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고양이 요루바 1 : 약속 만화로 읽는 철학통조림 1
김용규 지음, 소공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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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처음 이 책을 보았을 때에는 무슨 책을 이렇게 만들었나 싶었습니다. 빨간색 바탕에 검은 먹선으로 그려 놓은 듯한 표지가 이상하게 느껴졌습니다. 겉장을 넘겨 속의 내용을 살펴보았을 때에도 그 이상한 느낌은 마찬가지였습니다. 겉표지에 그려진 그림과 전혀 차이 없는 검은 선으로 대충 대충 그려진 듯한 그림이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런데 막상 내용을 읽어가면서, 이거 참 재밌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용을 다 읽을 때까지도 그림체는 여전히 불편하고 친숙해지지 않았지만, 책의 내용만큼은 정말로 좋았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약속은 왜 지켜야 하는지, 그리고 약속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특별한 경우는 언제인지를 심각하게 고민해 볼 수 있었습니다. 종교를 가진 사람으로서, 종교적인 규범에 의해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 왔던 것을 넘어, 종교라는 배경없이 그저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약속을 지켜야 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그리고 그것은 이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도 그것은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림체를 보면서 약간은 성의 없게 그린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이에 대한 생각 역시 책을 읽어가면서 바뀌었습니다. 책의 내용 중간에 동물들이 부르는 노래의 악보가 몇 개가 실려 있었는데, 대충 대충 그려 놓은 악보가 아니라 정말로 노래로 부르는 것이 가능하도록 그려진 악보였습니다. 그 악보를 보면서 아, 이게 성의없이 그려진 그림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또 중간 중간에 소개되어 있는 철학자들이나 그들의 저서, 또는 그들이 살던 시대에 대한 소개글 역시 상당히 유익한 정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제가 먼저 읽어 보고 아이들이 지나다니며 볼 수 있도록 마루에 놓아 두었더니 초등학교 5학년 딸이 가장 먼저 읽어보고는 정말 재미있다고 하더군요. 또 2편은 없느냐고 물어오더라구요. 역시 한 번 손에 잡고 제대로 읽어 보기만 하면 누구라도 재미있다고, 또 유익하다고 할 만한 책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고, 2권이 나오면 꼭 구입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지간해서는 딱딱하고 재미없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철학 이야기를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 좋은 책이었습니다. 부모님들이 믿고 구입하셔도 될 만한 가치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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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모든 것을 알고 계시는 주님이 너에게 말씀하신다 2 - 가장 위대한 의사 예수는 사람들을 어떻게 고치셨는가
캠벨 몰간 지음, 이용복 옮김 / 규장(규장문화사)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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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간만에 마음에 드는 설교집을 만났다는 기쁨을 가지고 읽었던 책입니다. 원래 설교집을 즐겨 읽는 편이 아닌데, 그 이유는 여러 권의 설교집을 읽으면서 느꼈던 지루함 때문입니다. 특히 읽을 때마다 큰 도전을 받고 많은 깨달음을 얻고 있는 로이드 존스 목사님의 설교집에서조차도 때때로 지루함을 느껴온 저이기에, 이 설교집에서 받은 느낌은 신선하기까지 하였습니다.

  이 설교집을 읽으면서 캠벨 몰간 목사님의 설교 스타일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첫째로 성경에 기록된 사건을 다룸에 있어서 그 사건들의 배경이나, 사람들이 처해 있는 상황이나 심리적인 상태에 대해 매우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는 것이었고, 둘째로 그러한 내용을 다룸에 있어서 상식적인 수준에서의 추론을 망설임없이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덕분에 성경 본문의 내용이 생생하게 살아나는 것을 느끼는 가운데, 스피디한 전개 속도로 인해 다른 설교집들을 읽으며 경험했던 지루함을 전혀 느낄 수 없었습니다. 물론 본문에 기록된 상황 이해를 위해 추론이라는 기술을 자주 사용하다보니 성경 해석에 있어 조금은 주관적인 입장에 치우치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크게 잘못되었다고 볼만한 해석은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캠벨 몰간 목사님의 설교 스타일에 있어서 가장 탁월하게 보였던 것은 바로 본문에서 찾아낸 교훈을 개인의 삶에 정확하고도 실제적인 측면에서 적용하고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로이드 존스 목사님의 설교를 읽다 보면 깨달음을 얻게 해 주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 캠벨 몰간 목사님의 설교를 읽다 보면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이 설교집에는 무려 25명의 성경인물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사람들은 영혼의 의사이신 예수님을 개인적으로 만났던 사람들이고, 저자는 그들이 예수님과 만났던 사건이나 그들과 예수님 사이에 있었던 대화를 통해, 예수님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지닌 분이시며, 그분이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삶이나 삶의 태도는 무엇인가를 분명하게 보여 주고 있습니다.

  각 사람과 예수님의 만남이 가지는 각각의 특별한 의미를 찾아서 설명하는 저자의 솜씨는 매우 탁월하며, 우리로 하여금 우리 자신도 예수님과 그러한 만남을 가져보고 싶다는 갈망을 갖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1편을 읽지 못한 채 2권을 읽었다는 점이 무척이나 아쉽게 느껴질 정도였고, 조만간 1권을 꼭 구입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저처럼 설교집을 읽으며 여러 차례 지루함을 느껴 본 분들에게 꼭 한 번 읽어 보시라고 권해 드리고 싶은 설교집입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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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중원 1 - 조선 최초의 의사가 된 백정, 만화로 만나는 SBS드라마
이기원 지음, 유영승 그림, 스토리이펙트 구성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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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얼마 전 종영한 제중원이라는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았기에 이 책도 무척이나 재미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드라마 제중원의 내용을 아이들 시각에서 볼 수 있도록 그려놓은 책이었는데, 전개 속도가 느려 약간은 지루하게 느껴졌던 드라마의 단점을 이 책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상당히 빠른 속도로 핵심적인 내용을 짚어 가며 전개되고 있었기에, 나이 어린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도 쉽게 볼 수 있는 책이라 여겨졌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딸 아이가 먼저 보더니 빨리 2권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하였고, 중학교 1학년 아들도 재미있다고 하더군요. 드라마의 초반부를 보지 못한 체 중반부터 보기 시작하였던 터라 놓쳤던 앞부분을 이 책을 통해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책 읽기를 실어하는 아이들, 하지만 드라마는 재미있게 보는 아이들에게 이 책은 책 읽는 즐거움을 가르쳐 줄 수 있는 좋은 교재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또 이 책이라면 제중원이라는 드라마를 통해 얻을 수 있었던 귀한 교훈들을 드라마가 어려워 그 내용을 따라갈 수 없었던 어린 아이들에게도 충분히 가르쳐 줄 수 있으리라 생각되었습니다.

책의 전개 속도를 볼 때, 한 네 권에서 다섯 권 정도면 드라마에서 소개되었던 내용들을 충분히 다 소개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겨졌습니다. 한 권에 9,000원이라는 가격이 만화를 가볍게 여기는 우리의 문화에서는 조금 과하다 싶을 수도 있지만, 책 읽기를 싫어하는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에게 충분한 가치를 할 수 있을만한 책이라 여겨집니다. 연장 방송을 통해 내용을 지루하게 만들기 일쑤는 드라마처럼 내용을 부풀리기 보다는 현재의 속도를 유지해서 완결해 주신다면 더 많은 부모님들의 사랑을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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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
김인숙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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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개봉한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이라는 영화가 많은 폐인을 양산하고 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습니다. 벌써 열 번이나 본 사람도 있다더군요. 그만큼 잘 만들어진 영화라는 이야기지요. 잘 짜여진 스토리에, 한 번으로는 놓치기 쉬운 섬세한 디테일로 인해, 한 번만 봐 가지고는 그 영화의 진정한 맛을 알 수 없기 때문이라더군요.

이 책을 읽으면서도 동일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참 잘 짜여진 스토리에, 한 번 읽어 가지고는 만족할 수 없을 정도로 의미 심장한 대사들과 잘 쓰여진 문장들로 인해 한 번을 읽고 곧이어 또 한 번을 읽었습니다. 두 번째 읽은 뒤에야 처음 읽었을 때에는 이해할 수 없었던 사건의 전개라던가 등장인물들의 대사 속에 숨겨진 의미들이 하나 하나 이해되기 시작하더군요.

스토리의 역사적인 배경은 아주 단순하지만, 그러나 소설의 스토리마저 그런 단순한 동선을 그대로 따라간다면 지루함을 피할 수 없을 것이 분명했기에, 작가는 중간 중간 사건의 순서를 바꾸어 놓거나 회상 장면을 삽입함으써 그러한 단조로움을 무난하게 해결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소설을 읽으면서 이 소설이 무엇을 말하고자 함인가라는 의문이 계속해서 머리에 떠올랐습니다. 세자에 대한 안타까움을 느껴 보라는 것인지, 아니면 약소국의 설움을 느껴보라는 것인지, 도대체 무엇을 말하고자 함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분명한 교훈도 없고, 분명한 메시지도 없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저 볼모로 잡혀온,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이도 저도 선택할 수 없는 세자의 무기력한 입장만이 소설의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소설에서는 클라이막스라고 할 만한 어떤 것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뭔가 격정적으로 몰아치는 듯한 감정의 격랑을 경험할 수 없는 밋밋한 전개였다고 해야 할까요.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마음을 사로잡고 놓아주지 않는 무엇인가가 있었습니다.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그러나 분명한 무엇인가가 이 소설에는 있었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정말로 그랬을 것이다 라는 공감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정말로 세자는 그러하였을 것이다. 정말로 그 주변 사람들도 그러하였을 것이다 라는 공감이 오늘날의 나와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그쪽 세계를 관심있게 바라볼 수 있게 해 주었던 것 같습니다. 사람 사는 이야기이기에, 그리고 오늘날에도 충분히 재현될 수 있는 이야기이에 그랬던 것 같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특히 감동을 받았던 부분은 소설의 내용이나 전개의 짜임새보다도, 작가의 글(문장)에서 느껴지는 힘에서였습니다.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소설 같지 않은, 마치 시와 같이 많은 함의를 내포한 무수한 단문의 문장들 속에서 마음을 사로잡는 어떤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원에 대한 추국에 대한 묘사에서 작가는 이렇게 쓰고 있었습니다. "죄인이 모질어, 그 죄가 더욱 모질었다(217쪽)." 저자가 이 책을 쓰면서 한 문장을 고치고 또 고치기를 여러 차례 하였다고 하였는데, 어쩌면 이 문장도 그 문장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한 번 읽고 말았을 일개 소설에 지나지 않는 이 책을 다시 한 번 읽어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던 것은, 이 짧은 문장이 기원이 처한 상황을 단번에, 그리고 전체적으로 정리해 주고 있음을 느낀 다음이었습니다. 그리고 책을 다시 읽으면서 이와 같은 문장들을 계속해서 찾아낼 수 있었는데, 어떻게 이런 문장들을 만들어 낼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작가가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 이수문학상, 대상문학상과 같은 쟁쟁한 상들을 수상했던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 짤막 짤막한 문장들 속에서 느껴지는 힘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읽기 얼마 전에 추노라는 드라마가 종영되었는데, 그 드라마의 배경이 바로 이 책의 주인공인 소현 세자의 시대를 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었습니다. 그래서 혹시 이 소설이 추노의 인기를 등에 업고 가기 위해 급하게 쓰여진 것은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무려 오 년에 걸쳐 쓰여진 소설이라는 사실을 알고 그러면 그렇지 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책을 읽어 가면서 그 정도의 기간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을 정도로 참 잘 쓰여진 책이라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몇 번 더 읽어 보아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이 반지의 제왕이라던가, 해리 포터 영화를 보고 또 보는 것을 보고, 한 번 봤으면 되었지 뭘 또 계속해서 보나 싶었는데, 이 책이 제게는 그렇게 보고 또 보고 싶은 책으로 남게 될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읽은 '쓰는 동안'이라는 책에서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잘 쓴 글을 그대로 옮겨 적어 보라고 하던데, 이 책이 바로 그렇게 그대로 옮겨 볼만한 잘 쓴 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역사 소설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꼭 읽어 보시라고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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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나의 최고봉 한영합본 (양장) - 오스왈드 챔버스의 365일 묵상집 오스왈드 챔버스 시리즈 10
오스왈드 챔버스 지음, 스데반 황 옮김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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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지금까지 여러 종류의 번역본으로 '주님은 나의 최고봉'을 읽어 보았습니다. 어떤 책은 번역이 조금 어렵게 되어서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지만, 그 점이 오히려 내용을 기억하는 데에 크게 도움이 되었었고, 어떤 책은 번역이 아주 쉽게 되어서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없었지만, 오히려 내용을 가볍게 만들어 그 깊이를 느끼기에 어렵게 만들어 놓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더랬습니다.

이번에 오스왈츠 챔버스 목사님의 저서를 꾸준히 한국에 소개해 오고 계신 스데반 황 목사님의 새로운 번역으로 출간된 주님은 나의 최고봉을 읽으면서 이해하기 어렵지 않으면서도 내용의 깊이를 그대로 느낄 수 있게 잘 번역하셨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 영어 원문과 대조해 보면서 읽을 수 있도록 출간된 한영합본을 읽으면서 역자가 이 책을 번역하는 데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가 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성의있게 공들여 번역하였다는 스스로의 확신이 없었다면 아마도 한영합본으로 낼 생각은 하지 못하였으리라 생각됩니다.

사실 영어를 그렇게 잘 하지는 못하는 편인 데다가, 영어 원문을 읽으면서 느꼈던 쉽지 않은 영어라는 판단과  내용을 더 쉽게 이해하고 싶어하는 조급함과 게으른 마음 때문에, 영어 원문과 한글 번역을 꼼꼼하게 대조해 가며 읽지는 못했고, 그저 한글 번역을 중심으로 읽으면서 영어 원문을 참고하는 방식으로 읽었습니다. 그런데 굳이 영어 원문을 읽어서 확인해야 할 만큼 이해하기 어려운 번역이 없었기 때문에 영어 원문을 자주 보게 되지는 않더군요. 아마도 영어 공부를 목적으로 하는 분들이 아니라면 대체로 저와 비슷한 방식으로 읽게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처음 책을 받았을 때, 책이 정말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툼한 양장본의 책이 손에 쥐어지는데, 그 무게감 하며, 종이질 하며, 정말 고급스럽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종이에 대해 말씀드리면 성경책을 만들 때 사용하는 종이와 같이 약간은 얇으면서도 매끈한 재질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성경책만큼 얇은 정도는 아니었는데, 일반 도서와 비교하면 상당히 얇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본문의 양쪽 옆으로 여백이 있어서 읽으면서 느낀 점이나 묵상한 내용을 기록할 수 있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 여백에 마치 노트와 같이 줄이 쳐져 있었던 점도 독특하게 느껴졌는데, 그 줄이 그렇게 진하지 않고 흐릿한 것이 미색을 띠고 있는 종이와 잘 어울렸습니다. 편집이라는 면에서 볼 때 나무랄 데 하나 없는 탁월한 작품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내용에 대해서는 말할 필요조차 없지 않나 생각됩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미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책을 여러 권 번역하신 역자의 번역이기에 그 내용의 깊이를 전혀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번역이 되어 있었는 데다가, 저자의 깊은 묵상에서 우러나오는 내용으로 말미암아 참으로 평생을 곁에 두고 읽어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의 구조를 보면 매 장마다 장의 제목이 있고, 그 밑에는 성경 구절이 있으며, 또 그 밑에는 저자가 그 성경 구절을 묵상하고 깨달은 바를 기록해 놓고 있는데, 그 묵상의 깊이가 얼마나 깊은지 그 장 하나만으로 깊이있는 설교 한 편을 들은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정도입니다.

특히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자신을 돌아 보라고 도전하는 저자의 메시지를 읽다 보면 자신의 양심을 깊이 찔러 오는 하나님의 말씀의 날카로움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래서 내가 과연 거듭난 자인지, 내가 정말 온전한 신앙을 가진 자인지에 대해 돌아보고 반성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무엇보다 저자의 신실함에서 나오는 메시지의 권위가 한 장 한 장을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게 만들어 줍니다. 특히 이 번역본은 저자의 글에서 느낄 수 있는 특유의 무게감을 잘 드러내 주고 있습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유익이라면 당연히 저자의 날카로운 말씀 적용을 통해 자신의 굳어진 양심을 새롭게 하는 데에 도움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얻을 수 있는 유익은 아마도 이 책을 통해 깊이 있는 성경 묵상에 대해 배울 수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 됩니다. 성경을 어떻게 묵상해야 하는지, 어떤 관점을 가지고 성경을 이해해야 하고, 또 어떻게 자신의 신앙에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 책은 참으로 탁월한 표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을 보면서 고전은 괜히 고전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가벼운 책들을 내려 놓고 이런 고전들을 통해 신앙의 기본을 다시 다져야 할 시기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요즘들어 계속 찾아옵니다. 좋은 책입니다. 기독교인이라면 반드시 한 권 쯤은 소장해야 하고, 여러 차례 묵상하듯 읽어야 할 귀한 책입니다.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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