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이라는 착각]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중산층이라는 착각 - 대한민국 양극화 쇼크에 관한 불편한 보고서
조준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대선이 다가온다. 정치에 관심 없는 사람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일지 몰라도, 그런 무관심에도 대선은 모두의 삶에 가장 큰 영향력을 주는 행사 중에 하나다. 정치는 경제와 사회 모든 부분에 가장 밀접하게 관계되어 있지만, 무관심한 사람들은 그런 관계를 잘 알지 못한다. 그러다 자신의 삶에 예기치 않은 영향을 받으면 그 때 서야 정치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된다. 그렇다고 정치병 환자처럼 맹목적으로 어떤 세력을 지지하는 종교가 되어서는 안된다. 정치와 투표란 결국에 자신의 이익을 위한 행위이고, 이 이익이 사회를 위한 이익이 된다. 그래서 나의 소중한 주권을 행사할 때 흔히 말하는 계급이익 투표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투표라는 고귀한 주권행사를 단순하게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행사하라는 이야기는 얼핏 이기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한 국가를 이루는 가장 큰 계급 집단이 바로 대다수의 국민들이 속해 있는 집단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개인의 이익이 국민의 이익으로 연결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지난 대선의 화두는 경제였다. 추악한 도덕성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민들이 MB를 선택한 이유는 경제였기 때문이다. MB정부을 마무리하는 지금 시점에서 우리의 선택은 과연 옳았는가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노무현 정부의 경제를 실패로 규정했던 사람들은 폭등한 부동산과 양극화의 확산이었다. 그럼 노무현 정부의 경제를 실패로 규정했던 많은 국민들은 과연 MB정부의 경제는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겉으로 보면 부동산은 안정적이고, 양극화는 노무현 정부에 비해서 개선되었다. 단순한 겉보기는 MB정부의 경제는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MB 정부는 부동산을 안정시킬 의도를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았다. MB정부 내내 계속된 부동산 부양책은 그들의 속샘을 그대로 보여준다. MB를 지지했던 사람들 중 다른 부류의 집단은 부동산 가격의 안정에 실망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럼에도 부동산이 가격이 연착륙하고 있는 이유는 전 세계 경제 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노무현 정부와 연결시켜 생각하면 같은 답이 나온다. 세계 자본 시장에 대한 개방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노무현 정부시절 전 세계의 버블의 영향으로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고, MB정부 때에는 전 세계의 버블이 꺼지면서 부동산 가격이 안정되었던 것이다. 결국 부동산의 문제는 자본시장의 개방도가 큰 영향을 미쳤을 뿐, 정부의 정책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MB정부에서 양극화는 개선되었던 것일까? 우선 노무현 정부의 양극화 확대의 가장 큰 원인이 무엇인지부터 본다면 MB정부의 양극화 개선 원인 또한 같이 볼 수 있다. 노무현 정부의 양극화에 큰 핵심은 부동산 같은 자산 가치의 폭등이었다. 흔히 말하는 가진 사람들의 자신이 버블에 의해서 폭등하면서, 자신을 많이 가지지 못한 서민들의 소득은 그대로 인 반면, 자산을 많이 가진 사람들의 가치는 폭등하게 된다. 이 차이로 인해서 계층간의 심리적 박탈감과 거리감을 확대되고 양극화도 확대된 것이다. 반면 MB정부의 양극화 개선은 노무현 정부와는 반대의 상황에서 개선된 것이다. 버블의 붕괴로 인한 자산 가치의 하락으로 인해서 양극화가 개선된 것이다. 어떻게 보면 MB정부의 경제 계획은 완전히 실패한 정책이다. 단지 외부의 상황에 의해서 자신의 의도와는 전혀 반대로 경제가 작동하면서 통계적 속임수로 사람들을 기만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통계적 속임수가 대중들에게 통한다는 것이다. 실패한 경제에 대한 책임을 어떤 정부에서는 대단히 강하게 묻고, 이번 정부에서는 아예 관심 밖이다. 잔 짜여진 선거 전략 프레임으로 인한 것일 수도 있고, 자신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냉정한 어떤 집단의 이중성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인지 이번 대선은 특별한 화두가 없어 보인다. 여성을 위해서 아무 것도 한 것이 없는 독재자의 딸이 언제부터 여성을 위했다고 여성 대통령이라는 구호를 내세우는 우스운 상황에 MB가 써먹었던 참여정부 책임론을 아직도 거론하는 이상한 집단과 그것이 통하는 현실은 참 우습기만 하다. 그렇다고 다른 한 쪽의 구호나 프레임 또한 인상적이지 않다. 정권교체의 당위성을 명확하게 설정하지 못한 그 집단은, 정권교체라는 구호만 내세울 뿐 설득력을 가지지 못한다. 아젠다와 비젼의 설정과 제시에서 심각한 한계를 보이는 것 같다. 결국 이번 선거는 이상하게 미래의 새로운 정부에 대한 싸움이 아니라 단순히 MB정부와 노무현 정부의 싸움인 것 같다.

 

이런 이상한 프레임의 대결은 우리가 선택해야 할 다른 가치에 대해서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게 만든다. 이는 우리의 현실을 착각하게 만든다. MB정부의 경제실정에 대한 기본적 가치 평가를 제대로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최근에 나온 한 자료에 의하면 MB정부 들어서 모든 계층의 실질 소득이 하락했다고 한다. 양극화나 지니계수의 개선이 보여주는 이면 즉 우리나라 국민들의 실제 호주머니에 들어오는 돈이 줄어들었다. 747공약을 내세우며 출발했던 자칭 타칭 경제전문가라는 사람이 만들어낸 결과다. 우리는 착각하고 있다. 언론과 정부가 만들어낸 통계자료에 의해서 자신의 현실과 위치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치권에서 만들어낸 프레임 싸움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현실과 사회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해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흔히 말하는 대다수의 서민들의 현실에 대해서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책이다.

 

이 책은 진짜 현실과 마주했을 때의 두려움 때문에 애써 외면했던 우리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과거 같으면 그런 현실을 당사자의 책임이라고 돌렸던 많이 이들이 이제는 이런 현실이 사회의 책임이라는 것을 느끼는 것도, 우리가 외면했던 현실이 조금씩 늪처럼 우리의 발목을 잡아 끄는 것을 알기에 더욱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는다. 언론에 보도되어서 쉽게 잊혀졌던 것들이 이 책을 통해서 생생하게 우리가 기억하기 싫은 것들을 떠올리게 만든다. 문제는 그런 현실을 우리가 바꾸지 못하고 순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양국화는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고 가진 것을 서로 나누면서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사라진 곳에서 온다."고 한다. 일베라는 쓰레기 집단의 등장. 남성연대라는 이상한 집단이 탄생하고 거기에 열광하는 찌질한 남성들의 등장. 이러한 것들은 결국 우리 사회에서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가 사라졌음을 보여준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존중과 배려이지 시기와 질투 그리고 비난이 아닌데 우리는 증오의 정치 프레임 속에서만 살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정치적 변화 사회적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치권이 만들어낸 프레임이 아니라 스스로가 정치에 대한 프레임을 만들고 정치권에 요구할 수 있

어야 한다. 때만 되면 나오는 색깔론이나 근거도 없는 네거티프에 일희일비 하지말고, 자신의 계급이익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물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착각에서 깨어나야 한다. 그 시작은 대다수 서민들이 가지고 있는 스스로가 "중산층이라는 착각"이 아닐까?

 

 


댓글(1)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2-12-11 1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