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은 나의 최고봉 한영합본 (양장) - 오스왈드 챔버스의 365일 묵상집 오스왈드 챔버스 시리즈 10
오스왈드 챔버스 지음, 스데반 황 옮김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지금까지 여러 종류의 번역본으로 '주님은 나의 최고봉'을 읽어 보았습니다. 어떤 책은 번역이 조금 어렵게 되어서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지만, 그 점이 오히려 내용을 기억하는 데에 크게 도움이 되었었고, 어떤 책은 번역이 아주 쉽게 되어서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없었지만, 오히려 내용을 가볍게 만들어 그 깊이를 느끼기에 어렵게 만들어 놓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더랬습니다.

이번에 오스왈츠 챔버스 목사님의 저서를 꾸준히 한국에 소개해 오고 계신 스데반 황 목사님의 새로운 번역으로 출간된 주님은 나의 최고봉을 읽으면서 이해하기 어렵지 않으면서도 내용의 깊이를 그대로 느낄 수 있게 잘 번역하셨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 영어 원문과 대조해 보면서 읽을 수 있도록 출간된 한영합본을 읽으면서 역자가 이 책을 번역하는 데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가 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성의있게 공들여 번역하였다는 스스로의 확신이 없었다면 아마도 한영합본으로 낼 생각은 하지 못하였으리라 생각됩니다.

사실 영어를 그렇게 잘 하지는 못하는 편인 데다가, 영어 원문을 읽으면서 느꼈던 쉽지 않은 영어라는 판단과  내용을 더 쉽게 이해하고 싶어하는 조급함과 게으른 마음 때문에, 영어 원문과 한글 번역을 꼼꼼하게 대조해 가며 읽지는 못했고, 그저 한글 번역을 중심으로 읽으면서 영어 원문을 참고하는 방식으로 읽었습니다. 그런데 굳이 영어 원문을 읽어서 확인해야 할 만큼 이해하기 어려운 번역이 없었기 때문에 영어 원문을 자주 보게 되지는 않더군요. 아마도 영어 공부를 목적으로 하는 분들이 아니라면 대체로 저와 비슷한 방식으로 읽게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처음 책을 받았을 때, 책이 정말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툼한 양장본의 책이 손에 쥐어지는데, 그 무게감 하며, 종이질 하며, 정말 고급스럽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종이에 대해 말씀드리면 성경책을 만들 때 사용하는 종이와 같이 약간은 얇으면서도 매끈한 재질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성경책만큼 얇은 정도는 아니었는데, 일반 도서와 비교하면 상당히 얇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본문의 양쪽 옆으로 여백이 있어서 읽으면서 느낀 점이나 묵상한 내용을 기록할 수 있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 여백에 마치 노트와 같이 줄이 쳐져 있었던 점도 독특하게 느껴졌는데, 그 줄이 그렇게 진하지 않고 흐릿한 것이 미색을 띠고 있는 종이와 잘 어울렸습니다. 편집이라는 면에서 볼 때 나무랄 데 하나 없는 탁월한 작품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내용에 대해서는 말할 필요조차 없지 않나 생각됩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미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책을 여러 권 번역하신 역자의 번역이기에 그 내용의 깊이를 전혀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번역이 되어 있었는 데다가, 저자의 깊은 묵상에서 우러나오는 내용으로 말미암아 참으로 평생을 곁에 두고 읽어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의 구조를 보면 매 장마다 장의 제목이 있고, 그 밑에는 성경 구절이 있으며, 또 그 밑에는 저자가 그 성경 구절을 묵상하고 깨달은 바를 기록해 놓고 있는데, 그 묵상의 깊이가 얼마나 깊은지 그 장 하나만으로 깊이있는 설교 한 편을 들은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정도입니다.

특히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자신을 돌아 보라고 도전하는 저자의 메시지를 읽다 보면 자신의 양심을 깊이 찔러 오는 하나님의 말씀의 날카로움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래서 내가 과연 거듭난 자인지, 내가 정말 온전한 신앙을 가진 자인지에 대해 돌아보고 반성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무엇보다 저자의 신실함에서 나오는 메시지의 권위가 한 장 한 장을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게 만들어 줍니다. 특히 이 번역본은 저자의 글에서 느낄 수 있는 특유의 무게감을 잘 드러내 주고 있습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유익이라면 당연히 저자의 날카로운 말씀 적용을 통해 자신의 굳어진 양심을 새롭게 하는 데에 도움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얻을 수 있는 유익은 아마도 이 책을 통해 깊이 있는 성경 묵상에 대해 배울 수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 됩니다. 성경을 어떻게 묵상해야 하는지, 어떤 관점을 가지고 성경을 이해해야 하고, 또 어떻게 자신의 신앙에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 책은 참으로 탁월한 표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을 보면서 고전은 괜히 고전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가벼운 책들을 내려 놓고 이런 고전들을 통해 신앙의 기본을 다시 다져야 할 시기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요즘들어 계속 찾아옵니다. 좋은 책입니다. 기독교인이라면 반드시 한 권 쯤은 소장해야 하고, 여러 차례 묵상하듯 읽어야 할 귀한 책입니다.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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