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 기도이야기 성경창작동화 4
오선화 지음, 김은혜 그림 / 강같은평화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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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선화 작가님의 책은 '기도하는 명작동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사실 작가님이 전작인 '기도하는 명작동화'는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었습니다. 다른 이유에서가 아니라, 원작 자체에 들어 있는 무서운 내용들(헨젤과 그레텔, 빨간 구두 등에 나오는)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무리 기독교적인 색깔을 입혔다고 해도 원작 자체에 대한 불편한 마음은 잘 가시지 않더군요.

그런데 이번에 나온 이 책은 그런 불편함이 없어서 좋았습니다. 작가님의 글솜씨 또한 '기도하는 명작동화'에서 느꼈던 것처럼 위트가 넘치고 톡톡 튀는 듯한 느낌이 살아 있었습니다. '야베스'에 대한 이야기에서 '카라(부르짖어 기도하다)'라는 히브리어 단어를 경상도 사투리 '~카라(가라)'와 연결지어 이야기하는 장면에서는 '빵'하고 터지기도 하였습니다. 특히 '야베스'에 대한 이야기는 18,19쪽에 그려진 뽀얀님의 삽화 때문에 더 더욱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산 위에서 기도하는 야베스의 눈에서 흐른 눈물이 산 아래쪽에 고여 산의 절반이 물에 잠겨 있는 모습의 삽화였는데, 이 삽화에 그려진 야베스의 모습이 얼마나 슬퍼 보이고, 간절해 보였는지 마음이 짠 해질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발견하지 못했지만 야베스를 하늘에서 내려다 보시는 하나님의 얼굴은 얼마나 따뜻하게 느껴졌는지요..

책 속에서 '야베스' 이야기와 '한나' 이야기를 소개해 주고 있는 기쁨이와 기쁨이 엄마도 참 재미있게 묘사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삽화에 그려진 아가씨 같아 보이는 모습에 어울리지 않게 끽끽 거리며 웃는 기쁨이 엄마의 모습은 과연 실제에서는 어떤 모습일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그 웃음 소리를 실제로 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한나' 이야기에서 기쁨이 엄마가 기쁨이를 임신했을 때 한나의 노래에 곡을 붙여 불렀다는 이야기는 믿음 좋은 가정의 따뜻한 모습을 마음에 떠올리게도 하였고, 기쁨이 엄마가 기쁨이 동생을 임신하고 기뻐하는 모습에 기쁨이가 처음에는 질투하다가 엄마가 자기를 임신했을 때 얼마나 기뻐했는지를 듣고서 엄마 뱃속의 동생에게 마음을 여는 모습은 동생을 갖게 된 맏이들의 마음을 잘 표현했다는 느낌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마지막 이야기인 '모세' 이야기는 작가님의 목소리로 직접 이끌어 가고 있었는데, 앞의 두 이야기에 비해 아이들의 삶과 접촉점이 조금은 떨어지는 듯 해서 약간 아쉬웠습니다. 아이들이 자신의 삶에 적용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이야기였다고 해야 할까요. 그리고 세 편의 이야기가 모두 끝난 다음에는 이야기에 등장했던 성경 인물들에 대한 소개가 등장하는데, 정말 꼭 필요한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겉표지는 반코팅지로 되어 있었는데 아주 질기고 튼튼해 보여서 어린이 책 표지로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어린이 성경도 필요하지만, 이렇게 짧은 내용의 성경 인물 이야기 책도 필요한데, 성경 내용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 아니라 이렇게 재창작의 과정을 거쳐 새로운 모습으로 만들어진 성경 인물 이야기는 정말 드문 스타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 견문이 짧아 잘은 모르겠지만, 어쩌면 처음으로 새롭게 시도된 것이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찌되었든 간에 마음에 쏙 드는 책이었고, 조카에게 선물해 주면 그 애 엄마가 무척이나 좋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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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사전 - 설교 준비에 도움을 주는
하용조 지음 / 두란노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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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사전이라는 이름의 책은 처음이라 무슨 내용인지 굉장히 궁금했습니다. 제가 이 책을 다 읽고 난 다음에 내린 결론은 하용조 목사님의 설교에서 다루어진, 성경의 핵심적인 주제에 관한 개념들을 잘 정리해 놓은 책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여러 설교자들의 저서 중에서 인상적인 구절들을 주제별로 분류해 정리해 놓은 '청교도 명언 사전'이라는 책이 오래 전에 소개된 바 있었지만, 이렇게 한 사람의 설교만을 전체적으로 분석해서, 그 설교들 속에서 발견되는 중심적인 개념들을 정리해 놓은 책은 아마도 이 책이 처음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의 장점에 대해 말할 때에, 무엇보다 주제에 대한 통일성이 확실하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주제별이라고는 하더라도 이 사람, 저 사람의 각각 다른 생각들을 한 자리에 모아 놓은 것보다는, 한 사람의 일관된 신학적 견해에 기초한 개념들을 순서대로 정리해 놓은 것이 더 신뢰할만하지 않은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하용조 목사님의 신학적 입장을 신뢰하는 분들에게 이 책은 상당히 의미 있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더욱이 목사님의 설교를 통해 깊은 은혜를 체험하신 분이라면, 성경이 말하고 있는 핵심 주제들을 목사님께서 어떻게 이해하고 설교하셨는지 한 눈에 살펴 볼 수 있는 이 책은 무척이나 욕심나는 책이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책을 읽으며 다양한 주제들을 접해 볼 수 있었는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성령'이라는 주제에 대해 할당된 분량이었습니다. 이 책은 '성령'이라는 주제와 관련된 내용들을 설명하는 데에 거의 70여페이지나 되는 분량을 할애하고 있었는데, 이 부분은 '하용조 목사의 성령론'이라는 이름의 별도의 소책자로 출간해도 좋을 정도로 풍성한 내용을 다루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목사님께서 성령님에 대해 얼마나 깊은 관심을 가지고 계시는지, 그리고 성령님에 대해 얼마나 많은 설교를 하셨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에 대한 주제는 20여페이지가 안 되는 짧은 분량이었는데, 이는 예수님에 대해 다룰 내용이 적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주제라서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랑'이라는 주제는 아마도 '성령' 다음으로 많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것 같았는데, 약 40여페이지 정도나 되더군요. 이를 통해 목사님의 관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서론에서 밝히고 있는 바와 같이 통독용으로, 또는 참고용으로, 그리고 묵상용으로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로서는 목차에서 관심있는 주제를 찾아 순서에 상관없이 한 주제, 한 주제 씩 숙지해 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다 읽은 주제에는 표시를 하고, 그 다음에는 아직까지 읽지 못한 주제 중 하나를 골라 읽어 가는 식으로 한 개념 한 개념씩 정리해 간다면 앞으로 설교를 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쉬움이 남았던 것은 오직 표지 뿐이었습니다. 양장본이었다면 너무 무거운 책이 되었을 것이기에 양장본을 바라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리 두껍지 않은 본 표지 위에 겉표지 하나를 띠지처럼 둘러 놓은 것은 영 불편하게 느껴졌습니다. 거치적 거린다고 해야 할까요. 차라리 그 겉표지를 아예 책에 부착해 주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다녔던 대학의 도서관에서는 이중 표지로 된 도서의 겉표지는 무조건 폐기해 버렸는데, 이런 책들은 겉표지를 벗겨 버리면 볼품도 없고 표지가 오래 가지도 않아 문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디자인도 디자인이지만, 앞으로는 사용의 편리성과 내구성도 고려해서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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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나만의 첫 책쓰기
양정훈 지음 / 판테온하우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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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지만, 책을 써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은 그리 얼마 되지 않습니다. 제가 쓴 서평의 일부 내용이 북커버에 실리고 난 후 서평 쓰는 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또 그렇게 쓰기 시작한 서평 중의 일부가 우수리뷰로 선정되기도 하고, 공모전에서 수상을 하기도 하면서 글을 쓰는 데에 점점 더 재미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와 동시에 나도 언젠가 책을 써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서평을 부지런히 쓰기 시작하면서 책 읽는 양도 많이 늘어나게 되었는데, 어떤 책은 어떻게 이런 책을 썼을까 싶을 정도로 대단한 작품이었는가 하면, 어떤 책들은 어떻게 이 정도 실력으로 책을 내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형편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형편없는 책들을 보면서 나라면 적어도 저 정도보다는 낫게 쓰겠다 라는 생각이 저로 하여금 작가를 꿈꾸게 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남들보다 그래도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 분야에 관해 책을 써 봐야지 하는 몇 가지 주제도 잡아 놓고 이래 저래 구상도 해 본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진도가 잘 나가지 않더군요. 아직까지는 쓰는 것보다 읽는 것을 더 좋아해서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사실은 책 쓰기에 관한 자극과 도전 정신이 부족해서 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러던 차에 이 책을 만났습니다. 책을 써보겠다는 마음을 먹은 이상, 이런 책도 한 번은 읽어 보아야지 않나 하는 마음에 주저없이 선택한 책이었습니다. 그리고 읽어 가면서 제가 궁금하게 여겼던 거의 모든 것들에 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사실 책을 써 본 적이 없는 이상 책 쓰기에 관한 모든 것이 궁금하기도 했지만, 사실 아는 바가 거의 없다 보니 모든 내용이 새롭고 또 소중한 정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책의 맨 앞부분을 펼쳐 목차를 찾았는데 보이지 않더군요. 알고 보니 저자가 출판관계자분들과 인터뷰한 내용을 목차보다 앞에 두었기 때문에 보이지 않았던 것이었습니다. 저자가 인터뷰한 출판관계자들은 출판사 대표, 작가, 서점 북마스터, 이렇게 다양했는데, 출판계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 궁금했던 내용들을 저자가 꼼꼼하게 질문해 주어서 얻게 된 정보로 인해 더욱 좋았습니다. 인터뷰 다음에는 프롤로그가 있었는데 책을 쓰고 싶다는 마음, 죽기 전에 책 한 권 남겨보고 싶다는 마음을 강렬하게 자극하는 내용들이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특히 저자가 책을 쓰면서부터 회사에서 경험하게 된 달라진 위상 같은 것들이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야 앞에서 그렇게 찾았던 목차가 나오더군요.

목차 다음에 위치한 몇 개의 쳅터는 프롤로그에서 시작된 '책을 써서 얻게 되는 다양한 유익들에 관한 내용'을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었는데, 읽어 가면 읽어 갈 수록 책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리고 책을 쓰지 못하는 이유와 책 쓰는 방법에 관한 내용들이 그 뒤를 잇고 있었는데, 이 중에서 책 쓰는 방법에 관한 내용들이 가장 실제적인 도움이 되었던 부분이었습니다. 저자는 책을 쓰는 첫 걸음을 출간기획서 작성으로부터 시작하고 있었는데 출간기획서야 말로 자신과 출판사 간에 서로의 필요구가 맞아떨어지는지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에, 그리고 서로 간에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피할 수 있기 때문에, 출간기획서 작성만큼 중요한 일도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출간기획서에 담아야 할 내용들을 하나 하나 세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었는데 실제적인 지침으로 삼을 수 있는 내용들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그 다음으로 다루고 있었던 것이 책 쓰는데 필요한 환경을 만드는 일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 쳅터에서 책 쓰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을 배웠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바로 책 쓰기를 위해서는 책 읽기와 읽은 내용 생각하기와 글쓰기를 꾸준하게 지속해야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책 읽기 만큼이나 생각하기와 글쓰기가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다른 분들의 좋은 글을 옮겨 써 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도 어떤 책에서 그러한 내용을 본 적이 있는데, 실제로 해 보려니 쉽게 시작하게 되지 않더군요. 그리고 다른 저자의 글을 옮겨 쓰는 것 말고 자신의 글을 계속 쓰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글을 안 써보던 사람이 갑자기 글을 잘 쓰게 되는 경우는 없다는 것입니다. 날마다 꾸준히 자신이 생각해 왔던 내용을 조금씩이라도 써 본 사람이 글을 잘 쓰게 된다는 것입니다. 맞는 이야기인데 실천하려면 왜 그렇게 어려운 일인지요.

결국 책을 쓴다는 것은 천재성이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조금씩이라도 꾸준하게 글쓰는 연습을 지금부터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모델로 삼을 만한 저자의 글을 옮겨 써 보는 일도 조만간 시작해 보려 합니다. 작심삼일이 되지만 않는다면 저도 언젠가는 제 이름으로 된 책을 쓰게 될 날이 오게 되겠지요. 이 책을 통해 앞으로 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자에게 감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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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교회되게 - 래리 크랩의
래리 크랩 지음, 윤종석 옮김 / 두란노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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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처음에는 읽으면서 조금 짜증이 났습니다. 내용이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내용 전개가 매끄럽지도 않았고, 무슨 말을 하는지 감도 잘 잡히지 않았습니다. 얼마 전부터 윤종석님의 번역이 예전만 못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기에 번역에 문제가 있나 싶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중반부에 이르러서 불현듯 깨달았습니다. 래리 크랩이 원래부터 글솜씨가 별로 신통치 않은 저자라는 사실을요. 래리 크랩을 처음 만난 것은 대학에서 기독교 상담학을 공부할 때였습니다. 거의 20년 전에 래리 크랩의 책을 읽을 때에만 해도 대학 교재라서(학문적인 책이라서) 그런가 보다 했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영적 가면을 벗어라(나침반 출간/복있는 사람에서 개정증보출간)'라는 책을 읽었을 때에도 왠지 글전개가 매끄럽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났습니다. 그 때에도 번역의 문제가 아닌가 싶었는데, 이제 와 생각 하니 그게 아니었던 겁니다. 굳이 이런 이야기로부터 서평을 시작하는 이유는, 저자의 글솜씨에 대해 '별로'라는 것을 인식하고 이 책을 읽어 나가야 이 책에 대해 실망하지 않을 것 같아서입니다. 저자의 글솜씨와는 달리 글의 내용 만큼은 최고 수준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저자는 오늘날 복음주의권 기독교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상담학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담학을 먼저 공부한 다음, 나중에 신학을 공부하신 분이고, 암투병을 하시면서 깊어진 '삶에 대한 성찰'로 인해 많은 영향력과 감화를 끼치고 계신 분입니다. 이제 연세가 60세가 넘으셨는데, 도대체 이 분이 교회다운 교회라고 생각하시는 교회는 어떤 교회인가 하는 궁금증으로 인해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앞부분을 읽는 동안에는 내용 이해가 쉽지 않아 많이 답답했었습니다. 그러나 책을 중간 이상 읽고 나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감이 잡히더군요. 물론 한 문장 한 문장을 정확하게 이해하게 된 것은 아니었고, 전체적으로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윤곽을 잡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단지 그것만이 답답함의 이유가 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느끼기에 60세가 넘은 어르신이 '나는 이런 교회는 싫다. 나는 이런 교회도 싫다.'라는 말을 계속해서 반복하시는 게 왠지 푸념같이 들렸기 때문입니다. "그 연세가 되도록 '자가발전'이 안 되서 교회에 의존해서 신앙 생활을 하려는가"라는 생각에 저자의 푸념이 영 마땅치 않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저로서는 20대 후반에 이미 그런 고민을 끝내고 "내가 원하는 교회는 나와 상관이 없는 교회다"라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교역자로서 자기 맘대로 교회를 선택할 수 없는 좁은 입지 때문에 그런 결정을 그렇게 일찍, 그리고 그렇게 쉽게 내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나서 "이제는 나 스스로 살 길을 찾아야 겠다"고 결심했었습니다. 그런데 연세 지긋한 분이 이제까지도 그런 고민을 하고 있다니 공감이 잘 안 되었던 것 가습니다.

그러던 중에 그 마음에 변화가 일어난 것은 저자가 자기 자신에 대해 '자아 중독자'라는 표현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부터였습니다. 저자는 자신이 자아 중독자이며, 사실은 하나님께 중독되고 싶은 사람인데, 스스로 그 중독에서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에 자신으로 하여금 하나님께 중독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회를 만나고 싶다고 고백하고 있었는데, 그 고백이 얼마나 제 가슴을 먹먹하게 하던지요. 저 역시 지금까지 그런 도움을 얻을 수 있는 공동체를 간절히 기대해 오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개척한 교회가 바로 그런 교회가 되기를 간절히 소원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 이분이 나와 동일한 소원을 가지고 씨름하고 계셨구나"라는 생각이 들자, 갑자기 저자에 대한 연민과 슬픔이 가슴에서 솟아 올랐습니다. 이 책이 나오게 된 것이 저자의 그러한 소원이 저자의 삶에서 여태까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만약 저자가 우리 교회에 오더라도 만족하기는 쉽지 않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일한 목표를 가지고 노력은 하고 있지만, 기대치의 절반에도 이르지 못한 저희 공동체의 부족함이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앞으로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가 이 책에 인용해 놓은 클레어보의 베르나르가 말한 사랑의 네 가지 차원은 저자가 원하는 삶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를 가늠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그 네 가지 차원은 '첫째로 나를 위하여 나를 사랑하는 차원, 둘째로 나를 위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는 차원, 셋째로 하나님을 위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는 차원, 넷째로 하나님을 위하여 나를 사랑하는 차원'이었습니다. 저자가 원하는 것은 바로 네 번째 차원의 삶을 사는 것이었는데, 저자는 성도들이 그와 같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교회는 '영적 진리를 진지하게 선포하고 가르치는 교회'요, '영성 계발을 중요하게 여기고 도와주는 교회'요, '공동체의 중요성을 이해하기에 사람들을 이해하고 용납하는 교회'이며, 마지막으로 이러한 세 가지 조건에 기초해 '하나님 나라의 사명을 감당하는 교회'여야만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저자가 말하고 있는 이러한 이상적인 교회의 모습은 제가 생각하고 있던 교회다운 교회의 모습과 거의 동일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따라서 저에게는 많은 격려와 도전이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더라도 이미 형성된 교회관이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더 많은 목회자들이 이 책을 읽으며 자신이 교회관을 돌아보고, "어떤 교회가 진정으로 성도들을 위하는 교회인가"를 고민하게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성도들 역시 이 책을 통해 자신이 영혼이 갈망하는 것을 제대로 채워줄 수 있는 교회가 어떤 교회인지 깨닫게 되었으면 합니다. 그래서 저자가 소망하는 것처럼, '하나님께 중독된 자'로서 '하나님을 위해서 자신을 사랑하는 수준'에서 살아가는 성도들이 더욱 더 많이 늘어나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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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과 치유
윤성모 지음 / 대장간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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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을 공부하게 되면서 제가 가지고 있던 낮은 자존감의 문제에서부터 저의 완벽주의 성향과 다양한 중독적인 성향이 시작되었음을 알게 되었고, 그 때부터 중독 문제에 관해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중독에 관한 몇 권의 책을 읽어 본 뒤로 '중독은 죄이며, 죄에는 중독성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중독을 치유하는 것은 죄에서 구원을 받는 것과 같은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성화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중독의 문제에 대한 고민이 더 깊어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집안 어른들 중에 알코올 중독인 분들이 많이 계셨었기에 여러 중독들 중에서도 알코올 중독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그로 인해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읽기 전에는 그렇게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책이었습니다.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 중에는 이론적인 면이 부족해서 치유 사례나 늘어놓는 것으로 책의 내용을 채워가는 저자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책을 읽어 가면서 느낀 것은 저자가 이 분야에 관련된 많은 책들을 읽었고, 또한 그 내용들을 완벽하게 이해해서 자신의 사역 철학에 녹여 넣었구나 라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상담을 공부하는 동안 추천받았던 중요한 책들의 핵심적인 내용들을 이 책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는데 그 내용들이 꼭 필요한 부분에 자연스럽고도 적절하게 녹아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우리나라에 350만명의 알코올중독자가 있으며, 정신병동의 환자 중 50%가 알코올중독자라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알코올중독자의 치유가 얼마나 시급한 일인지를 가르쳐 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알코올 중독자는 자기 힘과 능력으로, 자기 의지로 술을 끊을 수 없고, 오직 하나님이 함께 하심으로, 하나님께서 능력 주시고 힘주실 때만 술을 끊을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하나님께로 인도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라파공동체를 통해 치유받은 많은 사례들을 통해 알코올중독이 치유 가능한 병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저자는 '중독'을 '조절 능력 장애'라고 말하면서, 한 번 잃어버린 '조절 능력'은 결코 회복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중독의 치료라는 것은 전혀 불가능한 일이라고도 할 수 있을텐데 저자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조절'은 불가능하지만 '중단'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절주'는 불가능하지만, '금주'는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떠한 완경에서도 술을 마시지 않게 되는 것이 알코올중독 치유의 목표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어떠한 환경에서도 술을 마시지 않게 되려면, 술에 이끌리는 속사람을 치유하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속사람이 갈급해 하고 있는 '사랑'을 다른 어떤 다른 것이 아닌 오직 '하나님'으로부터 구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중독의 원인은 인격 안에 남아 있는 채워지지 않은 결핍입니다. 그리고 그 결핍의 핵심은 사랑입니다. 성장 과정 중에 채워지지 않은 사랑의 결핍이 그를 중독으로 이끈 가장 확실한 원인입니다. 그 결핍을 메우기 위한 노력이 바로 그 무엇에 집착하는 것이고 그 집착이 바로 중독인 것입니다. 사랑이 결핍되었기 때문에 결핍된 그 사랑을 메우려고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이치입니다. 그러나 그 것을 왜곡된 방법으로 충족되려 할 때 중독은 시작됩니다(45쪽). 모든 중독은 욕구 결핍으로부터 생겨납니다. 그래서 그 욕구가 충족되면 중독적 행위가 멈추거나 극복될 수 있습니다(60쪽). 일찍이 제랄드 메이가 간파했듯이 "은혜는 중독을 다루기 위한 유일한 희망이며, 중독의 파괴력을 진정으로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힘입니다." 그리고 "은혜는 꺽을 수 없는 자유의 옹호자이며 완전한 사랑의 절대적 표현"입니다. 이 악한 중독과 맞서 싸울수 있는 우리의 최대의 무기는 오직 '은혜'뿐임을 고백합니다(255쪽)."

결국 하나님의 사랑이 아니면 중독을 치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은 불신자들도 인정하고 있는 바가 아닌가 싶습니다. 저자가 소개하고 있는 J형제님의 간증에서 그것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어떤 선배가 술마시는 것이 멋있어서 따라 마시기 시작한 술이 결국 중독의 수준에 이르자 그 선배도 결국 자신을 떠나고 말았는데,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자신이 술을 끊었다는 소식을 듣고 전화한 선배가 "너 정말 술 끊고 살고 있냐?"라고 물었답니다. 그래서 '그렇다'고 하니까 "너 예수 믿냐?"라고 물었다는 것입니다. 교회를 다니지 않는 그 선배도 예수 믿는 것이 아니면 술을 끊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얼마나 감동적인 간증이었는지 모릅니다.

이 책을 읽으며 알코올중독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것도 있었는데, 대표적인 것이 '진전섬망'과 '환촉'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알코올중독이 심해지면, 환각, 환시, 환촉을 경험하게 되는데 이것을 진전섬망이라고 한답니다. 그런데 이것이 얼마나 무서운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무서운 경험을 통해 알코올중독에서 벗어나야겠다고 결심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더군요. 이 외에도 알코올중독과 여타 중독에 대한 귀한 정보들을 많이 얻을 수 있었습니다. 250여 페이지의 짧은 책이지만 정말 알찬 내용들과 귀한 간증들로 가득 차 있는 책이었습니다. 알코올중독자의 가족들은 물론, 중독에 관심있는 분들, 그리고 더 나아가 '성화'와 자신의 '죄 문제'에 대해 깊은 고민을 가진 분들에게 커다란 도움이 될 만한 책입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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