - 방황하는 영혼을 위한 희망의 카운터컬처
티머시 켈러 지음, 권기대 옮김 / 베가북스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랜만에 만나는 수준높고 유익한 변증서였습니다. 읽어가는 내내 저자의 박식함과 논리정연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고, 그 내용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특히 저자가 불신자들이 기독교의 하나님에 대해 오해하고 있거나 불만을 가지고 있는 부분들을 정확히 짚어 내면서, 왜 그러한 오해와 불만이 오히려 기독교의 하나님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증거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설명할 때에, 그 탁월한 논리성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고, 또 깊은 공감을 느꼈습니다.
저자는 불신자들 앞에 하나님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증거를 들이밀며 논쟁하려 하기보다는 기독교의 하나님이 안 계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사실은 그 하나님의 존재를 이미 인정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근거를 찾아서 보여줌으로써 무의미한 논쟁을 효과적으로 종식시키려 애쓰고 있습니다. 또 불신자들이 기독교라고 잘못 알고 있는 종교와 성경이 말하고 있는 진정한 기독교를 구분해 줌으로써, 진정한 기독교가 세상에, 그리고 그들의 삶에 어떠한 유익과 어떠한 결과를 가져다 줄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저자의 신학적 배경이 미국의 위대한 신학자 조나단 에드워즈의 신학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은 이 책의 신뢰도를 더해 줍니다. 또한 매 챕터마다 C.S.루이스를 인용함으로써 불신자들과의 접촉점을 찾으려 했던 것은 매우 지혜로운 시도였다고 생각됩니다.
책을 덮으면서 기독교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지성인들에게 커다란 도전이 될만한 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기독교의 하나님을 부정하던 분들이 이 책을 통해 도킨스를 비롯한 많은 세계적인 지성들의 주장들이 얼마나 비논리적인지를 알게 된다면, 이전에 가지고 있던 기독교에 대한 오해가 많이 풀려지리라 생각됩니다.
아쉬운 점은 책을 번역하신 분이 기독교에 익숙하지 않은 분이라서 그런지 기독교인들이 보기에 편안하지 않은 번역들이 가끔 눈에 뜨인다는 것입니다.
우선 신이라는 단어와 하나님이라는 단어가 혼용되고 있다는 부분이 그렇습니다.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저자와 같이 개신교에 속한 분들)은 하나님을 신이라고 호칭하는 데에 일종의 거부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기독교인들이 그 호칭을 읽을 때마다 불편하게 느낄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기독교인이 아닌 분들에게는 오히려 그런 접근이 더 편안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두번째는 한국에 이미오래전에 번역되어 널리 알려진 도서들의 서명을 자기 나름대로 다시 번역해서 붙여 놓았다는 점입니다. C.S.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홍성사)'라는 책을 '한낱 기독교'라는 얼토당토 않은 이름으로 번역했다던가, 또 본 회퍼의 '나를 따르라(대한기독교서회)'라는 책을 '사도의 대가'라는 이름으로 번역한 것은 번역자로서 조금 성의없는 태도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포털사이트에서 영어원서명으로 검색해 보면 금방 대중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기존의 번역서들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번역의 미숙함이나 가끔씩 발견되는 오자와 탈자들은 이 책의 탁월함으로 충분히 덮고도 남습니다. 그리고 위에서 지적한 내용 외에는 읽어가는데 어려움을 주는 내용은 없었다고 생각됩니다.
한 번 읽기에는 아쉬움이 있는 책입니다.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 상당한 집중력이 필요했던 만큼, 머리속에 숙지하고 실제 현장에서 다른 분들에게 이 책에서 배운 내용을 소개할 수 있으려면, 몇 번은 더 읽어야 할 것 같습니다. 별 다섯개에 별 여섯개를 주어도 아깝지 않을 책입니다.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