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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권유 - 사유와 실천 사이에서 고민하는 청춘을 위한
김진혁 지음 / 토네이도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책 제목을 보면서 도대체 무엇에 관한 이야기일까 무척이나 궁금했습니다. 아마도 '생각'하는 삶에 관한 이야기겠지 싶었는데, 실제로도 그랬습니다. 읽어 가는 동안 지금까지 미처 생각해 보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누군가가 결정해 놓은 '개념'의 틀 속에서 생각하지 말고, 주체적으로 생각하라고 권유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이성과 감성을 나누어 생각하기를 중단하고 '지식적 사고'를 하라고 권유하고 있었습니다.
저자의 말 중에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것은 똑똑해지기 위해서라도 '분노하라' 말이었습니다. 저자는 분노가 제한된 유일한 존재가 노예라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분노라는 감정이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저자의 주장을 접하면서 과연 그렇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부모에게 절대적으로 순종만 하는, 부모에게 싫다고 말할 수 없고, 부모에게 분노를 표출한다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는 자녀는 부모의 노예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교사와 학생의 관계에서도 그렇고, 사주와 직원의 관계에서도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사회가 자유가 있어 보이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자유가 없는, 그래서 노예와 같은 삶을 살도록 강요하는 사회라는 사실을 저자의 지적을 통해 분명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또한 '누군가 정해 준 개념'이라는 것이 주로 '용어'를 통해 규정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었는데, '고령화 사회'라는 용어를 통해 노인들의 존재를 문제시 한다던가, '88만원 세대'라는 용어를 통해 그 모든 책임이 그들에게 있는 것처럼 말하는 것과 같은 표현방식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꿈이 없이 그저 1등이라는 막연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젊은이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진보측에만 선을 요구하는 부조리함에 대한 안타까움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언론에 의해 자행되는 횡포에 대해 가장 많은 분량을 할애해서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저자의 결론은 결코 하나의 언론에만 귀를 기울이지 말고 여러 언론을 균형있게 참고해 가면서 자기 스스로 사건을 재구성해 보고 결론을 도출해 내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저자의 결론에 전적으로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 저 또한 다양한 언론 기사를 비교해 보는 가운데 보수적인 언론과 진보적인 언론 모두가 객관적인 사실을 내어 놓기보다는 자기들 말하고 싶은 사실들에 대해서만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있음을 확인한 바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자가 리더의 책임에 대해 이야기한 것도 마음에 많이 와 닿았습니다. 저자는 리더의 책임을 조직의 목표를 생성하고, 조직을 '규합'하며(팀정신을 구현하며), 권한을 위임하는 것(주인의식을 심어주는 것), 이렇게 셋으로 정의하고 있었는데 하나 하나가 다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그리고 친일인사에 주목하기보다는 항일투사에 주목해서 그분들의 업적을 기리고 그 후손들을 돌아보는 일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자고 하는 것 역시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미국 사람들은 별 것 아닌 일을 가지고도 영웅으로 치켜 세우는데, 우리 한국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든 흠을 잡고 깎아 내리려고 하는 나쁜 버릇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저자가 지적한 내용을 보면서 참으로 우리에게는 영웅을 영웅답게 대우해줄 줄 아는 문화가 없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본이 되기 보다 시스템을 구축할 때라야 사회를 변혁하는 일이 가능해 진다는 말에도 공감이 갔습니다.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 칭찬 받고,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 득을 보는 시스템을 만들면 누구라도 원칙을 지키게 될 것이라는 지극히 당연한 원리가 왜 현실에서 제대로 구현되지 못하고 있는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 외에도 생각해 볼 만한 내용들이 많이 있었는데, 한국 사회의 전반적인 이슈들을 하나 하나 다 건드려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중에 가장 많은 부분이 정치와 관련된 문제였는데, 저로서는 저자가 약간 진보적인 편에 서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저자는 진보와 보수로 단순하게 분류하는 이분법적 사고에 반대하고 있습니다만, 이분법적 사고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느껴질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수적인 성향의 독자들에게는 이 책이 많이 불편하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목에서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사유와 실천 사이에서 고민하는 청춘'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많은 유익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