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드펠 수사 시리즈 1~10 세트 - 전10권 - 클래식 블랙 리미티드 에디션 캐드펠 수사 시리즈
엘리스 피터스 지음, 최인석 외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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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드펠 수사 시리즈 클래식 블랙 리미티드 에디션(1-10권)

엘리스 피터스



'캐드펠 수사 시리즈 완간 30주년 기념 개정판 세트. 집필 기간만 18년, 전 세계 22개국 출간된 시리즈로 국내 유일 완역본이란다. 중세 영국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표지의 눈 그림에서부터 그 느낌이 물씬 느껴진다. 저 많은 눈(알)들 중에도 내 마음에 드는 눈이 있고 아닌 눈이 있다는 게 신기하네. 색감이 무척 화려한데 함께 꽂아두었을 때 느껴지는 세트미는 읽고 싶은 마음 불쑥불쑥 하게 만든다. ✔ 세트 구성은 선착순 한정 20프로 할인된다고 함!


무려 1137년, 젊은 시절 십자군으로 전쟁에 참여하고 여자도 많이 만나며 놀거 다 놀아 본 캐드펠 수사는 만년에 들어서야 수도원 생활을 시작했다. 화려한 젊은 시절을 보냈지만 지금은 슈루즈베리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수도원에서 허브밭을 가꾸며 단조롭고 정적인 삶을 사는 것이 너무나 만족스러운 캐드펠 수사다. 수도원을 배경으로 하다보니 캐드펠 수사 말고도 많은 수사들이 나오는데 하나같이 캐릭터가 확실해서 더 매력있다.



「1권 : 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

일단 1권부터 빠르게 읽어보았다. 다른 수도원과 달리 슈루즈베리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수도원에는 제단에 안치시킬 마땅한 수호성인의 유골이 없었기에 부수도원장은 마땅히 돌보는 사람이 없는 성인의 유골을 찾다가 귀더린이라는 곳에 있는 성녀 위니프리드의 유골을 가져오기로 한다. 자기 생각에 보잘것 없는 수도원조차 수호성인이 있는데 우리가 없는 게 말이 되냐며 부글부글...!!! 야심 많은 부수도원장을 견제할 겸 그 쪽 출신이라 언어가 능숙한 캐드펠 수사가 동행하기로 한다. 그렇게 귀더린에 도착한 수사 일행들은 귀더린 사람들의 반발에 부딪히고, 그 반대파의 대표인 영주를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갑자기 영주가 죽고(살해당하고) 캐드펠은 이 죽음의 비밀을 파헤친다.


중세와 수도원을 배경으로 하다보니 일상적인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야기가 잘 읽히고, 캐드펠 수사 캐릭터가 정감있다. 물론 주변의 다른 수도원 사람들도 캐릭터가 다양해서 읽는 재미가 있고, 엄청 화려하고 자극적인 범죄는 아니지만 클래식한 추리소설의 느낌이라 엄청 매력있다. 그런데 1권 후반에 '캐드펠의 부드럽고 강한 포옹 속에서 쇼네드는 어머니의 온기를 느꼈다' 라는 표현이 있는데 나만 웃기냐고😁 왜 하필 '어머니'의 온긴데 🤣 사실 이런 시리즈는 메인 캐릭터에 정을 붙일만큼 매력이 있냐가 무척 중요한데, 캐드펠 수사 뭔가 너무 인간적인 냄새 솔솔 나. 어서 2권을 읽고 싶다.



* 도서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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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재능
피터 스완슨 지음, 신솔잎 옮김 / 푸른숲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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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스완슨의 신작 가제본을 보내주셔서 읽어보았다. 피터 스완슨 책 다 읽은 거 실화냐... 읽기도 전부터 <죽여 마땅한 사람들>의 릴리가 나온다는 소문을 듣고 정말 반가웠다. 이번 휴가 때 서울행에 동행했던 책인데 진짜 재밌게 읽었다. 난 이런 이야기가 좀 취향이다. 막 두고두고 회자되는 엄청난 반전이 있지는 않지만 사건이 흥미로워서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 또 이 소설은 끝까지 범인이 안 나오고 마지막에 가서 빵! 하고 밝혀지는 그런 유의 소설이 아니다. 범인은 일찍 밝혀지는 편인데 범인의 또라이적 사상과 릴리의 등장으로 끝까지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나는 정통 추리물 이런 거보다 시종일관 흥미롭게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게 가장 중요하고 깔끔하게 결론 딱 내고 끝나는 이야기가 좋다. 찝찝함 없는 깔끔한 결말! 읽는 동안 흥미를 잃지 않고 결말까지 깔끔하면 읽고 나서 쾌락이 딱 충족되는 느낌이랄까. ㅋㅋㅋ 그런 의미에서 묘하게 <비하인드 도어>도 좀 생각났다. 또라이 집착놈이 등장해서인가.

마사는 창문으로 마당을 바라본다. 출장에서 돌아온 남편이 하는 어떤 행동을 보고 자기가 아는 모습이 남편의 진짜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남편은 각종 콘퍼런스가 열리는 곳마다 출장을 다니며 행사장에서 물건을 판매하는데, 공교롭게도 남편 앨런의 출장지마다 여성 사망, 폭력 사건이 일어나는 것이다. 허무맹랑하다고 생각하면서도 한번 시작한 의심은 끝이 없었고, 결국 대학교 때 친하게 지냈던 '릴리'에게 연락한다. 과연 남편 앨런은 진짜 이상한 사람일까? 앞으로 마사의 앞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대학생이던 마사와 릴리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도 재밌지만 그로 인해 일어나게 되는 이후의 사건과 핵심 인물까지는 말을 하지 말아야 할 것 같다. 추미스는 이게 문제야, 재밌는 부분을 얘기하지를 못 해.... 아무튼 '릴리'가 등장하고 형사였던 '헨리'까지 재등장 한다. 릴리랑 헨리.... 잘 지내는 모습을 보니 흐뭇🖤 릴리는 잘 설명할 수는 없는데 참 매력 있다. 성격도 말투도. <살려 마땅한 사람들> 때는 그냥 후속작인가 했다면, 이번 것까지 읽고 나니까 앞으로도 릴리가 계속 등장할 것 만 같다는 기대감이 증폭! 매력적인 캐릭터 버리면 안 돼요, 작가님. 나는 <살려 마땅한 사람들>보다도 훨씬 재밌게 읽었다. 깔끔하게 치고 빠지는 추미스 읽고 싶을 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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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지는 마음 현대문학 핀 시리즈 에세이 3
김멜라 지음 / 현대문학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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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지는 마음 (PIN 에세이 003)

김멜라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제목에 대해서 궁금해하는 댓글이 많았다. 나 역시 읽어보지 않은 상태여서 어떤 의미일까 궁금했는데 마치 그럴 걸 알기라도 한 듯, 그 뜻은 마지막에 가서야 나왔다. 제목 이전에 저자는 '김맬라'라는 필명에 대해서 많은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 뜻에 대해서는 속 시원하게 답변할 수 없었는데 그 이유를 이 책에서 알게 된다. 정확히 어떤 뜻인지는 리뷰에 안 써야지. ^^

아무리 말하기의 기술을 익혀도 어떤 마음의 이유는 말하고 설명하는 게 버겁고 막막하다. 이유를 설명하려고 하면 마음의 좁고 깊은 부분을 펼쳐야 해서 힘든 고백처럼 느껴진다. │p.45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자유' 가 글을 쓰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라고 한 것처럼 이 책에는 그 좋아하는 마음들이 가득하다. 빗소리, 조카, 수박, 고양이, 또 무엇보다 그의 곁에 있는 소중한 존재, '온점'에 대한 이야기들.(여기서 '온점'이란, 소설 쓰는 사람의 문장에 마침표를 찍어주는 존재라는 뜻이란다) 좋아하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작가가 아니라도 글로 써보고자 한 사람이라면 안다. 좋은 책, 좋아하는 작가님 책을 리뷰하는 것도 너무 어려워서 쩔쩔매니까. 저자는 좋아하는 마음에 대해 말하는 게 버겁다고 했지만 나에겐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다. 저자에게 그 모든 것이 어떤 의미인지 마음으로 전해져오는 느낌. 그리고 이 책이 많이 읽혀서 '김멜라'는 무슨 의미예요? 하는 질문이 줄었으면 좋겠다. 이 작가님이 어떤 소설을 쓰시는지 궁금해졌다.



* 도서지원(핀터레스트)

* 아침서가 @morning.bookst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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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 마땅한 사람들
피터 스완슨 지음, 이동윤 옮김 / 푸른숲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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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 마땅한 사람들 (원제 : The Kind Worth Saving 2023) 피터 스완슨일단 그런 짓을 하고도 빠져나가는 일을 경험하게 되면 인생의 다른 모든 것들이 조금 색이 바래게 된다. 이제 그녀는 나를, 정확히는 내가 아니라 에디 로건을 찾아냈으니, 인생이 다시 흥미진진해진 것이었다. 그녀가 쫓는 것은 삶의 의미가 아니라 범죄를 저지르면서 얻는 스릴이었다. p.442​ 피터 스완슨의 <죽여 마땅한 사람들>을 참 재밌게 읽어서 이후 피터 스완슨의 국내 출간작은 다 읽어봤더랬다. 근데 그 후속작이 나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 해서 진짜 반갑고 설렜다. 어떤 이유로든 살인이라는 것은 용납되어서는 안 되지만 죽어도 싼 사람을 죽인 '릴리'를 비난할 수 없었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적어도 한번은 죽어마땅한 인간이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을 보지 않는가? 뉴스만 봐도 말이다. '악'에 대한 개념이 흔들리는 묘한 혼돈과 즐거움, 주인공에 대한 은근한 응원을 하며 읽게 되는 <죽여 마땅한 사람들>의 후속작, <살려 마땅한 사람들>이다. 이름만 들어도 후속작임을 알 수 있다. 표지 이미지와 타이포까지 느낌을 통일시켜서 딱 봐도 시리즈! 이런 디테일 아주 훌륭해~!​ 고등학교 선생님이었다가, 경찰이었다가 현재는 사설탐정으로 일하고 있는 킴볼. 옛 제자 중 한 명인 조앤으로부터 사건 의뢰를 받으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자신의 남편이 불륜을 저지르고 있으니 확실한 물증을 잡아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남편과 내연녀가 죽어버리면서 킴볼은 피곤한 일에 휘말리게 된다. 한편으로는 사건을 의뢰한 조앤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며 진행된다. 킴볼은 전작의 주인공인 '릴리'를 찾아가 연쇄살인범을 찾는 데 도움을 받는다. 전작에서 릴리 캐릭터를 좋아했기에 언제 나오나 기다렸는데 중반에나 가야 나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릴리를 너무 기다려서 그런지 중반까지 속도가 더뎠으나 릴리 나오고부터는 페이지 휙휙! 촤라라라락! 이번에도 릴리의 활약은 계속됐다. 격렬하진 않았지만 조용하고 소름 끼치는 방식으로 일어났다. (자세히 말할 순 없지만 구부러진 철사 너무 잔인하지 않냐고, 썰고 자르는 것보다도 좀 충격이다) 이번에도 또 조용히 응원하게 되는 이 묘한 책. "살려 마땅한 사람은 아니죠."라는 릴리의 말에 "맞아요, 살려 마땅한 사람은 아니죠."라고 응수하는 킴볼의 대화를 보며 웃음이 터졌다. 전작을 안 읽어본 사람은 재밌으니 전작을 꼭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전작을 읽고 이번 작품을 읽으면 훨씬 더 이야기가 자연스러울 것 같다. 안 읽어도 읽을 수는 있지만 둘의 과거가 계속해서 언급되기 때문에 읽어보면 더 좋을듯하다. 그 재밌는 전작을 안 읽고 후속작에서 스포 당하느니 읽기를 더 추천한다.

​* 도서지원

* 아침서가 - @morning.bookstore



조앤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세상에는 정확히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하나는 자신의 편에 서는 사람이었고, 다른 하나는 그러지 않는 사람이었다. - P426

나는 비록 살인을 저질렀지만 인생에는 전혀 후회가 없었다. 내게는 언제나 그래야 할 이유가, 그래야 할 마땅한 이유가 있었다. (...) 이런 생각이 그저 내 기분을 좀 나아지게 하려는 거짓말이 아니기를 바랐지만, 또 누가 알겠는가? - P466

일단 그런 짓을 하고도 빠져나가는 일을 경험하게 되면 인생의 다른 모든 것들이 조금 색이 바래게 된다. 이제 그녀는 나를, 정확히는 내가 아니라 에디 로건을 찾아냈으니, 인생이 다시 흥미진진해진 것이었다. 그녀가 쫓는 것은 삶의 의미가 아니라 범죄를 저지르면서 얻는 스릴이었다. - P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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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라는 고통 - 거리의 사진작가 한대수의 필름 사진집
한대수 지음 / 북하우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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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라는 고통 거리의 사진작가 한대수의 필름 사진집

한대수

뮤지션으로만 알고 있었던 한대수. 사진작가로 활동한 줄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1960년대부터 2007년까지, 벌써 사진집을 여러 권 내며 활동했단다. 알고 보니 그때 그 시절, 음악이 금지곡으로 지정되고서 생계를 위해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포크-락 음악의 대부이자 광고 사진작가, 또 언론사 사진기자이기도 한 것이다. 벌써 일흔다섯, 아니 애초에 난 왜 작가님을 알고 있는 거지? 그냥 어릴 때 음악에 관심이 많았다고 해두고 넘어가자. 이 책은 신간 목록 훑다가 제목이 너무 좋아서 관심이 갔던 책이었는데 마침 보내주셔서 읽어볼 수 있었다. 사진 보는 걸 좋아해서 종종 사진전도 보러 가는데 특히 흑백의 필름 사진을 보는 걸 좋아한다. 흑백 사진이 주는 특유의 분위기도 좋지만 어떤 시대를 적나라하게 포착해서 보여주는 사진을 보고 있으면 정말 흥미롭다. 구체적인 사진은 구체적이어서, 추상적인 사진은 추상적이라서 생각할 거리들이 많다는 지점 또한 재미있다.

고통 없는 사람이 어디 있나.

전부 다 고통이지.

이번 사진집은 1960년대 말 뉴욕과 서울의 모습을 담은 사진, 또 뉴욕, 모스코바, 파리, 탕헤르, 바르셀로나, 스위스, 쾰른, 태국, 몽골, 베이징, 상하이의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의 모습을 찍은 사진들을 수록했다. 난 60년대의 서울의 모습을 찍은 사진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동시대에 활동하던 다른 뮤지션들의 추억의 사진도 흥미로웠다. 거리의 노숙인들, 노인들을 포착한 그의 시선은 호기심이나 연민이었을지 모르지만 지금에 와서 보면 그 또한 삶이자 고통이자 추억이란 생각을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챕터 들어갈 때마다 한 꼭지씩 쓴 작가의 이야기들을 읽어볼 수 있었는데 그 시절 음악 하던 이야기, 잊지 못할 사랑과 가족과 같은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길지 않게 쓰여있어 작가의 인생을 부분적이나마 알 수 좋았다. 특히 그의 첫 아내 김명신과의 이야기는 기억에 남는다. 생각한 것보다 금세 읽어버려서 좀 아쉬웠다.



* 도서지원

* 아침서가 @morning.bookst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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