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 트레인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57
문지혁 지음 / 현대문학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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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이것은 여행에 관한 기록이다.
하지만 인생에 여행 아닌 것이 존재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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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의 주인공은 과거 연인이었던 O에게 이별 통보를 받는다. 그러고는 유럽 여행 중 빈의 어느 거리에서 문득 네 생각이 나서 샀다며 은반지 하나를 선물한다. 그 반지를 한동안은 소중히 간직했지만, 극장에서 새 남자친구와 팔짱을 끼고 있는 O를 보고서 결심한다. 빈에 가기로.

그렇게 주인공은 혼자만의 이별여행을 떠난다. 여기서부터는 여행 에세이처럼 읽히기도 한다. 호텔 패키지로 떠난 여행에서 만난, 이니셜의 사람들, 그리고 재밌고 어이없는 에피소드들이 이어지는데 막상 여행의 목적인 반지를 던져버리는 일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25년 전 시작된 그 여행은 지금까지 계속되었다. 아니 지금에서야 끝났다. 더 이상 이니셜이 아닌 은혜와 함께 하는 현재에.(이제는 독자도 익숙한 은혜님😊)

예전에 오토픽션을 처음 접했을 땐 그냥 그 글 전체가 실화인 것처럼 느껴졌다. 지금은 어떤 부분이 실화이고 어떤 부분이 아닌지 생각하며 읽는 즐거움이 있다. 굳이 답은 필요 없고 나 혼자만 '분명 이 부분은 실화일 거야' 생각해 보는 재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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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편지
이머전 클락 지음, 배효진 옮김 / 오리지널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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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관계가 개인의 얼마나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는 이야기

 

가족 관계가 세대를 넘어 개인의 성격부터 대인관계, 정신 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현상에 매력을 느낀다는 작가의 말을 보자마자 이 책에 대한 흥미가 확 높아졌다. 역시 시작하자마자 속도감 있게 읽혀서 순식간에 완독👍 2010년대의 이야기와 1960년대의 이야기가 교차되며 진행되어 흥미진진했던 가족 미스터리 추적 서사! 독립출판으로 시작했지만 아마존 영국 1위 소설이 되었다고 한다.

 

웨딩드레스 디자이너인 카라는 알츠하이머에 걸린 아버지를 돌보는 것이 너무 버거워 아버지와 인연을 끊은 오빠에게 연락해 보지만 그의 반응은 서운하기만 하다.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친숙한 물건을 찾으러 다락방에 올라간 카라. 사실 통제광이자 폭력적인 아버지는 남매가 어릴 때부터 절대 다락방에는 올라가지 못하게 했다. 카라는 다락방에서 발견한 엽서를 보고 그제서야 이유를 알게 된다. 엽서들은 어릴 때 돌아가신 엄마로부터 온 엽서였고 심지어 엄마가 죽은 이후 보내진 엽서였던 것!!! 😱 죽은 줄 알았던 엄마가 살아있는 걸까? 어째서? 그렇다면 아버지는 왜 엄마가 죽었다고 한 걸까? 하지만 아버지는 더 이상 아무것도 이야기해 줄 수 없잖아... 이 엄청난 비밀에 큰 충격을 받은 카라는 힘들어도 진실을 찾아 나설 수밖에 없었다. 끝내 다다른 진실, 궁금할 수밖에 없다.

 

카라의 이야기와 함께 교차되며 엄마 애니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페이지터너이기도 하지만 폭력적이고 통제적인 환경에서 자라 사랑을 모르는 사람의 심리가 잘 드러나 있어서 더 몰입됐음! 집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열망이 너무 큰 나머지 제대로 판단할 수 없었던 애니의 선택, 사랑받는다는 게 무언지 모르는 카라가 진실을 마주하고도 괴로워하는 모습이나 좋아하는 사람을 밀어내는 모습도 너무 안타까웠다. 엄마 애니의 과거는 어땠고 왜 죽은 사람이 되어야만 했는지 추적하는 서사라 흥미로울 수밖에 없지만 카라의 친구 베티의 문제처럼 여러 여성들이 직면한 문제들을 보여줘서 더 재밌었다. 마지막에 애니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 아이를 키우는 방식은 셀 수 없이 많다. 어느 길이 옳다고 누가 단정할 수 있을까. 엄마들은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한다. 매 순간 아이에게 가장 좋다고 판단되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선택은 수많은 다른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자신의 어린 시절, 경제적 상황, 배우자의 의견, 정신적 강인함 등 다양한 요인이 존재한다. 게다가 엄마들의 선택은 현실의 제약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이상적인 상황에서라면 다른 선택을 했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결국 인생은 타협의 연속이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의 모든 엄마를 움직이게 하는 한 가지는 아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려는 본능이다. 실수하고, 후회하며, 인생이라는 회전목마를 한 번만 더 타고 싶어 할 수도 있지만, 엄마들은 자신이 아이를 위해 하는 그 선택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진심으로 믿는다.

- P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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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조각들
연여름 지음 / 오리지널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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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의서재 별점 4.7 😲 독자들의 출간 요청으로 완성된 연여름의 <빛의 조각들>

소장하지 않을 수 없는 이옥토와의 콜라보 표지가 정말 아름다운 책

전혀 하드하지 않은 서정적인 SF 소설이라 한번 시작하면 끝까지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 인핸서와 오가닉
연여름이 그리는 미래에는 신체를 기계로 강화한 '인핸서'와

타고난 신체를 유지하는 '오가닉'이라는 두 부류의 인간이 공존한다.

조종사였던 '뤽셀레'는 흑백증을 앓고 있는데, 그로 인한 사고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다. 그는 눈을 강화시켜 인핸서가 되고자 비용을 벌기 위해 한 천재 화가의 저택에 입주청소부로 들어간다. 까칠하고 예민한 천재 화가인 '소카'는 심각한 폐 질환을 앓고 있어 산소호흡기를 달지 않고는 무균상태의 집에서 벗어날 수조차 없다. 감염이라도 되면 몇 달이고 사경을 헤매기도 한다. 그렇다면 왜 그는 폐를 강화시켜 인핸서가 되지 않을까? 그 이유는 규정상 순수한 신체를 가진 오가닉의 작품만이 예술로 인정받기 때문이다. 즉 인핸서가 된다는 것은 화가라는 직업을 포기해야만 한다는 뜻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후회와 죄책감으로 살아가는 뤽셀레와 자신의 연약한 몸을 경멸하는 소카는 화실에서 일종의 '질문 주고받기' 게임을 하면서 서로를 조금씩 알아간다. 이후 저택의 다른 고용인들의 이야기, 또 제쳐두었지만 피할 수 없는 문제들이 연이어 터지며, 결국 서로서로가 영향을 받게 된다. 인물들은 자신의 현실을 직시하게 되고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된다. 치유물, 쌍방 구원 서사라고 할 수 있겠다. 진짜 원하는 나의 모습이 무엇인지 직시하고 나아가는 그들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후반부에 소카가 뤽셀레에게 권유한, 물을 뺀 수영장 가운데 놓여있는 선베드에 누운 뤽셀레가 소카처럼 밤하늘을 바라보는 장면이 있었는데 참 아름다웠다. 그리고 마지막 그림을 완성한 소카가 뤽셀레에게 남긴 메모지에 적힌 메세지 또한 감동이다.🥺


『이 색깔을 모두 볼 수 있는 첫 관람객에게.』

참, 그동안 밀리의 서재에서 읽을 수 있었던 전자책 버전에는 없는 '작가의 말'과 '물거품씨에 대해서'를 이번에 출간된 단행본에서 만나볼 수 있어서 더 좋았다.👍


고통은...... 꺼내지 못할 곳에 박힌 파편 같은 거예요. 그것도 아주 날카로운 파편 말입니다. 관찰이라고요? 그건...... 관찰하는 게 아니에요. 이용하는 건 더더욱 아닐뿐더러. - P182

나중같은 건 없을지도 몰라요. 물거품 씨. 우리에겐 늘 현재와 현재가 이어질 뿐이죠. 아니, 마지막과 마지막이라고 해야 하나. - P261

여행은 그 기간이 아무리 길다고 해도 여행일 뿐, 나중을 기약하는 것은 연약한 다짐 또는 이루지 못할 사치로 남겨질 때가 많았다. 삶과 비교했을 때 여행은 어떻게 해도 찰나에 불과했다. - P0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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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드펠 수사 시리즈 11~21 세트 - 전11권 캐드펠 수사 시리즈
엘리스 피터스 지음, 손성경 외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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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드펠 수사 시리즈의 완전판 세트가 출간되었다. 11권~21권까지, 프리퀄 이야기까지 포함하여 로열골드 한정판 세트로! 지난해에 나왔던 세트까지 꺼내서 나란히 두니 배가 부르다. 이 시리즈의 포인트이자 중세 영국의 느낌이 물씬 느껴지는 수많은 눈(알) 표지는 여전했고 옛날 영어잡지 같은 느낌이 느껴져서 더 클래식하고 좋은 것 같다. 


이 중에서 무엇을 먼저 읽어볼까 고민했는데 21권인 <특이한 베네딕토회 : 캐드펠 수사 등장> 편을 읽어보기로 했다. 지금은 수도원에서 허브밭을 가꾸는 푸근한 느낌의 캐드펠 수사이지만 그는 젊은 시절 십자군 전쟁에 참여하고 놀 거 다 놀아 본 그였기에 프리퀄 격인 21권이 가장 흥미로웠다. 21권은 전쟁이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 마지막으로 로제라는 한 영주의 일을 돕던 용병 시절 캐드펠이 등장한다. 훗날 캐드펠이 지내게 되는 슈루즈베리의 수도원의 헤리버트 부수도원장은 영주 로제와 영지 분쟁 중이었다. 다소 불리한 상황이었던 영주는 재판 불참으로 인한 승리를 꾀했고, 결국 헤리버트 부수도원장을 감금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캐드펠은 헤리버트 부수도원장을 돕는데... 결국 캐드펠이 전쟁 용병에서 어떻게 수도원으로 가게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그 외에도 캐드펠이 수사 실력을 펼치는 단편들이 포함되어 있다. 자극적인 요소라고는 없는데 이상하게 잘 읽히고 읽다 보면 역시 이상하게 마음이 푸근해진다. 이건 분명 캐드펠 수사 때문인 것 같다.


사실 작가도 이 캐릭터로 인해 그렇게 긴 시리즈를 이어나가게 될지는 몰랐고, 캐드펠 1권을 낸 후 현대 배경의 차기작을 쓰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계속 캐드펠 후속에 대한 생각을 떨칠 수가 없어서 곧바로 2권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 잔인한 범죄 추리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분에게 어렵지 않은 고전 추리소설로 이 시리즈를 추천! 주인공 캐드펠 수사의 매력은 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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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 포 투
에이모 토울스 지음, 김승욱 옮김 / 현대문학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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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연인」, 「모스크바의 신사」, 「링컨 하이웨이」로 익숙한 에이모 토울스의 신간인 이 책은 여섯 편의 단편소설과 한 편의 중편소설을 엮었다. 사실 「모스크바의 신사」에 대한 호평을 엄청 많이 봐서 꼭 읽어보고 싶었던 작가다. 한 페이지 읽고 이미 내 취향이다 느꼈다. 😳 (오바육바 아니고 진짜...) 딱 두 페이지까지 읽고는 전작들 다 장바구니에 넣은 사람 나야 나...😝

왜 이 작가의 작품을 두고 우아하다, 품격 있다 하는지 알겠다. 나는 <줄 서기>, <티모시 투쳇의 발라드>, <할리우드의 이브>가 좋았는데, 그중에서도 첫 번째 이야기인 <줄 서기>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첫 페이지부터 정이 들었던 푸시킨이라는 인물 때문이다. 아무것도 바라는 것 없이 농부의 삶에 만족하며 살아온 그는 프롤레타리아 혁명에 감화된 아내로 인해 모스크바로 이사한다. 푸시킨은 도시의 생활에 금방 적응하는 아내와 달리 하루가 다르게 도시의 삶에서 도태되어 갔는데, 그런 그에게도 천직이 있었으니, 바로 '줄 서기' 다. 뭐 하나라도 배급받으려면 항상 줄을 서고 또 서야 했는데, 줄을 서며 푸시킨은 자신의 F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함께 줄을 서고 있던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고, 공감하고, 친해졌다. 처음에는 도와주려고 대신 줄을 섰는데 입소문이 나서 푸시킨의 줄서기 대행은 나날이 성황이었다. 그 결과 답례로 받은 물건들 덕에 살림이 넉넉해졌다. (대신 줄 서서 고급 샴페인을 얻어다 주고 아파트를 답례로 받기도 했음😲) 아무짝에 도움 안 되는 남편인 줄 알았는데, 아내는 이게 이념에 맞는 일인가... 어리둥절하면서도 은근 즐김! 근데 이 줄서기 대행으로 인해 그는 어떤 결말을 맞느냐면... 😥 마지막에도 결국 줄을 서긴 서는데... 크으... (읽어보시라!!! 꼭!!!) 푸시킨 진짜 너무 짠하고 사랑스럽고 그랬다.

<티모시 투쳇의 발라드>는 대문호의 사인을 너무나 천연덕스럽게 예술적으로 모방하는 작가 지망생 티모시가 나오는데 사인을 모방하는 과정, 그러니까 이 사기치는 과정이 너무 진지하고 천연덕스러워서 진짜 헛웃음이 터졌고 마지막 결말에서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이야기 속에 '폴 오스터'가 나와서 되게 반갑기도 했다.

<할리우드의 이브>는 「우아한 연인」을 읽었다면 좀 더 반가울 것 같다. 거기에 나오는 이블린 로스라는 인물이 할리우드에 자리 잡으면서 일어나는 사건을 다루고 있는데, 여기 나오는 인물들과의 관계성이 되게 느낌이 좋았다. 인물 하나하나가 납작하지 않아서 마치 장편소설 읽듯 몰입하며 읽었고, 수수께끼같이 그려지는 이블린 로스라는 캐릭터가 흥미로워서 「우아한 연인」을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좋아하는 작가 한 명 추가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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