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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 착취 - 인생의 주도권을 되찾아 줄 74개의 원칙
훙페이윈 지음, 홍민경 옮김 / 미래지향 / 2020년 10월
평점 :
절판

인간관계 착취 - 홍 페이윈(홍민경 옮김)
/ 대다수 인생의 시련과 고통은 그저 형식만 바뀌었을 뿐 그 본질은 똑같았다. 어떤 고민은 스스로 만들어낸 골칫거리들로 자신이 끝내 놓지 못하는 집착의 결과물이고, 또 어떤 고민은 타인의 약점을 파고들어 끝없이 욕심을 채우려는 인간의 본성에서 비롯된다. (p.17)
/ 인간관계 착취는 '결과'일 뿐이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역시 자존감, 자신감, 자아 가치, 자아 효능 등 당신에게 속해 있는 모든 심리상태와 오랜 세월에 걸쳐 누적되고 지금까지도 처리되지 않은 문제들이다. 이 모든 감정과 문제들이 결합해 인간관계 속에서 착취당하거나 혹은 착취하는 방식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p.58)
제목이 무척 자극적이지만 모든 인간관계에는 '착취'가 일어남을 우리는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다. 이 책은 임상심리사인 저자가 다양한 인간관계에서 일어나는 착취에 대한 케이스들을 보여주고 문제점과 나름의 솔루션을 얘기해 준다. 여성과 여성 사이의 착취, 결혼 안에서 벌어지는 착취, 혈육 사이에서 벌어지는 착취, 직장에서 벌어지는 착취, 사랑 안에서 벌어지는 착취, 이렇게 5개의 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책을 읽기 전부터 어떤 내용일지 조금 가늠이 가능했다. 그 말은 즉 살아가는 데 있어 맺을 수 있는 거의 모든 관계에서 착취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자만심을 무장한 그릇된 자신감, 자기중심적 생각과 집착, 잘못된 특권의식, 못난 우월감 등의 인간 본성이 인간관계에서 착취를 가능하게 하고, 낮은 자존감과 자아 가치, 그리고 자아 효능, 순간의 평화와 존중이라는 허울좋은 가치 뒤에 숨은 나약함 등이 착취를 당하게 만든다는 건데, 과연 이런 것들을 책을 읽는다고 깔끔하게 인간관계를 재설정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할 순 없어도 주변의 모든 곳에 존재하고 있는 이 케이스들을 보면서 내가 처한 인간관계의 상황을 점검해볼 수는 있을 것 같다.
/ 앵커링 효과(Anchoring Effect, 닻 내림 효과)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판단을 할 때 가장 처음 얻은 정보를 쉽게 받아들인다. 배가 어느 지점에서 닻을 내리면 그 영향을 받아 일정 거리 이상 움직이지 못하는 것처럼 인간의 사고는 초기 기준값, 즉 첫인상 혹은 처음 접한 정보의 지배를 받는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 단편적이고 불완전한 정보를 이용해 빠른 결정을 내리고, 뒤이어 또 다른 결정에 직면했을 때 다시 첫 번째와 비슷한 결정을 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런식으로 가다 보면 최초의 상황과 현재의 객관적 사실 사이에 차이가 드러나는 상황도 벌어지게 된다. 옆에서 보는 사람보다 당사자가 오히려 실제 상황에 어두워지는 결과가 초래되는 것이다. (p.249)
다섯 번째 파트 [사랑 안에서 벌어지는 인간관계 착취] 에서 잠깐 머리가 띵- 했는데 바로 '앵커링 효과'라는 것이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아니 경험상 인상적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씁쓸한데, 사랑 안에서뿐 아니라 직장이든 어느 관계에서든 앵커링 효과는 있을 수 있다는 말을 하면서 예를 든 것이 바로 내 경험과 완전히 똑같았기 때문이다. 사회 초년생일 때 나는 목표가 있어서 그랬다고는 하지만 9시에 출근해서 이르게 퇴근하면 새벽 2시, 늦게 퇴근하면 새벽 5시, 주말 출근까지 할 정도로 아주 무식하게 일을 했는데 그렇게 몇 년을 하다가 상황이 조금 느슨해지면서 밤 9시쯤 퇴근을 하게 되었다. 물론 9시 퇴근도 무척 늦은 거지만 이전에 비하면 아주 일찍 퇴근하는 것이었기에(자정을 넘기지 않다니, 이럴 수가. 집에 가서 뭐 하지~? 이렇게 되는 거다) 약간 오버해서 진짜 천국 같았다. 그게 여유로 느껴진다는 게 어이없는데 그걸 또 투잡으로 채운 게 나란 사람이다. 내 마음속의 앵커 포인트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하향 조정되었기 때문이란다. 맞다. 나 지금 기분이 몹시 나빠.
아무튼 이 관계의 착취에서 문제를 인식하는 데만 그치지 말고 표현을 해야 한다. 그게 거절의 의사라고 해도 나쁜 것이 아니다. 내 한계점을 아는 현명하고 좋은 사람인 것이다.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잠깐의 평화나 존중이라는 허울좋은 가치 뒤에 숨은 나약한 사람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내가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다 알아줄 거라는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 지만 어렵지. 어려워. 암. 어려운 말이고 말고. 그게 되면 인간관계가 너무 쉽겠죠.
/ 원칙이 없다면 당신의 선의는 단 한 푼의 값어치도 없다. 인간관계 착취를 끝내려면 당신의 심리적 한계를 깨달아야 한다.
대다수의 사람은 늘 ‘두려움‘을 앞세워 가장 진실한 직관적 생각을 숨기고, 문제를 대면하는 대신 ‘도피‘를 선택한다. - P103
과거의 긍정적인 성공 경험은 자아 효능을 한 단계 높이고, 난관을 뛰어넘고 실행에 옮길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줄 수 있다. 즉 ‘자아 효능‘이 높은 사람은 힘든 도전과 시련에 봉착했을 때 잠재 능력을 발휘해 그것을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 P106
우리는 대부분 자신의 출발점이 선의이고, 모든 것이 관계 유지와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마음속을 들여다보면 생각과 감정을 표현한 후에 반드시 감당해야 하는 위험을 감당하고 싶지 않은 나약함이 숨어있다. 이런 식의 관계가 지속되면 오래지 않아 친밀한 배우자와 마음속 솔직한 생각을 함께 나누는 일이 삶의 모험이 될 때가 찾아오게 된다. - P133
마음속의 생각과 의향을 묻어둔 채 선택과 판단을 타인의 결정과 계획에 온전히 맡기는 것이 반드시 존중은 아니다. 어쩌면 존중을 이용해 내재된 나약함을 포장한 것일 수 있다. - P144
모든 인간관계의 질이야말로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다. 이것을 외면한 채 추구하는 다른 것들(혹은 도피)은 당신이 지금 ‘먼 길로 돌아가는 중‘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당신이 스스로 원하는 것을 얻어내고, 자신의 의견을 분명히 말하지 않으면 누구도 당신의 생각을 알 수 없다. 부모 역시 마찬가지다. 부모가 나를 낳아 길렀다고 해서 우리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부모라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 P169
사랑은 일종의 착각이다. 그것은 특권을 가지고 있다는 착각을 불어넣으며 당신이 사랑하고,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끝도 없이 파고들어 제멋대로 요구하고 착취하게 한다. 더구나 인간관계는 환각의 일종이다. 영원히 지속하는 것도 아니고 지금은 그럭저럭 괜찮다 해도 앞으로 나빠지지 않을 거라고 보장할 수 없다. - P179
타인을 존중하는 것은 후천적 수련을 통해 얻을 수 있다. 반면에 남을 비웃는 일은 타고난 습성처럼 배우지 않아도 저절로 하게 된다. 왜 그럴까? 사람들은 모두 우월감을 느끼고 싶어 하고, 우월감은 비교를 통해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 P219
거절할 줄 아는 사람은 결코 나쁜 사람이 아니며, 오히려 도리와 이치를 제대로 아는 좋은 사람이다. 우리는 자존감의 중요성을 알아야 하고, 그것을 더 나은 버전으로 계속 갱신시켜야 한다. - P224
자신감은 바로 자신을 믿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 말 역시 절반만 맞을 뿐이다. 자신감은 자아에 대한 ‘정확‘한 인식의 기반 위에 세워져야 한다. 만약 자신을 충분히 알지 못하고 잘못 믿기까지 한다면 그것은 자만심의 모습으로 바뀌어 갈 것이다. - P235
타고난 기질, 성격적 특징, 성장 경험, 사회문화와 외부환경.. 이런 요소들이 한데 모여 상호작용을 일으키며 ‘당신‘이라는 사람이 만들어진다. 또한 당신이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상호작용을 일으키며 서로의 인생에 영향을 준다 - P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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